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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3호/섹션] L교수 사건을 돌아보며

김지연 기자l승인2018.11.27l수정2018.11.2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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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학기에 가장 중요했던 이슈는 ‘교육학과 L교수 성범죄 고발 사건’일 것이다. 8월 4일 청람광장에 고발 글이 올라오고부터 10월 22일 L교수가 파면되기까지, 학내 여러 구성원들의 참여와 주장이 있었다. 한국교원대신문에서는 교육학과 L교수 사건대책위원장 김선유(교육학·16) 학우(이하 ‘김’), 그리고 사건대책위원회의 연대기구인 행동하는예비교사 모임 대표 박효경(초등교육·17) 학우(이하 ‘박’), 윤리교육과 비상대책위원장 장혜정(윤리교육·17) 학우(이하 ‘장’)와 함께 L교수 사건을 돌아보고 그 이후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다.

Q. L교수가 파면되고, 어느 정도 사태는 일단락된 것 같아요. 대책위에서는 지금 어떤 활동을 하고(준비하고) 있나요? 또 학교와는 어떤 재발방지 대책이 논의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A. 김 : L교수 사건대책위원회는 총학, 윤리교육과 비상대책위원회, 초등교육과 학생회, 행동하는예비교사모임와 함께 한 차례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일단, 재발방지대책에 대해서는 학부생들이 면밀히 알기도 어렵고, 따라서 의견을 내기도 어렵기 때문에 다른 기구들과 연락을 취해보기로 했습니다. 저희는 전수조사 역시 재발방지 대책의 일환이라고 생각하여 전수조사를 시행할 때 조사지를 어떻게 구성해야 하나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학내 성문제상담센터의 신고접수절차가 예상보다 잘 구성되어있는 반면, 홍보가 매우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고 이 부분을 학교 차원에서 홍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다만, 이 회의 후로 학교 측과의 별다른 접촉은 없었습니다.

 

Q. 사건에 대처하는 대학본부의 자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A. 김 : 대학의 주인은 학생인데, 학생과 교수 간 정보의 격차, 참여 기회의 격차가 크다는 것을 느꼈고, 더 나아가 이것은 어떠한 것을 주장할 근거와 자리를 마련하는 것에 불이익으로 다가온다고 느꼈습니다.

박 : 학교에서 교수와 학생의 관계는 갑과 을의 관계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비슷한 일들이 예전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가 제대로 처리해주지 않고 다시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것은 교수의 권력이 공고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다행히 이번 사건은 좋은 선례가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차후 대응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계속 불안에 떨어야 할 것 같아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장 : 저는 사실, 외부 단체에서 이렇게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으면 학교가 이 사건을 중요하게 생각했을까 하는 의문이 있습니다. 외부의 관심이 있든 없든, 처벌은 제대로 이루어져야 하는 거잖아요. 우리가 이렇게 주장하지 않아도 그게 당연하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시스템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은 느낌이 들어요.

 

Q. L교수 사건을 겪은 후의 우리학교는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그것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A. 장 : 누군가가 불합리하고 괴로운 상황 때문에 목소리를 냈을 때 적어도 조롱은 하지 않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저 사람이 왜 저런 말을 하는지 생각해보고, 들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연대하지는 못하더라도 경청하는 태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 : 학생이 얘기하지 않아도 먼저 책임을 지는 학교였으면 좋겠어요. 처음 집회를 할 때는 열 명도 모이지 않았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점점 많이 참여하고, 가시적인 메시지를 내주면서 고립감을 느끼지 않고 활동할 수 있었어요. 이번처럼, 사람들이 연대의 중요성을 느끼고 목소리를 내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Q. 파면 결정이 발표됐을 때 어떠셨어요?

A. 김 : 파면은 당연한 결정이었지만 그 과정은 참 험난했죠. 그래서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동시에 파면 결정은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기에, 너무 방방 뜨지 않으려고 했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이 더 있나 생각했어요. 

박 : 솔직히 얘기하면 엄청 기쁘지만은 않았어요. 너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동안 대책위와 총학 등 많은 사람들이 고생한 것이 생각나서 그런 것 같아요.


Q. 비대위의 투쟁은 많은 응원을 받았지만, 그만큼 많은 비판(이나 비방)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 얘기를 들었을 때 어떠셨나요?

A. 김 : 사람들이 왜 L교수 또는 대학의 태도 등에 대해 분노하지 않고, 투쟁하는 사람들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겨누는지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고 화도 많이 났어요. 그렇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익명을 보장받는 게시판에서만 그랬었어요. 집회 참여 인원이 점점 많아지는 것을 보며 더 힘내서 집회 준비하고 그랬습니다.

장 : 조금 실망했어요. 만약 집회에 나왔으면 그 맥락을 오해하지 않았을 텐데, 참여는 같이 해주지 않으면서 단편적인 내용을 보고 곡해하거나 비판하는 걸 보고 조금 막막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기구와 사람들이 연대해 주어서 많은 힘을 얻었어요. 우리가 혼자가 아니고, 많은 사람들이 애쓰고 있다는 게 느껴져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지연 기자  r13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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