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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3호/기자칼럼] 대학교에는 '길냥이'가 산다

양인영 기자l승인2018.11.26l수정2018.11.2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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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익명의 학우

 

▲ 사랑관 소파에 누워있는 길고양이의 모습 / 사진출저 : 익명의 학우

교원대에도 많은 길고양이가 살고 있다. 하지만 겨울에 ‘교베리아’라고 불릴 정도로 추운 교원대에서, 그들이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장소는 적다. 그들은 학교의 무관심 속에서 지나가는 학우들의 선의와 동정심만으로 하루하루 생존하고 있다. 심지어 그마저도 인간의 편의를 위해 없어질 지경이다. 생명존중을 앞장서서 가르쳐야 할 우리는, 그런 우리를 가르쳐야 할 학교는, 그들을 모른척해서는 안 된다. 다가오는 겨울, 추위에 떠는 고양이들을 위해 인간의 따뜻한 배려가 필요해 보인다.최근 ‘청람광장’에 “고양이를 건물 안에 들이지 마세요.”라는 내용의 글이 종종 올라오고 있다. 날이 추워지면서 길고양이가 건물에 들어오거나, 학우들이 들여보내주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기 때문이다. 일부 학우들은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관리자분도 내쫓느라 힘들어하는데 건물 안에 들이는 건 아닌 것 같다.”라며 불만을 표했다.
사실 동그란 눈으로 야옹거리는 고양이를 지나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모든 생명을 존중해야 한다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생물을 돕는 것이 옳다고 배워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의 힘으로 줄 수 있는 도움에는 시간과 방법의 한계가 있고, 그렇다 보니 간혹 좋은 마음으로 한 행동이 다른 사람의 불편을 초래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동물보호단체에서 고양이들이 안전하면서도 사람에게 피해를 미치지 않고 살 수 있게 관리해준다면 좋을 텐데, 그것도 쉽지 않다. 대부분 대학교 교정은 사유지라서 지자체나 동물보호단체에서 운영하는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TNR 사업)이 진행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TNR은 길고양이를 포획(Trap) 후 중성화수술(Neuter)을 하여 재방사(Return)하는 길고양이 개체 수 관리 방법으로, 현재로서 가장 효과적이고 인도적인 방법이다.) 결국 대부분 학교에서 길고양이에 관련된 갈등을 해결하는 건 학생 개인이거나, 학생들이 모인 길고양이 돌봄 동아리다. 학생들은 길고양이 급식소와 쉼터를 운영하거나 TNR 사업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고양이와 인간의 공존을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학생 차원에서 이런 활동을 한다고 해도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운영에 필요한 비용이 만만치 않을 뿐만 아니라 인력도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동물권 운동 단체의 협력을 얻어도 학교의 협력이 없으면 품이 많이 드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서울의 K 대학교의 경우, 길고양이 돌봄 동아리가 동물권 운동단체 카라(KaRa)의 도움을 받아 TNR 사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학교 측에서 비협조적인 태도로 카라의 차량 진입을 허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학생들은 길고양이가 들어있는 포획 틀을 직접 들고 걸어서 옮겨야 했다.
결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학의 협력이 필수 불가결하다. 하지만 대다수 학교가 학생들에게 책임을 떠넘긴 채 시침 뚝 떼고 있다. 예를 들어 학생들의 원만한 학습을 위한 환경조성은 학교의 책임임에도 불구하고 고양이 울음소리에 대한 건의는 밥을 주는 학생들에게 쏟아진다. 어떤 학교는 고양이의 소란으로 학습에 방해를 받는데도 학교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동아리를 만들고, 교정 내 길고양이를 관리하게 되기도 했다.
이와 다르게 학교가 앞장서서 동물보호 활동을 진행하는 대학도 있다. 최초로 학교 차원에서 카라와 길고양이 돌봄 사업 업무 협약을 체결한 경희대학교는 학생뿐만 아니라 대학 구성원 전체가 돌봄 활동에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경희대는 길고양이의 개체를 파악하고 사람과의 신뢰를 쌓기 위해 교정 내에 급식소를 설치하고, 카라와 협력하여 인간과 길고양이 공존을 주제로 교육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지난 10월에는 집중적으로 TNR 사업을 진행하여 길고양이 8마리의 중성화 수술을 마쳤다.


양인영 기자  07125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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