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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3호/컬쳐노트] 완벽한 타인과의 위험한 게임

김다은 기자l승인2018.11.26l수정2018.11.2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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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타인’은 파올로 제네베제 감독의 <Perfetti sconosciuti>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Perfetti sconosciuti’를 직역하면 ‘전혀 모르는 사람들’ 즉 ‘완벽한 타인’이다. 그렇다. 완벽한 타인, 전혀 모르는 사람들, 제목에서 영화의 의도는 나타난다. 자신의 주변 사람들을 지금 한 번 둘러보자. 이제 질문을 한 가지 하겠다. 당신은 당신의 가까운 사람들과 서로의 휴대폰으로 오는 모든 전화와 문자를 공유하자는 게임을 제안 받는다. 당신은 이 제안을 받아들일 것인가?

영화는 석호의 새 집에 석호의 친구들 가족이 놀러오며 전개된다. 석호와 그의 친구들인 태수, 준모, 영배는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내며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것 없다고 생각하는 사이이다. 저녁식사에는 이 4명의 친구들 말고도 석호의 아내인 예진, 태수의 아내인 수현, 준모의 여자 친구인 세경이 있었다. 예진은 저녁식사의 모임이 끝날 때까지 서로의 휴대폰에 오는 전화와 문자(각종 sms 포함)들을 공유하자는 위험한 게임을 제안한다. 이들은 과연 이 제안을 받아들였을까? 또, 정말로 이들은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을까? 

요즘 사람들이 행복지수가 낮은 이유 중에 하나가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르면 그냥 지나치고 말았을 일을 수많은 정보들을 알고 있어 더 예민해지고 두려워하고 걱정이 많아지게 된다. 또한 누군가도 자신에 관한 정보를 알 수 있다는 생각에 타인의 시선에 맞춰 나를 만들어 가게 된다. 이렇게 서로에 대한 불신과 의심이 싹트고 자신의 본모습을 점점 잃어가며 진정한 행복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세 개의 삶을 산다. 공적인 삶, 개인의 삶, 그리고 비밀의 삶." 영화 엔딩 크레딧에 나온 이 문구처럼 사람의 삶엔 위 3개가 공존하고 있다. ‘공적인 삶’은 남들에게 비춰지는 자신의 모습으로 대부분이 완벽하게 보이고 싶어 한다. 영화에 나온 7명의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남들에게 완벽해 보이려 애쓰며 살고 있다. 하지만 그 속에는 말 못할 비밀과 알려져서는 안 될 진심들이 담겨있었다. 이렇듯 인간은 완벽해 보일 수는 있지만 완벽하지 않다. 누구나 실수를 하고 누군가에게는 부정적으로 보이는 면이 있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우리는 평소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타인에게 보여주지 않는다. 끊임없이 자신을 남들의 시선에 맞춰 변화시키고, 그 모습을 상대방에게 보여준다. 

이러한 과정에 자연스레 ‘비밀’이 생겨난다. 우리는 이 ‘비밀’을 이상하게도 자신의 것은 숨기고 싶어 하고 남들의 것은 알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렇게 알게 된 남의 비밀이 나에게 굉장히 무겁게 느껴지는 비밀이 될 수도 있다. 이탈리아 원작 영화의 마지막에 이런 대사가 있다. "siamo fragibili, tutti (우리들은 깨지기 쉬우니까, 모두가)" 사람은 진실 앞에서 깨지기 쉬울 정도로 약하다. ‘진실’이 사람의 관계를 더 끈끈하게 이어준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진실’속에 담긴 ‘비밀’이 ‘관계’를 깨트리고 망가트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영화에서 보여준다. ‘진실’을 아는 순간 우리는 ‘완벽한 타인’이 되고 만다.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 이러한 비밀을 서로 공유한다고 신뢰가 쌓이는 것도 행복해지는 것도 아니다. 자. 이제 다시 한 번 물어보겠다. 당신은 당신의 비밀이 담긴 진실을 남들과 공유하여 그들과 ‘완벽한 타인’이 될 것을 선택할 것인가?


김다은 기자  kde69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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