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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2호/섹션] 심상정, 좋은 정치를 말하다

김지연 기자l승인2018.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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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후 7시, 도서관은 국회의원 심상정을 초청해 저자와의 대화 행사를 진행했다. 신축도서관 청람아트홀에서 ‘심상정이 말하는 좋은정치,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이루어진 이번 행사는 좌석이 부족하여 복도에 앉아서 들을 만큼 많은 수의 인원이 참여해 뜨거운 분위기에서 이루어졌다. 강연이 끝난 뒤에는 질의응답과 싸인북 추첨 이벤트가 진행되었다. 심상정 의원이 이야기하는 좋은 정치와 새로운 대한민국을 한국교원대신문이 기록했다.

새로운 트랙을 개척하는 정치

정치를 하면서 제가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 중 하나는 “그런데 그게 되겠어?”입니다. 다른 하나는 “이제 그만 하고 큰당 정치해”였어요. 저라고 그런 고민 안 해봤겠어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과연 어떤 것이 대한민국 정치 발전에 더 큰 역할을 할 것인가’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정치를,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 했어요. 교육자가 되고 싶었던 사람이 시민운동을 하다가 이렇게 정치인이 된 것은, 시민운동은 요구밖에 못 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시민운동과 달리, 정치는 권력을 잡아서 선용해서 사회를 바꾸는 것입니다.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길을 여는 사람, 개척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제가 정치에 입문할 때 기성 정당 대신 새로운 진보 정당을 개척하는 일로 시작한 이유는 바로 그거예요. 누군가는 새로운 길을 열고 개척을 해야 하니까.

제가 2004년 국회에 들어왔을 때 복지국가라는 말은 정치권에 없었습니다. 경제 민주화라는 말도 없었습니다. 노동권 얘기는 말할 것도 없었죠. 저희가 개척해낸 거예요. 사람들은 대체로 저희가 한 일은 잘 몰라요. 저희가 길을 내서 그 길이 국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면, 그걸로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어렵지만 내가 개척하는 길이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고 있다, 그리고 이 길이 옳다. 이것이 정치인의 자부심입니다. 정치인이 꽃길만 고집하면 국민들이 어렵습니다. 정치인의 가장 중요한 능력은 국민들을 섬기는 능력이에요. 전문성은 전문가들이 하면 됩니다. 국회의원은 ‘스페셜리스트’가 아닌 ‘제너럴리스트’, 대표자입니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 있을 때, 특별소비세를 감면하자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특소세 때문에 국산 골프업체가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국산 골프업체와 통화를 해봤어요. “사장님, 특소세를 인하하면 도움이 되는 것이 맞습니까?”라고 물어보니까 “쓸데없는 짓 하지 마시고 대통령이랑 국회의원들부터 국산 골프채 들고 골프 치도록 하세요.”라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그 다음에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국산 골프업체 사장하고 한번 만나 보셨나요?” 물으니까 “이번 주에 만날 예정입니다.”라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새빨간 거짓말을.

이게 대한민국 정치예요. 저는 그 현장을 봤어요. 이 예산이 저소득층에게 간다, 어쩐다 하지만 정말로 그런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사실 조세특례도 민생법안으로 나왔어요. 국산업체를 활성화해서 고용을 창출하기 위함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더라고요. 그래서 몇 명이나 고용이 창출됐냐, 물으니까 없대요. 고용 창출하라고 해마다 조세를 면제해줬는데 통계가 없냐고 했다가 기가 막힌 대답을 들었습니다. “달라진 국회 환경에 적응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전엔 이럴 필요가 없었다는 거죠. 이게 제가 국회에 처음 들어와서 본 광경입니다.

대한민국 정치는 시민들의 다양하고 복잡한 이해를 대변하는 데 너무 지체되어 있습니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의 트랙이 달라져야 해요. 그 새로운 트랙을 주류로 만들 때 비로소 대한민국 정치가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그 트랙을 개척하는 도중에 제가 멈추면 후배 정치인들이 저를 이어서 개척해 나가겠죠. 그것이 지금 대한민국 사회를 바꾸는 가장 핵심적인 문제인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이나믹 코리아: 한국의 정당

외국에 나가면 대한민국을 두고 다이나믹 코리아라고 합니다. 경제적인 측면을 말하는 거지만, 저는 이 말을 들으면 정치가 생각나요. 대한민국 정치처럼 스펙터클하고 요란한 정치도 없어요. 저는 정치가 더 담백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이야기하면 저건 가짜야, 못 믿겠어, 하는 게 아니라 그대로 진실로 받아들여지는 거죠. 그렇게 해서 정치가 더 담백해지고 진솔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987년 이후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정당 수가 몇 개인지 아세요? 120개입니다. 왜 이렇게 많을까요? 당명의 평균 수명이 고작 2년이라 그렇습니다. 작년 대선을 한 번 생각해보세요. 그전 대선에 나왔던 정당 이름은 하나도 없습니다. 왜 당명의 평균 수명이 2년일까요? 2년마다 선거를 치르니까 그렇습니다.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요. 그 2년 동안 집권당은 힘을 잃어서, 야당은 신임을 잃어서, 그 간판으로는 선거를 치를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당명을 바꾸고 간판을 바꿔 달고 옷 색깔도 바꾸는 거죠. 색깔을 너무 바꿔 대서 저희는 당 색깔을 고르지도 못했어요. 김대중 대통령 때 민주당이 쓰던 노란색이 남아서 저희가 가졌어요. 노란색은 이제 절대 양보 안 할 겁니다.(웃음)

2년마다 요란스럽게 치장하고, 이름 바꾸고, 새로운 인사를 영입하고, 다 합니다. 이렇게 먼지를 피우면서 선거를 치르고 나서, 그 먼지가 가라앉고 나면 수십 년 동안 이어져왔던 그 정당 그대로예요. 이게 대한민국 정치의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이나믹 코리아’는 정말 대한민국 정치를 웅변하는 말인 것 같아요. 정말 다이나믹하게 자주 바뀌지만 동시에 결코 변하지 않는.

대한민국의 주인은 유권자입니다. 여러분이에요. 국회는 국민을 대표하는 집단입니다. 그런데 최근 국회가 국민 신뢰도 최하 기관으로 선정이 됐어요. 1.8%. 불신임이 정도를 넘은 거죠. 그렇다면 국회가 왜 저러는지, 어디가 잘못됐는지, 주인이 따져봐야 해요. 국회가 내 이해와 요구를 제대로 대변하고 있는지 밀도 있게 점검해야 합니다.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지지도는 80퍼센트입니다. 보수 진영의 국민도 평화를 위한 노력은 다 지지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대한민국 국회에서 판문점 선언이 비준이 안 되고 있지 않습니까. 국민들의 뜻과 국회가 따로 노는 거예요. 이 불일치를 바로잡기 위한 기구가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이고 그 위원장이 저인데, 솔직히 말해서 감당이 안 됩니다. 매년 정개특위는 있었지만 국민들이 끝까지 집요하게 관심을 주지 않아요. 그래서 20년 동안 고쳐지지 않고 있습니다. 권력의 주인이 국민이라면 주인이 책임을 져야 해요. 저는 오늘 정개특위 위원장으로서 여러분에게 물어보기 위해서 나왔습니다. 주인의 생각이 뭔지. 저희에게 명령을 해주세요.

여러분은 정치 하면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뽑는 것만 생각하는데, 민주정치의 엔진은 바로 정당입니다. 5천만 국민은 서로 이해와 요구가 다르잖아요. 이렇게 다양한 입장들은, 개인이 아니라 당을 통해서 대변됩니다. 서로 다른 정당을 통해서. Party가 부분이라는 뜻이잖아요. 하나의 당만 있으면 전체주의 독재죠. 청년과 어르신의 이해가 다르고. 기업주와 노동자의 이해도 다릅니다. 어느 한 쪽이 틀린 게 아니라 그저 다른 거예요. 이렇게 서로 다른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는 정당들이, 그 이해와 요구를 국가비전과 정책으로 구체화해서 경쟁하고, 선거를 통해 국민의 지지를 확인하는 것이 민주 정치입니다. 그래서 정당을 민주주의의 엔진이라고 해요. 그런데 엔진이 나쁘면 어떻게 되겠어요.

대한민국 정치가 안 되는 것은,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 이전에, 엔진인 정당이 정당의 기능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국민 앞에서는 엄청나게 개혁한 것처럼 말하지만 먼지가 가라앉고 나면 똑같은 경우가 많잖습니까.

그럼 왜 정당이 제대로 기능을 못하는 걸까요? 선진국을 보십시오. 미국의 오바마. ‘오바마의 민주당’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민주당의 전통과 역사, 그리고 비전입니다. 민주당 정권이 집권하면 경제는 어떻게 되는지, 정치는 어떻게 되는지 국민들은 이미 모두 알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오바마’고, ‘공화당의 트럼프’입니다. 다 정당을 보고 투표하는 거예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정당이 2년마다 간판을 바꾸잖아요. 50년, 100년 동안 이 사회를 이런 방향으로 바꿔내겠다, 이런 비전을 가지고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내는 것이 아니라 선거 때마다 바뀌는데 그 정당을 누가 신뢰합니까. 당연히 안 지킬 거라고 생각하고 공약도 관심 있게 안 보는 거예요. 이것이 우리나라 정치가 아직 국민의 뜻을 못 쫓아가는 첫 번째 이유입니다.

 

 

힘 있는 의원, 힘없는 의회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했죠, 그 권력이 나오는 과정이 선거입니다. 선거를 거쳐 여러분의 주권이 국회로 위임되는 거예요.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 선거제도는 유권자들의 표심대로, 국회가 구성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유권자의 표심을 지극히 왜곡해서 국회가 구성되고 있는 게 핵심적인 문제입니다.

이건 보수, 진보, 유·불리와는 상관없는 얘기입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첫 단추와 같아요. 국회가 민심 그대로가 아니라 왜곡돼서 구성되고 있습니다. 지난 19대 국회 때 새누리당이 43% 지지를 받았는데, 50%가 넘는 의석을 받았거든요. 국회에서 의석수가 50%를 넘으면 모든 것을 다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기는데 말입니다. 민주당의 경우도 24% 지지를 받았는데 의석은 40%를 가져갔습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얘기 많이 들으셨죠. 정당 지지율에 비례해서 의석수를 구성하는 것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입니다. 현대 민주주의는 정당 민주주의니까, 정당 지지율에 ‘연동’해서 의석수를 보장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지금 정의당 지지율은 10% 정도입니다. 그 말은 곧 국민들이, 정의당은 10% 정도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거예요. 지금 국회의원이 300명이니까 10%면 30명이죠. 그런데 지금 정의당 의석수는 2%도 되지 않는 5석입니다. 그럼 저희를 지지하는 10% 중 2%만 저희가 대변하고, 8%는 대변하지 못하고 있는 거죠. 8%는 어디로 갔을까요. 큰 당이 가져간 겁니다. 큰 당은 자기 지지율보다 훨씬 많은 의석수를 가져가고. 작은 정당은 훨씬 적은 의석수를 가져가니까 새로운 정당이 국회에 진입할 수가 없어요. 거기다 전 세계에 유래 없는 교섭단체 스무 석. 그러니 천신만고 끝에, 이런 승자독식 선거제도를 뚫고 국회에 진입해도 교섭단체 제도 때문에 벤치에 앉아있어야 하는 거예요. 이게 말이 됩니까.

그리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위해서는 비례의석이 대폭 늘어나야 합니다. 그런데 큰 당들은 대표가 비례의석 자리에 측근들을 꽂아놓으니, 국민들이 신뢰할 수가 거예요. 그리고 총 의석이 그대로인데 비례의석만 늘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자기 의석이 없어지는데 어떤 국회의원이 찬성하겠습니까? 불가능해요. 그렇다고 이 터널을 그대로 놔둘 겁니까? 그래서 의석수를 확대하자는 겁니다.

국민들은 여기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너희, 하는 일도 없고 특권만 누리는데 수를 왜 늘려.” 이런 거죠. 하지만 가장 큰 특징은 희소가치예요. 제가 해보니까 국회의원은 권력이 있어요. 그런데 국회의 기능은 약합니다. 이게 문제예요. 생각해보세요. 오랜 독재정권 동안, 독재를 계속하기 위해 가장 견제해야 할 곳이 어디일까요? 바로 의회입니다. 정권을 견제하는 게 의회의 역할 아닙니까. 그러니 독재 정권이 국회의 권능을 다 약화시킨 거예요. 지금 국회의 예산은 기초단체 하나만큼도 안돼요. 그 대신 국회의원한테 폼 잡고 다니도록 해준 거죠. 이게 대한민국 정치의 특징이에요. 국회의원은 센데 국회는 약해요. 미국 의회는 막강한 인프라와 실력을 갖추고 있어요. 대사를 임명하는 것도 다 국회에서 청문회를 하고. 그런데 우리는 장관 청문회 한번 하기도 힘들어요. 그러니 국회가 제대로 일하기 위해서는, 국회가 강화돼야 합니다. 국회의원 권한은 줄이고 의회를 대폭 키워야 해요. 제가 국회의원을 하면서 참담함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이렇게 힘없는 국회는 전 세계에 없어요.

 

특권은 낮추고 의석수는 늘리고

국회 의석수 확대는 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기 위해 필요한 것 이전의 문제예요. 과연 5천만 국민을 대표하는 의석에 가장 바람직한 기준은 무엇인지 먼저 논의가 되어야 합니다. OECD 국가의 국회의원 한 명당 국민 수는 평균 9만 6천명입니다. 우리는 국민 17만 명당 국회의원 한 명이에요. 그러니 말하자면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은 국민을 듬성듬성 대변하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국회의원 보수는 OECD에서 10순위 안에 들어요.

400조가 넘는 국가 예산을 국회의원 300명이 나누면, 1조가 넘는 예산을 의원 한 사람이 가져갑니다. 스웨덴은 국회의원 한사람이 3~4천씩 담당해요. 아주 깨알같이 점검하는 거죠. 스웨덴은 인구가 9백만인데 국회의원은 380명이에요.

국회의원의 특권은 낮추고 의석수는 늘려서 희소가치를 줄이면, 돈 있고 권력 있는 사람은 국회의원 하려고 안 할 거예요. 그렇지 않겠습니까. 유럽 같은 경우는 국회의원이 봉사직에 가까워요. 일하는 일꾼을 늘려야 해요. 그런데 그게 국민에게 설득이 잘 안 되고 있습니다. “100명으로 줄이자”라고 해요. 그럼 아마 그 100명이 국민 위에 군림하게 될 거예요.

국회 의석수를 늘리고 연동형비례대표제를 시행하면, 정치가 달라져요. 지금의 정치, 대통령 선거가 끝난 다음날부터 죽기 살기로 상대를 공격할 수밖에 없는 정치, 저 당이 우리 당보다 무능하다는 것을 입증해야 정권을 잡을 수 있는 양당체제가 달라질 거예요. 성과를 낼 수 있는 그 어떤 협력도 하지 않는 소모적인 양당 체제는 민생도 죽이고, 더 나은 삶도 보장해주지 않습니다. 성공하는 대통령도 절대 나올 수 없어요. 이 체제로는 대한민국 정치에 희망이 없습니다. 연동형비례대표제를 통해 다당제로 변화해야 해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실행되면 정의당은 무조건 교섭단체가 될 수 있어요. 우리가 교섭단체가 되고 유력정당이 될 수 있다면, 국민들도 상당 부분 정의당을 도와줄 거라고 생각해요.

 

차악이 아닌 최선의 정치

지난 촛불을 통해서 대한민국의 의식 수준이 국가주의에서 ‘대한민국 주인은 국민이다’라는 주권자개념까지는 왔습니다. 이제 주권자 개념 이전에 시민 개인의 천부 인권, 존엄성까지 내려가야 해요. 거기서 민주주의가 다시 세워져야 합니다. 누구든 대한민국 시민은 태어날 때부터 그 자체로서 존중받아야 한다는 가치에서 출발하는 거예요. 그러려면 민주주의가 어떻게 되어야 합니까? 누구나 다 자기 의사가 있고 발언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합니다. 그러니 전광석화처럼 빠르게 결정이 안 돼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민주주의를 바로 세워야 합니다. 다양한 목소리가 경청되고, 또 분화되고, 그 모든 걸 정부가 다할 수는 없으니까 다양한 시민사회가 만들어지고,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고, 생협도 만들어지고... 그런 기회를 정부가 열어주고 지원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부가 다 해주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겁니다. 시간은 오래 걸리겠지만 점차 정착될 거예요. 그래서 정치 뉴스가 국민들에게 큰 인기가 없는 그런 시대가 와야 합니다. 지금은 정치인 하기가 너무 힘들어요. 올라운드플레이를 해야 해요. 유튜브도 해야지, 팟캐스트도 나가야지, 춤도 춰야지, 마음에도 없는 쓴소리도 해야 인터넷에 기사 한 줄이라도 걸리지, 미모도 가꿔야하지.(웃음) 해야 할 게 너무 많아요. 그래서 요란스러운 정치를 담백하게, 재미없게 바꾸고 싶어요.

한마디만 더 말씀 드리자면, ‘다음부터 투표 열심히 해야지’ 생각하시는 분이 있을 텐데 투표 가지고는 안 됩니다. 이탈리아의 보비오라는 정치학자가 민주주의를 이렇게 정의했어요. “민주주의는 투표할 수 있는 체제가 아니라 누구에게 투표해야할지 그 딜레마를 해결하는 체제다.” 왜 우리는 항상 짬뽕과 짜장면 중에서만 먹어야 할까요? 밀가루 음식이 싫을 수도 있고 볶음밥이나 탕수육이 먹고 싶을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메뉴판에는 짬뽕과 짜장면밖에 없어요. 그럼 차선책으로 둘 중 하나를 먹어야 하잖아요. 이것이 그동안의 대한민국 정치였습니다. 최악을 피하기 위해 차선의 선택을 하는 거죠. 대한민국 유권자는 왜 최선의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고 항상 차선을 선택해야 합니까? 차악을 선택하는 정치만 하면 대한민국은 차악의 정치밖에 안 됩니다. 그래서 대한민국 정치가 정권이 바뀌더라도 늘 진전이 별로 없는 겁니다.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가려면 더 이상 차선의 정치는 안 됩니다. 최선의 정치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나를 대변하는 정당, 내가 믿을 만한 정당을 선택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그래서 짬뽕과 짜장면뿐만 아니라 볶음밥과 탕수육까지 메뉴에 올려놓는 것이 투표권보다 우선하는 참정권입니다.

정치는 시민의 영향력으로 함께 가는 것입니다. 꼭 당선되고 실패하고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시민의 영향력을 발휘해 좋은 정치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김지연 기자  r13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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