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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2호/기자칼럼] 게임 스트리밍, '홍보'일까 '절도'일까

양인영 기자l승인2018.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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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튜버, BJ등 자신만의 영상을 찍고 올리는 ‘1인 크리에이터(Creator)’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생겨나면서 그 주제도 먹방, 게임, 패션, 화장 등 다양해졌다. 이러한 1인 크리에이터 중 자신이 게임을 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게임 스트리밍(streaming)을 주 콘텐츠로 영상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게임 스트리머’들이다. 최근 이들이 하는 게임 스트리밍, 다른 말로 ‘게임 실황’이 문제가 되고 있다.

 

게임은 게임사의 저작물이기에 이를 무단으로 유포하여 이익을 창출하는 게임 실황은 불법이다. 하지만 게임사 측이 게임의 인지도를 올리는 효과를 기대하여 이를 ‘눈 감아 주는’ 분위기이다. 어디까지나 ‘봐주는’ 것이다. 그런데도 상당수의 스트리머들은 유료 스토리 게임의 전체 내용을 올리는 등, 도를 넘는 행동을 하고 있다. 심지어 게임을 구매한 사람들이 비난하면 “내가 홍보를 해주고 있다.”면서 적반하장의 자세로 나오는 스트리머도 있다.

 

지난 9월 말 ‘레이튼 교수와 이상한 마을’ 모바일 HD 판이 발매되었다. 이는 Level-5에서 발매한 어드벤처 게임 시리즈 ‘레이튼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으로, 다양한 수수께끼를 풀면서 스토리를 진행하는 게임이다. 모바일판은 유료로 발매되어 구매한 사람만 수수께끼와 반전이 가득한 스토리를 맛볼 수 있었다. 그런데 게임이 발매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수수께끼와 스토리가 낱낱이 파헤쳐진 영상이 인터넷을 떠돌았다. 게임 스트리머들이 올린 게임 실황이었다. 스트리머들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전체 내용을 실시간으로 방송하고, 유튜브 등에 올렸다. 그 중에는 5시간~7시간 분량으로 수수께끼와 스토리는 물론이고 게임의 엔딩까지 포함한 영상도 있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스트리머들의 무분별한 게임실황을 비난하며 영상을 내릴 것을 요구했다. 게임의 판매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후속 시리즈의 발매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트리머들은 제작사인 Level-5가 직접 요청하기 전까지는 영상을 내리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Level-5에서 스트리밍을 허용했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에 의문을 가진 사람들이 Level-5에 문의를 하자, “홍보를 위해 수수께끼의 일부나 게임 전반부를 노출하는 것은 몰라도, 게임 전체를 유출하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라는 공식 답변이 돌아왔다. “스트리밍을 허용한다.”는 메일은 직원이 내부승인 없이 발송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몇몇 스트리머들이 엔딩이 포함된 영상은 내렸지만, 상당수의 영상은 여전히 내려지지 않았다.

 

비단 이번 사건뿐만이 아니더라도, 스트리머들의 게임실황은 논란이 되어왔다. 게임실황에 찬성하는 측은 “스트리머의 플레이를 보면서 어떤 게임인지 파악하고, 흥미를 느끼면 게임을 살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상당수의 게임은 스트리밍 영상의 조회 수와 실제 판매량이 상이했다.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안드로이드가 보편화된 세계의 갈등을 그려낸 게임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Detroit become human)’은 출시 직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유튜브에 올라온 게임 실황 중에는 조회 수 500만을 훌쩍 넘긴 영상도 몇몇 있었고, 100만을 넘긴 영상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하지만 실제 판매량은 이에 크게 못 미치는 150만 장이었다. 실황을 통해 거의 모든 스토리와 엔딩을 볼 수 있어 실제로 사서 엔딩을 보려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또한 실황을 통해 한번 스토리를 보고 게임을 하다 보니 게임을 사서 하더라도 재미가 반감되었다. 실제로 한 게임의 구매 후기에 “스트리밍을 볼 때는 펑펑 울었는데, 플레이해보니 다시 보는 내용이라 감동이 덜했다.”라고 적은 사람도 있었다. 게임 실황이 실질적인 판매량으로 연결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게임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렇다 보니 게임 스트리머들이 한 달에 수백, 수천만 원씩 이익을 내는 동안 정작 게임사는 자금난에 허덕이는 경우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월 말 ‘워킹데드’ 시리즈로 유명한 텔테일 게임즈는 대규모 인원 감축과 스튜디오 폐쇄를 알리며 사실상 폐업을 밝혔다. 텔테일 게임즈는 그동안 매출 부진과 자금난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서 일각에서는 “‘스토리 게임 명문’이었던 텔테일의 파산에는 게임 실황도 큰 영향을 끼쳤다.”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텔테일 게임즈의 CEO인 피트 허웨이는 SNS를 통해 "우리는 올해 최고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유저들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들을 받았지만, 긍정적인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라고 밝힌 바가 있다.

 

앞서 밝힌 세 가지 사례를 포함해 게임 실황이 논란이 되는 경우는 대부분 ‘유료 스토리 게임’이다. 이 경우 스토리의 유출이 게임의 판매량에 큰 영향을 미치고, 결국 게임사의 매출 부진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수많은 논란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게임 실황은 어디까지나 게임사의 선의로 통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게임 실황은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타인의 저작물을 무단으로 이용해서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행위로도 볼 수 있다. 따라서 스트리머들은 자신의 게임 실황이 정말로 ‘홍보’로 남을 수 있도록 적정 수위를 지켜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은 게임 실황은 ‘홍보’가 아닌 ‘절도’다.


양인영 기자  07125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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