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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2호/교수의 서재] '이런 삶을 사는 게 중요하다'라는 것을 알았으면…

김지연 기자, 양인영 기자l승인2018.11.12l수정2018.11.14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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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교육과 채정현 교수는 학창시절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책으로 <길은 여기에>, <천국의 열쇠>, <사랑의 기술>을 꼽아 소개했다.

 

◇ 교수님이 저희 또래 때 읽었던 책 중 기억에 남는 책이 있으신가요?

고3 때 삶에 대해 생각과 고민을 많이 했어요. ‘어떻게 살아야지?’에 대한 고민이 무척 많았는데, 대학교 때 읽은 책 중에 내 인생에 방향을 설정해주고 힘을 얻었던 책이 있거든요. 그 책이 미우라 아야코의 <길은 여기에>에요.

대학교 와서 <길은 여기에>를 읽으면서 인생에 대한 방향도 설정이 되고 ‘배우자로 어떤 사람을 만나야겠다.’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어요.

 

◇ <길은 어디에>는 어떤 책인가요?

이 책은 미우라 아야코의 인생을 쓴 책인데, 소설처럼 썼지만 수필과 같은 책이라고 보면 되요.

미유라 아야코는 17살 전에 초등학교 선생님이 된 사람인데, 그 당시는 전쟁 중이었고 학급당 인원수도 많았어요. 그런데 수업이 다 끝나고 남아서 아이들 한명 한명의 일기장을 쓰는 게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아이들 한명 한명의 노트가 있어서 얘가 오늘은 무슨 일을 했는지 그 애의 일기를 쓰는 거예요. 때로는 기억이 나지 않는 애가 두 명 정도 있대요. 그러면 그 두 명은 이름을 적었다가 다음날에 더 집중해서 지도를 했다고 해요.

그리고 또 일본이 그 당시에 가난한 시절이었기 때문에 도시락을 싸오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었어요. 그러면 이 학생들이 자존심 상하지 않도록 아이들이 가져온 반찬을 다 걷고 난로에는 국을 끓이고 밥도 해서 모든 아이들에게 무상급식처럼 나눠줬어요. 그렇게 한 성실한 선생님의 모습이 너무 존경스러웠어요.

그 후에 일본이 패망을 하고, 교사들에게 그동안 교사들이 가르쳤던 내용 중 잘못된 걸 먹으로 다 지우게 해요. 그런데 아야코는 교과서에 실린 내용이 진리라고 생각하고 아이들에게 열심히 가르친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책의 내용이) 진리가 아니게 되어 지우라고 한 것에 너무 충격을 받아서 울면서 애들한테 그걸 지우게 해요. 그리고 나서 “나는 아이들에게 그동안 잘못된 걸 가르쳐왔다. 난 이것에 대해 벌을 받아야 한다. 교사생활은 더 이상 할 수가 없다.” 라면서 사표를 써요. 그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그 당시에 여교사 되는 것도 쉽지가 않았는데. 그래서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학교를 그만둔 후에 (아야코가) 염세적인 사람이 되어서 인생을 헛살았다는 생각을 하고 자살시도도 해요. 그런데 그 무렵에 폐결핵이었나 그 당시에는 걸리면 죽는 병에 걸려요. 그래서 요양원을 가는데 가서도 폐가 망가졌으면서 죽겠다고 담배를 피고, 자살하려고 바닷가에 가고 해요. 그러다가 요양원에 다다시라는 남자가 와요. 아야코랑은 모르는 사람인데 아야코가 망가져가는 모습을 보고 구해주려고 정말 노력을 많이 해요. 그런데 잘 안돼요. 담배도 피지 말라고 해도 피고, 폐를 건강하게 해야 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해도 아무렇게나 살고. 그러니까 다다시가 아무리 자기가 아야코를 위하려고 해도 안돼서 좌절해요. 좌절해서 언덕에 올라서 내가 저사람 도와주고 싶은데 저사람 왜 내 말을 안 듣는지 모르겠다고, 망가져 가는 모습이 너무 슬프다고 기도를 해요. 그러면서 돌로 자기 발을 막 찍어. 그걸 아야코가 뒤에서 울면서 보고 마음이 바뀌어요.

그 후에 아야코가 건강을 해치는 나쁜 생활을 끊고 다다시와 둘이 연애를 해요. 그런데 다다시가 자기도 병에 걸렸는데 정말 헌신적으로 잘해줘요. 예를 들어 둘이 기차를 타고 여행을 간다고 하면 다다시는 손에 아무것도 안 들고 와요. 그래서 아야코가 “다다시 우리 여행 가는데 왜 아무것도 안 들고 오죠?” 그러면 “아야코 짐 들어줘야죠.” 그래요. 그게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그런데 아야코가 병에 너무 심하게 걸려서 척추에까지 결핵이 다 번져요. 그래서 석고로 온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떠서 눈만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에요. 그런데 다다시가 옆에서 보호를 해주는 거예요. 밤이 돼서 창밖으로 달이 너무 예쁘게 떴는데 아야코는 그걸 못 보잖아요. 그러면 다다시가 거울로 그 달을 비쳐주면서 “아야코, 저 달모습 보여?”라고 하는 게 너무 감동적 이었어요. 다다시가 그렇게 도와줘서 아야코 몸이 많이 회복이 되요.

그 뒤로는 둘이 정말 결혼을 할 사람처럼 사랑을 하는데, 다다시의 병이 너무 악화 되어요. 그래서 죽어가는 지경에 이르러 아야코 손을 잡고 뭐라고 유언을 하냐면 “내가 먼저 갈 텐데 당신은 살아남아서 나를 잊고 새롭게 결혼을 했으면 좋겠다. 나는 지나간 사람이라고 좋은 남자 만나서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라고 하는데 너무 슬펐어요. 죽어가면서까지 아야코를 생각하면서 다다시는 결국 죽어요. 그 후에 아야코가 다다시를 많이 그리워하고 슬퍼하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다다시랑 같은 사람을 만나요. 그 사람은 다다시에 관련된 걸 다 알면서도 아야코와 결혼을 해요. 둘은 조그만 구멍가게에서 식용품 같은걸 팔면서 아야코는 글을 써요. 그게 <빙점>인데 이 책으로 일본 최고의 상을 받고, 대상을 받으면서 잔잔한 생활을 해요. 그걸 보면서 나는 ‘인생을 저렇게 치열하게 살아야 되는구나.’라고 느꼈어요. 진솔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아야코의 삶의 태도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도 했고. (아야코가) 학생들에게 헌신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교육을 하는 일을 하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도 했어요. 또 배우자 상에 대해서 생각을 하면서 나는 다다시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도 생각했어요.

 

◇ <천국의 열쇠>는 어떤 책인가요?

대학교 들어가서 미션스쿨에 들어가게 되고,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거든요. 근데 너무 갈등이 많았었어요. 교회가 모순이 너무 많고, 성경말씀과 목사님이 행하는 삶이 괴리가 좀 있고. 그래서 내 내면세계 속에서 갈등이 좀 있었거든요. 그런데 크로민이 쓴 <천국의 열쇠>를 읽으면서, 그 모든 것으로부터 참 자유롭게 됐어요. 종교에서의 자유와 얽매이지 않는 자유가 무엇인지를 깨닫고, 본질적인 것을 생각하면서 종교생활을 하게 되었어요. <천국의 열쇠>는 그런 도움을 준 책이에요.

 

◇ <천국의 열쇠는 어떤 내용인가요?>

<천국의 열쇠>는 소설이에요. 주인공은 ‘치셤’이라는 신부인데, 치셤 신부는 신부가 되기 전 많은 일을 겪어요. 행복한 생활을 하다가 개신교와 천주교사이의 문제도 겪고, 부모님이 불의의 사고로 물에 빠져 죽으면서 고아가 되어 험한 삶도 살고. 그런 굴곡 이후에 신부가 되어요. 신부가 된 후에는 중국의 오지에 들어가서 사람들을 도와주는 일을 해요. 패스트가 번져 쌓인 시체더미들 사이에서 사람들이 다 죽어나가는데 도망가지 않고 그 사람들을 다 도와줘요.

이런 치셤 신부와는 다른 신부로 뮐러 신부가 나와요. 이 신부는 너무 고상하고 너무 유명한 신부에요. 이 사람은 오지에 들어가서 험한 사람을 도와주고 이러는 사람이 아니라 늘 거룩하게 있어요. 늘 멋있는 곳에서 사람들에게 빵을 받으면서 설교를 하고, 그렇게 승진을 거듭해서 사람들이 우러러 보는 지경까지 이르러요. 하지만 뮐러 신부의 실제적인, 본질적인 삶은 가난한 사람하고도 관계가 없어요. 이 사람은 오직 자기 신부된 걸 통해서 명예를 얻고 성공적인 삶을 살는 사람이에요.

또 뮐러 신부와는 다른 사람으로 치셤 신부의 친구가 있는데,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이에요. 이 사람은 의산데, 죽어가는 사람들을 친한 친구처럼 도와주고 결국엔 죽어요. 그런데 죽기 직전에 치셤 신부가 ‘하나님을 믿냐’고 물어봐요. 친구는 ‘나는 믿고 싶은데 못 믿겠다.’고 하고 죽거든요.

이 두 사람을 보면서 치셤이 질문을 해요. ‘천국은 도대체 누가 갈까?’라고. 믿지 않는다고 하면서 봉사를 한 자기 친구랑, 믿는다고 매일 이야기하고 다니는 뮐러 신부 이 중에 천국은 누가 가는가. 그 질문 속에서 당연히 뮐러는 아닌 거죠. 그 때, 본질적인 신앙은 무엇인가, 겉으로만 번지르르하게 신앙인처럼 보이는 가식적인 신앙이 얼마나 모순적인 것인가, 이런 걸 생각하면서 교회를 다니면서도 비판의식을 갖고, 본질을 생각하면서 신앙생활을 한 것 같아요.

 

◇ <사랑의 기술>은 어떤 책인가요?

<사랑의 기술> 하면 사랑의 전략을 이야기할 것 같잖아요? 그런데 전략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심연에, 아주 깊은 심리와 철학과 사회적인 모든 현상을 다 파악해서 간판을 내건 게 <사랑의 기술>이에요. 그래서 대학생들은 사랑의 기술 이 책 좀 어려울 수 있어요. 그래도 다들 읽어봤으면 좋겠어요.

<사랑의 기술>에서 이런 이야기를 해요. “‘사랑이란 뭐냐’라는 이야기를 하기 전에, 사람들은 다 사랑하기를 원하는데 대부분 사랑에 실패한다. 우리가 사업을 하다가 실패를 하면 왜 사업에 실패를 했는가를 생각하고, 실패 원인을 찾아서 다음에 사업을 하면 그 사업은 잘하게끔 하는데, 사랑에 실패를 하면 왜 사람들은 실패의 원인을 안 찾는가.” 저자는 이 이야기를 하면서 사랑에 실패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해요.

첫 번째 이유가 “사랑을 ‘할 줄 아는 능력’이라고 보기보다는 ‘대상자만 있으면 된다.’라고 본기 때문이다.”라고 했어요. ‘좋은 사람이 없으니까 내가 사랑을 못하지.’ 이런 식으로요. (사람들이) 사랑은 배워야 하는 거라고, 또 노력을 해야 되는 거라고 생각을 안 하는 것 같아요. 사랑은 공통적인 참여임에도 불구하고 수동적으로 ‘누군가 좋은 사람이 있으면 되겠지!’ 이렇게 내팽개치는 거예요. 이것 때문에 사랑에 실패를 해요. 결국은 뭐냐면, 사랑은 수동적인 게 아니라는 거예요. 능동적인 참여고 배워야 될 기술이에요. 마치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그림을 잘 그리려면 그림을 그리는 기술을 배워야 되는데 그거를 안 배우고 그림을 그릴 대상만 찾고 있다는 거랑 똑같은 거예요. 그래서 정말 사랑을 하려면 기술이 필요해요.

두 번째가 사랑을 주는 문제를 생각 안하고 받는 문제로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사랑을 하려면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경제력을 가진다거나, 외모를 가꾼다거나, 능력을 가지려고 노력해요. ‘이러면 나를 사랑해 주겠지.’ 하고, 사랑의 본질적인 부분으로 못 들어가고 피상적인 부분만 보는 거예요.

마지막이 사랑하는 최초의 경험, 설레이고 떨리고 하는 최초의 경험을 지속할 수 있을 때를 구별 못 하기 때문이래요. 그런데 그 경험이 오래 못 가는 거거든요. 설레이고, 도파민이 막 나오고, 호르몬이 나오는 이 감정이 끝나면, 내가 사랑하지 않는 거로 착각하고 있다는 거죠. 그래서 최초에 사랑을 했을 때 흥분되고 열정적인 그 경험과, 사랑이 지속되면서 그 경험이 사라졌어도 또 다른 것이 있는 사랑을 구별할 수 없기 때문에 인간은 사랑에 실패한다는 거죠. 이것을 젊은 사람들이 좀 알면 좋을 것 같아요.

 

저자는 진정한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독립성을 유지해야 하고, 수동적인 감정에 빠지지 말고 참여해야 하고, 공동적인 참여를 해야 한다고 했어요. 그리고 ‘사랑은 받는 게 아니다.’라고 했는데 그 이유가 받는 것은 내가 통제할 수가 없지만 주는 것은 선택권이 나에게 있기 때문이에요. 통제 가능하기 때문에 주는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했어요.

그렇다면 줄 때 뭘 줘야 하는가. 그 사람을 보호해 주고, 책임 져 주고, 존경해야하다. 그리고 그 사람에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을 줘야한다고 했어요.

상대방은 받는 입장이기 때문에 존경 없이 무언가를 주게 되면 (내가) 그 사람을 지배하려 한다고 해요. 그래서 존경이 뒷받침이 되어야 하는데, 여기서 존경의 어원이 ‘바라보다’래요.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는 것. 이게 전제가 되었을 때만이 진정으로 그 사람에게 보호와 책임을 줄 수 있대요. 또한 상대를 제대로 존경하려면 상대에 대한 지식이 필요해요. 나 자신에 대한 지식을 초월해서 상대의 관점에서 그 사람을 바라볼 수 있는 지식이요. 이렇게 되면 상대방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 이웃도 사랑하게 되고, 사회도 사랑하게 되고, 세계까지도 사랑할 수 있게 되어요.

 

◇ 이중 학부생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나요?

나는 대학생들은 사랑의 기술을 정말 읽었으면 좋겠어요.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훈련을 하고 정신 집중을 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우리가 평소 삼켜버리듯이 책 읽고, 스마트폰 보고, 인터넷 서칭 하고, 이야기하고, 밥 먹고, 이러면서 살았는데, 이런 시간들이 삼켜 버려지는 시간들이래요. 진정한 사랑을 하려면 이런 데에만 너무 몰두하지 말고, 자기 자신 내면의 깊은 곳에서 진지한 집중을 하는 사랑을 가져야 한다고 해요. 그래서 요새는 나도 이렇게 삼켜버리는 시간이 너무 많이 갖고 있지는 않은지, 교육에 대한 것과 관련해서도 내면의 소리를 진지하게 들어야 하는데 삼켜 버리는 시간이 너무 많은 건 아닌지 고민을 해 보게 되었어요. ‘그렇게 살지 말아야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요.

그리고 사랑의 기술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자아도취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는 거예요. 자아도취는 나만을 생각하는 거거든요. 나만이 중요하고, 자기 내면의 세계에만 한참 몰입해 있어서 외부에 대해서는 나한테 유익을 주는 것에만 관심 있고, 나에게 유익을 주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이 없어요. 내 요구만 중요한 거예요. 진정한 사랑을 하려면 이 자아도취성에서 나와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사람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 항상 그리고 남도 나와 같은 존재라는 그런 기본 생각을 할 줄 아는 능력, 객관성을 가지기 위한 이성과 이성의 회복이 되게 중요해요. 이성과 객관적인 통찰력, 다른 사람을 나와 같은 존재로 존중하고 인정해 줄 수 있다는 것. 이런 자세. 그리고 앞서 말한 매일의 삶 속에서 진지한 몰입을 하는 것. “이런 삶을 사는 게 중요하다!” 라는 걸 대학교 때 알면 좋을 것 같아요.


김지연 기자, 양인영 기자  r1301@naver.com, 07125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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