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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2호/사회문화탑] 남성 파트너에 의한 살인범죄, 적극적인 대처는 대체 언제쯤

피해자를 고려하지 않는 가정폭력 특례법, 전반적인 국가의 대책 시급해 현정우 기자l승인2018.11.12l수정2018.11.14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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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2일, 강서구 등촌동 한 주차장에서 49세 남성이 이혼한 아내를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0월 24일, 부산에서는 30대 남성이 치밀하고 계획적인 준비를 거쳐 최근 헤어진 여성의 일가족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남성 파트너의 가정폭력, 스토킹, 집착, 협박 범죄는 오랫동안 꾸준한 발생률을 보 여 왔다. “2017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지표에 의하면 ▲2016년 여성의 1366 가정폭력 상담률은 61.8%에 육박한다. 10월 29일 오전 11시 전국 총 690여개 여성단 체는 ‘국가의 가정폭력 대응 강력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2016년 가정폭력 실태조사에 의하면 배우자 폭력 피해자 중 ▲경찰에 신고한 비율은 1.7%이며 이마저도 ▲검거율 14%, ▲기소율 9.6%, ▲구속율 0.8%라는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2017년 기준) 22일 사건 가해 남성의 경우 상습적이고 집요한 폭행 및 신고 전적이 있었음에도 경찰은 남성을 2시간 만에 풀어주는 등 안일한 대처를 보여 왔음이 알려졌다. 작년 11월에는 가정폭력 가해자 남성이 비밀 쉼터에 불법 침입을 하여 난동을 부렸음에도 “아이를 보고 싶어 하는데 보여주지 그러느냐.”면서 출동한 경찰관 이 해당 가해 남성의 지위를 두둔한 전적이 밝혀진 바 있다.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은 가정폭력 대응시스템을 전면 쇄신하도록 국가에 요구할 것을 10가지의 구호로 주장했다.

◇ 접근금지 명령 실효력 없어··· “과태료 내고 그 여자 죽이겠다.”
2011년 4월 12일 전면 개정된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의 목적은 꾸준히 문제시되어왔다. 특례법은 지속적으로 가정보호사건이라는 단어를 언급해 “가정폭력 범죄로 파괴된 가정의 평화와 안정을 회복하고 건강한 가정을 가꿀 것”을 제1조 목적 조항에 명시해 두고 있다. 이는 가정폭력 범죄를 강력한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인식하지 않게 할뿐더러 사법 집행 결정에 있어 가해자로부터의 신속한 피해자 분리와 차단을 재고하도록 만든다. 가정폭력 범죄의 신고 및 고소 또한 이 특례법에 기반을 하고 있기에 소 진행 역시 가정의 안정을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별도의 이혼절차를 거치지 않는 한 피해자와 가해자가 법적으로 분리될 수 있는 기회는 임시조치를 제외하곤 마련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긴급임시조치는 종전의 법전에서 임시조치로 해당되는 행위에 시간이 다소 소요되었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다. 기존의 법과는 달리 사후에 영장을 발부하고 먼저 ‘긴급임시 조치’를 취하는 식이다. 그러나 이 조치를 어길 경우 가해자에게 내려지는 처분은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불과하다. 형사 재판으로 넘어가기 이전에 행해지는 조치이기 때문이다. 가해자들 이 긴급조치 위반이 체포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피해자들의 신변과 안전은 여전히 위협에 처할 수밖에 없다. 이혼 소송 중에 있는 접근금지 사전처분신청의 문제점 또한 지적된다. 접근금지 사전처분신청을 위해서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대면했다는 명백한 증거, 물증으로 대체될 수 없는 사진, 동영상 등의 실증을 사법경찰에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자칫 가해자를 자극시킬 우려가 있는 등 해당 상황에서 실증을 남기기가 어려운데다가 이 처분에 대한 처벌 또한 최종적으로는 과태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가정법원의 청구 하에 있는 피해자 보호명령의 기한이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6개월을 넘지 못한다는 점 또한 심각하다.

'이별 범죄’는 잘못된 말, 피해자 입장에서의 공소 진행 시급해
최근 젠더폭력 이슈의 환기와 더불어 두 번의 남성 가해자 사건 발생에 따라 수많은 언론들이 ‘이별 범죄’라는 제목으로 타이틀을 달고 있다. 이 제목들에는 '안전이별 매뉴얼', '청춘들의 이별 폭력, 어디까지가 데이트폭력?' 등의 기사도 포함되어 있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의 이수정 교수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별 범죄’라는 프레임을 씌우면 형사 사건화하기가 어렵다.”며 해당 단어의 사용을 지적했다. 가정 내에 진입을 꺼리는 법적 특성이 더해져 살해 위협과 지속적인 스토킹·협박으로 진행되어야 할 사건이 개인 간의 갈등 양상으로 축소되는 것이다. 더불어 이수정 교수는 가정폭력 범죄에의 반의사 불벌죄 적용을 폐지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반의사 불벌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힐 경우 더 이상의 고소, 혹은 형사 재판을 종료해야 하는 범죄를 의미한다. “피해자가 마치 죽을 것처럼 고통을 받을 때는 신고를 한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경찰이 출동하는 와중에는, 또 좀 휴지기 같은 상태가 오면... 그러면 지금 배우자나 애인이 죽이겠다고 또 덤벼들어서 폭행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신고를 해서 막상 경찰이 현장에 도착을 하면 '화해하겠노라', '신고, 고소 안 하겠노라' 이렇게 이야기를 하시는 부분들이 있다.” 가정이라는 환경 상 피해자는 가해자와 경제적 요건, 호적, 양육, 거주지 등 다양한 조건에서 예속될 수밖에 없기에 소 진행에 필요한 자금이 떨어지거나, 자녀가 가해 남성의 영향 하에 있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기소를 취하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가정 폭력 · 데이트 폭력 현장에 사법적 제지가 거의 행해지지 않는 현장에 반의사 불벌죄가 적용될 경우, 사법부가 피해자의 신고 취하 전적이 명시되어 있음을 가해자 처벌 수위에 적용할 여지가 생긴다. 이런 양상에서 ‘이별 범죄’는 살해 위협에 관한 공소 진행을 사적 영역으로 간단히 가둬버린다.

◇ 지방 보호시설 및 쉼터의 실태는 어떠한지
두 사건이 모두 도시권에서 발생한 사건임에 따라 지방 보호시설의 실태 또한 주목되고 있 다. 청주여성의전화는 “우리는 우선 성폭력상담 소이고, 가족보호시설인 쉼터를 부설로 두고 있다. 그래서 가정폭력에 대해서는 공유하는 부분이 많다.”고 소개를 하며 “그래도 청주는 타 지역에 비해서는 예전보다 성 인지 감수성이 조금 나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도 쉼터 쪽에 전 남편이나 이혼 소송 중에 있는 가해 남성이 찾아와서 발각이 된 경우가 꽤 있었다. 지난 번 서울 본부에서 경찰이 배웅했던 사태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으나 아직은 많이 미흡한 부분이 있긴 하다. 이 문제는 어떤 지역이든 막론하고 비슷한 상황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충북시설의 가정폭력보호시설 실태에 대해서는 “시설은 거주해서 사는 곳이고 이용시설은 상담을 받고 여러 가지 법적 지원을 하는 곳이다. 청주에는 가족보호시설로 운영되는 우리 측 쉼터가 한 군데 있고, 충북에는 3군데의 가정폭력보호 시설이 있다. 입소 인원이 제한되어 있기도 하고 그렇게 많지는 않은 실정이다.”라고 답변했다. 청주여성의전화는 “시설에서는 가정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법적·의료적 지원, 심리상담, 음악치료 등 갖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피해자 분들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게 하기 위한 역량강화 시스템, 직업훈련 등을 연계 하고 있기도 하다. 가족보호 시설이어서 아이들도 같이 오기 때문에 아이들 진학 상황에 어려움 이 생기면 부모님 대신 상담을 가는 경우도 많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한다고 보면 된다.”며 보호시설의 업무를 이야기했다. 여성가족부 통계에 의하면 서울과 경기 지역의 가정폭력피해자 보호시설은 각 11개소와 12개소였지만, 타 지역의 경우 1~6개를 웃도는 수준이었다. 지난 26일 한국일보 기사에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인 정춘숙 의원은 “피해자를 위해 마련된 임시조치인 접근금지명령을 가해자가 위반하더라도 처벌이 과태료에 그치고, 이마저 선고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제도적 실효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지난 해 정 의원은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국회에 발의했다.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입법, 사법, 행정적 측면에서 국가의 총체적인 대책이 시급히 촉구 되는 바이다. “우리(청주여성의전화) 같은 경우에는 6개월 정도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여기서 연장해서 6개월 더 있을 수도 있다. 피해자분이 어느 정도 회복이 되었다면 공동시설보다는 가족들끼리 있고 싶은 욕구가 크지 않겠나. 그러면 우리 측에서 주거 지원 프로그램이나 자립할 분들끼리 모임을 가질 수 있도록 후속 조치까지 해 준다. 이런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지원받고 연장하고 하다 보면 3년 정도 있을 수 있다. 그런 것까지 같이 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정우 기자  kubrick45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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