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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2호/교육탑] 숙명여고 쌍둥이 시험지 유출 사건 논란

쌍둥이 아버지인 교무부장 A씨 구속, 수시 폐해 논란도 잇따라 최예찬 기자l승인2018.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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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건의 발단과 전개
지난 8월 30일, 숙명여고 교문 앞에 20여명의 학부모들이 하나, 둘 촛불을 들고 모였다. 이날부터 학부모들은 수십일 째 매일 밤 학교 정문에 모여 숙명여고 교무부장의 부정행위 의혹에 대한 진실규명을 외치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학기가 끝난 7월 23일, 교무부장의 쌍둥이 딸이 나란히 단상에서 문, 이과 전교 1등에게 주는 성적 우수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방학식을 위해 전교생이 모인 강당이 그 순간 술렁였다. 1년 전만 해도 언니는 전교 121등, 동생은 59등이었던 자매 성적이 1학년 2학기에 언니는 전교5등, 동생은 전교 2등으로 1학년 1학기 성적에 대비해 큰 폭 상승 했다. 단기간에 성적이 오르기 힘든 국어, 영어, 수학 등 주요 과목에서 최상위 성적을 올려 문제 유출여부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숙명여고의 학부모 중 한명은 “단순 암기과목도 아닌 기본기가 중요한 국영수 성적이 한 학기 만에 급상승할 수 있느냐. 이 학교 학생들은 이미 국영수 선행학습을 하고 입학하는 경우가 많아 성적 변동이 큰 과목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 사건의 결정적 단서와 경찰의 수사 시작
1학년 1학기에 비해 1학년 2학기 성적이 대폭 상승하여 의심을 받고 있는 와중에, 2학년 1학기 화학시험 서술형 1번 문제가 의혹을 증폭시켰다. 문제는 (가)와 (나)에 포함된 수소 원자 수 비율을 구하는 문제다. 이 문제의 최초 정답은 ‘10:11’ 이었다. 숙명여고 재학생 중 한명은 “시험 끝나고 가채점을 하는데 저는 ‘15:11’이라고 썼는데 갑자기 답이 ‘10:11’이라고 하길래 당황했다. 공부 잘하는 애들끼리 이거 답이 잘못 나왔을 것 이라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확인 결과 실제로 정답에 오류가 있었으며 이 문제의 실제 답은 15:11로 숙명여고 관계자는 “편집을 하며 정답이 올라가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고 밝혔다. 여기서 문제는 숙명여고 쌍둥이 동생이 적은 답이 정정하기 전 최초 답안지에 있었던 ‘10:11’이라는 것이다. 잘못된 정답을 맞힌 유일한 학생이었던 셈이다. 자매의 아버지는 숙명여고 교무 부장으로, 이 사건을 계기로 문제를 유출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거세지면서 경찰의 수사를 받 게 되었다. 쌍둥이와 교무부장인 부친은 문제 유출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쌍둥이들의 2학년 1학기 시험 외에 지난해 1학년 시험 성적 또한 수사 대상이라고 한다.

◇ 쌍둥이, 피의자로 입건
시험문제 유출 의혹사건과 관련, 쌍둥이 딸이 피의자로 입건됐다.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은 10월 1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 교무부장 A씨가 자녀에게 시험 문제를 알려준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일부 포착돼 자녀 두 명을 피의자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청장은 이어 “14일 A씨와 자녀들을 재조사했다. 조사 도중 두 자녀 중 한 명이 호흡 곤란을 호소해 조사를 중단했다”고 말했 다. 호흡 곤란을 호소한 자녀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중이다. 이 자녀는 병원 진단서를 발급받아 경찰에 제출한 상태다. 자칫 건강 악화를 이유로 경찰 조사를 거부할 수도 있어 진상 규명에 차질이 예상된다. 경찰은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휴대 전화 디지털 포렌식 과정에서 시험지 유출 물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교무부장과 두 자녀는 여전히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따라서 기소 여부는 경찰이 확보한 증거 능력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쌍둥이의 아버지 A씨, 영장실질심사 후 구속
A씨는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은 11월 6일 오전 A씨의 시험문제 유출 혐의 관련 영장실질심사를 실시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1월 2일 쌍둥이 자매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영어 시험 문제의 답안과 A씨 자택에서 나온 문제의 답이 손글씨로 적힌 메모장 등 유출 정황을 다수 확인, 업무방해 혐의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한 바 있다. 이후 검찰은 이를 곧장 법원에 청구했다. A씨는 이날 심사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며 자신을 둘러싼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 졌다. A씨 측 변호인은 “경찰이 시험지를 유출했 다고 추정하는 부분에 대해 자세히 해명했다. 10개가 넘는 유출 정황에 대해 하나하나 반박했다. 갑작스럽게 성적이 향상됐거나 시험 관련 내용이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점은 보충교재를 통해 더 열심히 공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증거인멸 정황으로 추정하는 컴퓨터 교체에 대해서는 “컴퓨터를 구입한 지 5년이 지나 1대는 본 사건 이전에 이미 파기했고, 다른 1대는 해당 사건 수사 의뢰 이후 파기된 것이 맞다”며 “파기 당시 아이가 출력할 것이 있다고 해 복원을 시도 했지만 잘되지 않아 교체했을 뿐 수사에 대비하기 위한 행동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지 난 11월 6일 구속됐다.

◇ 쌍둥이, 자퇴서 제출
숙명여고와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쌍둥이 자매는 지난 11월 1일 자퇴서를 제출했다. 다만 아직 자퇴 처리는 되지 않았다. 학교 측은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시험 유출 의혹이 사실로 확정돼 징계처분을 받을 경우 전학이 어려워져 자퇴를 선택했을 가능성도 관측도 나오고 있다. 쌍둥이 자매는 앞서 아버지인 A씨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이란 보도가 나오자 자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 수사가 좁혀오고 있는 가운데 두 자매가 시험문제 유출 의혹이 불거진 이후 치른 2학년 2학기 성적이 대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 났다. 이에 대해 A씨 측은 수사에 따른 스트레스 와 압박감 때문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숙명여고 쌍둥이 징계, 조속히 결론 낼 것”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시험문제·정답 유출 혐의를 받는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의 쌍둥이 딸의 징계문제를 조속히 결론짓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쌍둥이가 지난 11월 1일 학교에 자퇴서를 제출하면서 학부모들은 기존 성적을 모두 0점 처리한 뒤 퇴학시켜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학적이 자퇴로 처리되면 자퇴하기 직전까지의 성적을 그대로 가지고 다른 학교에 편입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조 교육감은 9일 EBS 저녁뉴스에 출연해 “1심 재판의 시점으로 잡을 수도 있지만, 일반적인 무죄 추정의 원칙에 의하면 대법원판결까지 기다려야 한다”면서 “학부모 불신이 크기 때문에 대법원까지 갈 수는 없고 조기에 종결을 지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조속한 조처를 약속했다. 그는 “변호사들의 자문이 모이는 대로 다수의견에 따라 학교와 협의해 단호한 조처를 내리겠다”면서 “학부모들 분노와 요구를 잘 안다”고 덧붙였다. 쌍둥이의 부정행위 의혹이 사실인 것으로 드러날 경우 수시 및 학생 부종합전형의 폐해에 대한 여론이 더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최예찬 기자  cdsyhs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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