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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9호] 시간강사가 강사로 바뀌면 끝인가?

말로만 '시간강사 처우 개선'이지 '시간강사 죽이기' 한수연 기자l승인2011.05.23l수정2018.11.03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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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국내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시간강사는 전국적으로 약 7만 7000명이다. 이들은 교양강좌의 50%, 전공과목의 3분의 1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학 전체 강의의 55% 정도를 담당하고 있음에도 이들은 전임교수 평균 임금의 10% 수준인 740만원의 급여를 받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또 이들은 직장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되지 않고, 강의를 준비하기 위한 연구실과 시간강사 전용의 휴게실조차 없는 등 근로복지수준이 열악하다.

 ♦ 정부, '시간강사 제도 폐지와 처우개선 한다'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던 '광주 한 사립대 시간강사 자살'이 발생한지 근 1년이 지났다. 지난 3월 22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서는 현행 시간강사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의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이같은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안'은 지난 4월 26일에 열린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서 심사되어 전체회의로 넘겨졌다. 전체회의는 6월에 열릴 계획으로, 논의를 통해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안'의 시행여부를 가리게 된다.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안'에서는 그간 '보따리장수'로 비유될 만큼 열악했던 시간강사의 고용환경과 처우를 개선하려는 내용이 담겼다. 시간강사제를 폐지하고 시간강사를 교원으로 인정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교수 부교수 조교수 전임강사로 이뤄진 현행 교원 분류에 '강사'를 추가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동안 시간강사의 대다수는 한 학기인 6개월 미만을 기준으로 임용되었다. 이러한 고용방식 때문에 시간강사는 고용 불안정으로 고통을 받아 왔다. 이에 정부는 계약기간을 최소 1년 이상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또 강사 임용 과정에 있어서도 교육공무원법 및 사립학교법상 교원채용에 준해서 공개채용과 대학 인사위원회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등의 객관적인 심사를 거치도록 했다. 이는 강사의 임용을 조금 더 공정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이다.
 이 뿐 아니라 개정안에서는 임용 계약을 위반하거나 형의 선고를 받는 것을 제외하고는 대학이 계약 기간에 강사를 면직하거나 권고사직을 시키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현행범을 제외하고는 소속 학교장 동의 없이는 학교 안에서 체포되지 않도록 하는 불체포 특권도 추가로 보장되게 된다.

강의료 인상, 오히려 시간강사에게 실(失)이 돼
 이러한 시간강사 처우개선 정책 방안 중에 무엇보다 현실적인 문제는 '강의료'와 관련된 문제이다. 정부는 국립대학을 기준으로 2010년 약 4.25만원이던 강의료를 2013년까지 약 두 배에 달하는 8만원으로 인상할 계획을 밝혔다. 우선 2011년도에 6만원, 2012년에는 7만원, 2013년에 8만원으로 인상하여 전임교원 평균보수의 50%까지 도달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달 29일, '대학알리미' 사이트를 통해 올해 시간강사 강의료가 공개 되었다. 서울대 전북대 충북대 제주대 부경대 한국교원대 한국체육대 등의 국공립대 중 대다수는 '고등교육 개정안'의 '강의료 인상'에 근거해 강의료를 시간당 6만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서울의 주요사립대의 시간당 시간강사 강의료는 한양대(5만원) 중앙대(5만원) 경희대(4만 3천원) 홍익대(4만원) 동국대(4만원) 한국외대(3만 6천원) 등으로 정부의 정책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더구나 명신대(2만원) 서울기독대(2만3600원) 서울장신대(2만3800원) 탐라대(2만4500원) 광주여대(2만4800원) 등은 타 대학에 비해 상당히 낮은 강사료를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정책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정부가 현실을 기만하고 무리한 정책을 내세운게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 정부에서는 강의료에 대해 국립대는 예산을 주고 임금을 올리도록 하지만, 사립대에 대해서는 권고만 하고 있다.
 정부가 올해 국립대 시간강사강의료 지원비로 마련한 예산은 805억원이다 .그러나 최소 1500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는 점을 보면  대학에서 인상된 강의료를 충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또 사립대의 경우, 정부의 재정지원책이 없기 때문에 예산확보에 부담을 느낀다. 따라서 대학들은 강의료에 상대적으로 신경쓰지 않는 초빙 교수와 겸임교수를 임용하거나 다수의 시간강사들이 맡는 강의를 한명의 강의전담교수가 맡도록 강의전담교수의 비율을 늘리는 구조조정을 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우리학교에서 교양강의를 하고 있는 한 시간강사는 "정부의 정책에 임금이 올라 좋긴 한데, 그에 따라 고용이 줄어들 것 같다"며 걱정스러운 마음을 내비쳤다.
 정부의 '시간강사 처우개선' 정책은 문제의 뿌리는 보지 못하고 오히려 시간강사제를 확고히 하는 정책이라는 많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비정규교수노동조합 위원장인 임순광씨는 SBS라디오<서두원의 SBS전망대>에 출연하여 정부의 이번 정책은 "시간강사한테 애매한 교원지위를 부여하고 강의료를 좀 인상해 주겠다는 것"이라고 말한 뒤, "이번 개정안을 통해 시간강사에게 교원의 지위를 부여하여, 전임 교원이 아닌 교원 확보율에 포함시키려 한다"며 "이렇게 되면 앞으로 대학에서는 정규교수를 뽑지 않고 기간제 교수나 마찬가지인 시간강사를 뽑아 교원충원율을 높이는, 한마디로 정규직의 비정규직화가 대학 사회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수연 기자  gkstnl1020@blue.knue.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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