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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1호/사설] 당신은 누구입니까

한국교원대신문l승인2018.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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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유엔총회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Generation Unlimited)’ 행사에서 방탄소년단 멤버 김남준(RM)의 연설은 여전히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연설은 그들의 노래만큼이나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7분 정도의 짧은 연설은 자신의 좌절과 성장, 사랑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볼까 걱정을 하며,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나를 가두기 시작했다. 그리고 꿈꾸는 것을 멈추었다. 그 당시 심장은 멈췄고, 이름을 잃어버렸다. 그러나 음악을 통해 실패 속에서 나를 사랑하게 되었다. 이제 여러분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이 메시지는 가정이나 학교, 사회로부터 상처받은 세계의 모든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큰 감동과 울림을 주었다. 꿈이 많던 어린 시절과 달리 자라면서 남의 시선과 짜인 틀에 맞춰 자신을 가두고 제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는 RM의 연설문 내용은 바로 오늘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이러한 사회풍토 속에서 ‘나를 사랑하기가 혹은 나를 이야기하기가’ 쉬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일까? 자신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자신의 말을 혹은 의견을 가감 없이 뱉어내는 곳이 있다. 바로 온라인의 SNS, 인터넷을 이용한 가상의 공간이다. 이 공간에서 사람들은 익명이라는 가명 뒤에 숨어 자신의 이름을 걸고는 차마 할 수 없는 저급한 언어들을 쏟아 낸다. ‘키보드 워리어, 인터넷 공간에서 말을 거침없이 하는 사람이’ 되어 마음껏 떠들어댄다. 그곳에 자신의 이름과 자신의 이야기는 없다.

실제 현실 속의 ‘나’로는 말 할 수 없었던 고민이나 생각들을 자유롭게 표현하기 위해 ‘익명’이 등장했고, 자신의 생각을 마음껏 표출할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다. 그러나 얼굴을 마주하고는 차마 하기 힘든 말들로 친한 친구 혹은 전혀 모르는 상대방에게 상처를 준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최근 한 ‘맘카페’에 익명으로 공개된 어린이집 교사의 신상과 비난 글들은 직접적인 이유는 아니겠지만 보육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데 역할을 한 것이 사실이다. 교원대에도 청람광장이라는 익명게시판이 있다. 야식 메뉴를 추천 받거나, 고민을 상담하거나, 학교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건전한 정보의 장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특정학과나 특정인을 근거 없이 비난하는 글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우리는 나름의 인간관계를 맺고 살며,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사람이다. 우리가 보지 못하는 화면 속 너머에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열정과 배려, 사랑, 사명감 등의 수많은 수식어를 지닌 교사, 이 교사를 꿈꾸는 우리 모두, 한번쯤 ‘내가 누구인지’ 고민해 봤으면 한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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