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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1호/교수의 서재] 크래프팅 교육으로 전인적으로 공감하는 자세 필요하죠

컴퓨터교육과 송기상 교수 서진경 기자, 현정우 기자l승인2018.10.29l수정2018.10.29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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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의 서재는 학부생 시절 감명 깊게 읽었던 책을 중심으로 매 호 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한다. 이번 호에서는 컴퓨터교육과 송기상 교수가 <간디 자서전>을 소개했다.

◇ 책을 읽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그 때 대학에 들어가 가지고 인생을 막 생각할 때였던 것 같아요. 삼성판 세계사상전집이라고 해서 12권정도 되는 전집을 샀었는데, 노자 장자 관련 책들을 포함해서 여러 책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 가장 잘 읽혔던 게 바로 이 <간디 자서전>이었어요. 당시는 박정희 대통령 10.26사건이 일어나고 학교가 휴교되고, 한창 데모가 많이 일어날 때였거든요. 광주 민주화운동 나기 전까지 데모가 한창일 때인데 그 때 <간디 자서전>을 읽으면서 위로도 받고, 깨달음도 많이 받았어요. 

◇ <간디 자서전>은 어떤 책인가요?
책이 두 파트로 나누어져 있는데 앞에는 간디 자서전으로, 뒤에는 H.도로우(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가 쓴 시민의 불복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간디는 인도에서 평화적인 불복종운동을 한 거잖아요. 지금도 촛불혁명 얘기를 많이 하듯이, 간디의 비폭력 운동이 3.1운동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얘기를 하기도 하고요. 그런 점에서 간디의 자서전과 연결을 시켜서 책을 편집한 것 같아요. 도로는 사상가에요. 간디는 많이 들어봤지만 도로는 못 들어보셨을 거예요. -이 사람이 쓴 글을 찾아보면 좋을 것 같아요- 
영국 정부가 인도를 다스리고 있었잖아요. 당시 영국은 자기네의 경제적 문제 때문에 자국의 소금을 갖다가 인도인에게 사먹게 했습니다. 그런데 인도인들은 자기네 염전에서 가져다 먹을 수 있는데 비싼 소금을 사라고 하니까 짜증이 나는 거죠. 이에 간디가 우리는 바다에 가서 소금을 채취해오겠다고 말하며 바닷가로 직접 걸어가겠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다 따라 나서서 걷는 거지. 영국은 그걸 싫어하고 폭력을 가합니다. 영국 정부는 사람들에게 해산하라고 계속 폭력을 가해요. 처음에는 폭력을 가하면 사람들이 행렬이 해체 될 거라 생각하죠. 하지만 폭력이 계속 지속되니까 정부도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해요. 
이 때 간디가 취했던 방법론이 자기도 맞아서 어떻게 될지 모르면서도 결국은 자신이 생각하는 옳은 길을 계속 나아갔다는 것입니다. 폭력을 폭력으로 대체할 때 굉장한 폭력이 일어나게 되잖아요. 우리가 어떤 갈등 관계에 있을 때 선택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성경에도 보면 예수님도 왼뺨을 때리면 오른뺨도 내줘라 하는데요, 비폭력적으로 갈등관계에 임할 때 최종적인 이기고 지고를 떠나 나중에 무너지지 않는 관계가 형성됩니다. 우리나라에는 최근, 작년의 촛불혁명 같은 경우에도 폭력적으로 시민들이 시위를 했었다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고, 한편으론 빌미를 주게 되기도 하는 거니까요. 물론 처음부터 폭력을 만들려고 대학 다닐 때 데모를 하는 건 아닙니다. 진압을 하는 법이 우리나라는 최루탄을 쓰고 그랬잖아요. 그럼 그걸 맞은 학생들도 돌을 던지고 하는 것을 많이 봤지요. 그걸 보면서 생각이 복잡했었던 거 같아요. 쭉 돌아보면 우리도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았고 인도도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았는데, 간디라는 사람이 사실 변호사에요. 공부를 해서 직접 변호사 사무실을 차리고 법조 활동을 했던 사람이기에, 후일의 활동도 법에 근거해서 했던 거고 영국 언론이 있었기에 간디의 활동이 더 보호를 받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나라가 독립 운동할 때 그런 환경에서 했더라면 선조들이 고통을 좀 덜 겪지는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들고요. 간디는 좀 더 나은 식민지 환경에서 살았기에 그렇게 활동할 수 있었던 것 같고 그 점이 특이합니다.

◇ 간디 자서전을 추천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보통 자서전 그러면 자기의 좋은 얘기만을 남기려고 하잖아요. 그런데 간디는 자기의 부끄러운 얘기도 많이 남겼어요. 자기 아버님이 돌아가실 때 자기 처와 침실에 같이 있었던 일, 뭘 먹으려고 돈을 훔쳤던 일, 이런 얘기들도 서슴없이 적혀있어요. 자기가 행했던 일들을 미화하려고 하지 않았던 거지요. 
간디의 삶 자세가 실험적이고 자기 자신에게 객관적이고 솔직해요. 제가 갖고 온 다른 책을 보면 ‘진실을 찾아서’가 제목인 책인데 흔히들 ‘진리를 찾아서’라고 많이 얘기하곤 하죠. 보통 간디 자서전에 붙는 부제로 진리를 찾아서 같은 부제를 많이 붙이거든요. 그 진리는 우리가 말하는 진리라기보다는 스스로 옳다고 믿는 것을 계속해서 몸으로 실천해내는 걸 의미하는 진리죠. 한 예시로 어떤 어머니가 아이를 데려 와 가지고 간디에게 부탁을 했답니다. 우리 아이가 사탕을 많이 먹는다, 그러니 간디 선생님께서 아이에게 사탕 그만 먹으라고 얘기를 좀 해 달라 부탁을 했대요. 그런데 간디는 아이를 가만히 보더니 한 달 뒤에 다시 오라고 얘기를 하는 거예요. 아이에게 사탕을 많이 먹으면 몸에 안 좋다고 왜 그 때 말 안하고 한 달 뒤에 얘기했는지 궁금하죠? 이유를 물었더니 사실은 자기도 사탕을 잘 먹고 있었는데 자기는 잘 먹으면서 그렇게 하기를 권할 수가 없었더래요. 간디의 자서전에 이런 태도가 녹아있다고 생각하면 되어요.
이외에도 실험적인 걸 되게 많이 했어요. 채식도 했는데, 우유를 짤 때 젖소가 고통스럽다는 이유로 우유도 안 먹었다고 해요. 간디에게는 스스로의 행동을 선택한 데 대한 나름의 이유가 다 있는 거죠. 무엇보다 실험적이에요. 몸을 건강하게 하려고, 점심을 먹을 때 사무실에서 집까지 일부러 빨리 걸어서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걸 느꼈대요. 어떤 생각을 가지고 행동했는지가 가감 없이 쓰여 있기 때문에, 그리고 나와 가까운 누군가가 얘기를 해주는 것처럼 진솔하게 쓰인 책이기에, 읽어보면 ‘이런 삶도 있었구나.’ 할 수 있고, 간디의 지향점을 마음에 와 닿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진실을 찾아서> 책에 대해 추가 설명 부탁드려도 될까요?
여기 보면 간디가 쭉 이야기한 것 중에 “진리와 함께한 나의 실험”이란 글귀가 있어요. 저는 이 말을 무척 좋아합니다. 우리가 사는데 필요한 진리가 있다면 그 진리를 자기의 삶에 어떻게 적용하며 살았냐는 거지요.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간디라는 사람이 굉장히 리더십이 좋았어요. 정치적 노력도 많이 했고, 동시에 자기탐구를 많이 했어요. 리더가 되다 보면 자기를 무오한 사람처럼 여기게 되기 쉽잖아요. 그런데 간디는 그게 아니라 남을 리딩(주도)하면서도 스스로를 늘 되돌아보았다는 점이 탁월했던 것 같아요. 진리를 진리와 함께한 실험이라고 말만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에게 부터 적용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책에 보면 아힘사(Ahimsa), 사티아 그라하(Satia Graha)등의 말이 있습니다. 사랑 내지 비폭력을 아힘사라고 하고, 사티아 그라하는 진리파지(眞理把持)라는 뜻인데 계속해서 진리를 깨닫고 추구하며 산다는 의미예요. 예를 들어 ‘이웃을 사랑하라’라는 명제를 진리라고 할 때 그걸 깨닫는 것과 추구하는 것은 또 다른 얘기잖아요. 실제로 하는 것에 열의를 두는 게 간디의 삶에 있어 중요한 키워드라 생각합니다. 철두철미한 실천형 인간인 셈이죠. 인도의 독립을 위해서 실천을 하는. 간디가 생각하는 진리는 선한 힘, 영어로는 common good, 도덕적 선이었습니다. 그런 것들을 바라보면서 추구하고 실천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진리를 추구하는 관점에서 삶을 살려고 노력했다는 거죠. 기독교관점에서 보면 하나님을 추구한다고 보면 되어요. 하나님처럼 살기를 원할 거 아니에요. 그런 것처럼 간디는 사티아(Satia)를 구현하기 위해 아힘사(Ahimsa)라는 방법을 취했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될 것입니다.
우리 입장에서 중요한건 교육이잖아요. 간디는 먼저 인도의 정신을 해방시키려고도 노력했어요. 일종의 계몽 운동처럼. 유럽문명의 힘이 대단하다고들 하지만 인도 상황에는 맞지 않는 거거든요. 들은 바에 의하면 간디는 아동교육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해요. 유럽식교육은 아동의 인지발달이 목표인 인지교육이었죠. 그런데 간디는 전인교육(holistic education)이라 해서, 머리만 발전시키는 게 아니라 신체도 발전시키려고 노력을 했어요. 요즘에도 STEAM 사고, 융합인재교육 하면서 직접 만들어보도록 노력을 많이 하잖아요. 어떻게 보면 간디가 많이 앞선 거예요. 간디는 공작(craft)같은 요소에 집중했고 몸과 마음과 혼, 세 가지 요소를 발전시키는 교육, 영적인 것까지 발전시킬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금 우리도 아두이노를 활용하는 것처럼, 머리만 가지고 공부할 때보다 직접 크래프팅을 할 때 머리만 쓰지 않게 되잖아요? 이런 이유로 간디도 아동교육에 있어 읽고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얘기한 것이지요. 교과목들에다 크래프팅(craft)을 넣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개인적으로 기술교육과, 가정교육과가 식물을 키우는 것처럼 교원대 학생들 전체가 자기만의 나무를 키워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교수님들 중에는 직접 농사를 지어보는 사람도 있어요. 이 때 느낌이 아주 다르다고 해요. 땅에서 무언가 자라는 걸 보면서 마음에 평안과 성취감이 찾아오고,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다 보면 우리도 결국엔 흙으로 들어가야 하잖아요. 그런 주제를 비롯해 총체적으로 자기만의 관점이 형성되는 것이지요. 교사가 되어서도 폭넓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하고, 그런 이유로 경작활동을, 무언가를 만들어보는 과정을 거쳤으면 좋겠습니다. 지금도 제 주장은, 책 꽂아놓고 컴퓨터를 활용하는 도서관은 더 이상 의미가 적다고 생각해요. 폭넓은 사고가 가능하고, 생산적인 활동이 가능한 공간이 돼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교사로서 더 폭넓은 안목, 학생들을 전인적으로 포용할 수 있는 안목을 가질 기회를 가졌으면 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제가 이 책을 더 좋아했는지도 모르겠네요. 
사티아 그라하(Satia Graha)는 비폭력적으로 싸우는 것, 상대방과 폭력으로 싸우는 대신에 정신적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사는 것에 가까운 것입니다. “너가 한 대 때리면 나는 두 대 때리겠다”가 아니라 잘못을 깨닫게 하는 방법으로 가는 거죠. 우리가 하나 놓치지 말아야할 것은 우리가 결국엔 다 같은 인간이라는 점인 것 같아요. 인간이라면 마음 깊은 곳에 인간으로서 기본적으로 통하는 생각들, common good처럼 선한 면이 있다고 생각해야 해요. 사람이 다시 선한 마음으로 돌아오게 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교육의 의미는 없어져 버리는 거나 마찬가지니까요. 특히 교사들의 경우에는 힘든 상황이 많을 거예요. 그렇더라도 “그 사람은 돌아올 것이다”라고 부모님의 마음처럼, 야단을 치더라도 내 자식은 돌아올 거라는 믿음을 갖고 기다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도 그런 생각으로 살다보면 상대방이 어렵게 하더라도 그대로 갚아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깨닫게끔 만드는 것이 진정한 변화를 촉진하는 방법이란 걸 알게 되죠. 어려운 일이에요. 그런데 간디는 그걸 했다는 거죠. 성자인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서진경 기자, 현정우 기자  jingyong1030@naver.com, kubric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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