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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1호/종합탑] L교수, 파면 결정

총학생회장 단식 종료, 향후 대책 수립 필요 김지연 기자l승인2018.10.29l수정2018.10.29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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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징계위원회(이하 ‘징계위’)는 L교수의 징계를 파면으로 결정했다. 총장은 이날 5시 37분, 청람광장 ‘아침햇살을 기다리며’ 게시판에 ‘L교수 징계 관련 대학의 입장’이라는 글을 게시함으로써 징계위의 파면 결정을 알렸다. 교육공무원 징계령 제17조 1항에 따르면 징계처분권자는 징계위에게 징계의결서를 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파면을 집행해야 하며, L교수는 30일 내에 결정에 불복하여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을 청구할 수 있다.

징계위 회의를 앞둔 시점에는 학우들의 파면 요구가 잇따랐다. 지난 19일에는 신지윤(교육학·15) 총학생회장이 파면 결정이 있을 때까지 무기한 단식을 선언했으며, 19일 오후 5시 30분과 22일 오전 10시에는 학우들의 파면촉구 학생행동이 있었다. 22일 집회를 마치고 난 뒤에는 오전 11시 마지막 징계위 회의 시간에 맞춘 침묵시위가 진행됐다.
파면 결정이 발표된 후 나흘간의 단식을 종료한 총학생회장은 부총장 면담에서 전수조사를 포함한 재발방지대책 수립에 학우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것을 요청하였고, 이에 총장–학생대표자(대책위원회를 비롯한 연대기구자)간 협의체를 구성하여 차후 대책에 학생의 목소리를 반영할 것을 약속받았다고 알렸다.


◇ 총장, 사건대책위의 면담 요청 거절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진행된 L교수 파면 촉구 서명운동에는 학내 구성원 1273명이 참여했다. 교육학과 L교수 사건대책위원회(이하 ‘사건대책위’)는 총장에게 서명을 전달하고, 전수조사와 재발방지대책의 계획과 진행 상황에 대해 듣고자 총장 면담을 여러 차례 부탁하였으나, 총장은 이를 거절했다. 10월 18일 사건대책위와의 통화에서 총장 비서실은 총장이 지난 학기 윤리교육과 H교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대화에서 기분이 상했기 때문에 더 이상 학생을 만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결국 사건대책위는 서명운동과 포스트잇 운동의 결과를 총장에게 전달하지 못했다. 19일 자유발언에서 사건대책위 위원은 “불쾌하기 때문에 1273명의 목소리를 듣지 않겠다는 것입니까? 이것이 학교의 대표라는 할 사람이 할 소리입니까? 저희는 분노를 금치 않을 수 없습니다.”라며 총장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학기 윤리교육과 H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H교수 사퇴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했으나 결과를 총장에게 전달하지 못한 적이 있다. 19일 자유발언에서 비상대책위원장 장혜정(윤리교육·17) 학우는 “총장에게 단지 내가 대등한 느낌으로, 사무적인 느낌으로 말했다는 것만으로, 그리고 내가 녹음을 요청했다는 것만으로, 기분이 상했다고 하셨다. 그리고 “나가”라고 하셨다. 내게 나가라고 열 번 정도 소리를 질렀다.”라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며, “지금 피해자 분들이 어떻게 계시는지 모르겠다. 이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생각하실지. 이것도 2차가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이렇게 고생하고 있는데도 학교 측이 아무것도 변하지 않고, 알려주는 것도 없다”며 답답한 심정을 호소했다.

◇ 총학생회장, 파면 결정 시까지 무기한 단식 선언
지난 19일 00시, 총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에 ‘교육의 이름에 먹칠하지 말라’는 제목의 총학생회장 무기한 단식 선언문이 게시되었다. 선언문에서 총학생회장단은 “우리 대학은 기로에 서 있다. 잘못된 부분을 도려내고 스스로 바로잡을 수 있는 자정능력이 있는지 보여주어야 할 때다”, “우리들의 삶은 당신들이 허락한 범위 내에서 머무르지 않을 것이다. 학생 하나 없는 징계위원회에서 희망찬 결정이 내려지기를 마냥 기다리고 있지는 않겠다. ‘미래교육을 주도하는 예비 교육자’로서 학교에 이름에, 교육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투쟁할 것이다”라며 L교수의 파면 결정이 있을 때까지 총학생회장의 무기한 단식을 선언했다.
총학생회장은 학생회관 앞에 단식농성 부스를 마련하고 단식을 시작했다. 총학생회장은 19일 L교수 파면촉구 학생행동 자유발언에서 “단식 결정을 하고 많은 얘기를 들었다. 내 건강을 걱정해주시는 분도 있었고, ‘아직 경찰 조사 결과도 나오지 않았는데 섣부른 결정이다’, ‘징계위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려야 하지 않느냐’ 하시는 분도 있었다. 우려해주시는 부분 모두 이해한다. 하지만 징계위 결정이 내려져 버리면, 다른 사람이 번복을 요구하거나 의견을 제시할 수 없다. 그리고 법률상 징계위에는 학생이 참여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그 과정도 비밀로 유지되어야 한다. 그 징계위가 월요일에 열린다. 위원회에 누가 들어가서 어떤 얘기가 나오는지, 그런 것을 전혀 알지 못하면서 결과에는 따라야 하는 이 상황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 사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법적으로 학생은 징계위에 들어갈 수 없고, 내가 단식을 하든, 단식하다 쓰러지든 징계위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꼭 단식이 어떤 일을 빠르게 이루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서만 기능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학생들이 이 사안을 이렇게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 학교와의 대화를 이렇게 원한다는 것을 전달하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아직도 고민하고 있지만, 끝까지 목소리를 내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다면 많은 구성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지 않을까.”라며 단식을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남형민(수학교육·14) 부총학생회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총학생회장의 단식일지를 기록했다. 단식 3일차인 21일에는 “오늘은 전국 교육자료전이 개관하는 날이었다. 전국의 선생님들이 학교를 찾았다. (...) 전해 듣기로는, 외부인들도 오는데 학생회관 앞에 떡하니 단식부스 차려놓고 이렇게 L교수 사건에 대하여 알리는 것이 부끄럽다고 했다고 한다. 회장은 내가 단식하는 게 부끄러운지, L교수가 부끄러운지, 도대체 무엇을 부끄러워해야 하는 것인지 화를 냈다”는 소식을 전했다.

◇ L교수 파면촉구 학생행동, 120여 명 학우들과 시민단체 참석
19일 5시 30분과 22일 10시 30분에는 교육학과 L교수 사건대책위원회(이하 ‘사건대책위’)와 그 연대 기구가 주최한 L교수 파면촉구 학생행동이 있었다. 전통예술연구 동아리 ‘맥’이 구호 제창과 본부 행진을 함께했다. 19일 집회는 학생회관 앞에서 시작하여 대학본부 앞으로 행진한 후 마무리되었으며, 약 100여 명의 학우들이 참석했다. 자유발언에 참여한 한 학우는 “이런 원통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강력한 징계와 확실한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우리는 목 놓아 외치는데, 우리의 목소리는 실바람처럼 힘없이 공기 중으로 흩어지는 것만 같다. 아무리 소리쳐도 저들은 듣지 않는다. 저들에게 우리의 비명은 그저 듣기 싫은 소음에 불과한 것 같다. 하지만 그럴수록 우린 더 크게, 더 죽도록 소리쳐야 함을 느낀다.”며 투쟁 의지를 보였다.
22일에는 오전 11시 징계위원회 시간에 맞추어 오전 10시 30분에 대학본부 앞에서 집회가 진행되었다. 이날 집회에는 학우들 외에도 미투에 연대하는 시민단체와 개인으로 구성된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충북시민운동’이 참여하였으며, 충북인뉴스 등 외부 언론도 취재를 위해 방문했다. 집회에 참석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한 한 학우는 자유발언에서 “지금 4학년인데, 도저히 공부가 안 되었다. 여기 1학년부터 4학년까지 전부 계실 거 같은데, 마음은 모두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부끄럽다.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학교에서 배우고 학교에 나가서, 학생들한테 민주주의를 가르칠 수 없을 것 같다”며 집회에 참석한 이유를 설명했다.
징계위 회의가 시작된 11시부터는 침묵시위가 진행되었다. 약 120여 명의 학우와 시민들은 대학본부를 마주보고 돗자리를 깔고 앉아 침묵을 통해 L교수의 파면을 요구했다.

◇ 징계위원회, L교수 파면 결정
이날 5시 37분, 총장은 청람광장 홈페이지에 ‘L교수 징계 관련 대학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총장은 “지난여름 이후 이번 학기 구성원 모두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던 L교수 사건에 대해 오늘 징계위원회는 L교수에 대해 파면으로 징계를 결정했습니다. 조사 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당사자의 직접적인 소명을 듣고 9인의 징계 위원들이 고심의 고심을 거듭한 가운데 최종 결정을 내렸습니다.”라고 징계위원회 결정을 전하며, “우리대학 모든 구성원들은 혹시라도 그동안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스스로에게 허용해온 부조리가 없었는지를 성찰해야 합니다. 총장인 저는 앞으로 더 이상 구성원들의 마음을 짓누르는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 않도록 만반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습니다.”라고 알렸다. 이에 총학생회는 “징계위원회에서 L교수의 파면을 의결하여 징계의결서를 총장에게 제출하였으며, 해당 징계의결에 대하여 총장이 결재를 완료했다”며 총학생회장의 단식 해제를 알렸다.
사건대책위의 연대기구로 활동한 윤리교육과 H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파면 결정 소식에 “H교수 사건이 사실 나쁜 선례지 않은가. 징계위에서 한번 결정을 내려버리면 학생들이 할 수 있는 게 정말 없다는 것을 저번 학기에 느꼈고 그래서 이번 연대도 정말 절실하게 참여했는데, 그래도 이제는 학교가 바뀌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얌전한 줄만 알고 있었던 사람들이 들고 일어나니까 놀라서 조금씩 바뀌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번에는 외부 단체가 관심을 모으고 학교 이미지가 나빠질 것 같으니까 총장이 학생들과 만나지도 않은 채로 떠밀리는 듯 결정한 것 같은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는 소감을 전했다.

◇ 파면 결정, 그 다음은?
총학생회장은 22일 오후 3시에 총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부총장 면담을 진행한 사실을 알렸다. ‘징계위원회의 결과를 비롯하여 차후 재발방지대책, 전수조사 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듣고자 총장 면담을 요청하였으며, 총장의 국외 출장으로 인하여 면담이 불발되어 부총장 면담을 진행하였다’고 밝힌 총학생회장은 ‘전수조사를 포함한 재발방지대책 수립에 학우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것을 요청하였고, 이에 총장–학생대표자(대책위원회를 비롯한 연대기구자)간 협의체를 구성하여 차후 대책에 학생의 목소리를 반영할 것을 약속받았다’며 면담 결과를 전했다.
총학생회장은 부총장과의 면담 후 사건대책위를 비롯한 연대기구에 상황을 공유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총학생회, 사건대책위를 비롯한 연대기구는 차후 대응을 위한 TF(Task Force, 정규 조직과 달리 특정 업무를 해결하거나 사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문가 등을 선발하여 임시로 편성한 조직)를 구성하였다. 총학생회장은 “TF에서는 학교의 재발방지대책 마련 및 실행의 경과를 학우들에게 전달하고, 전수조사를 포함한 재발방지 대책의 수립과 실행에 학생들의 의견이 전달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TF의 활동 경과는 총학생회 및 연대기구의 페이스북 페이지 등을 통하여 공유하겠다”라고 차후 대응 계획을 알렸다.

 


김지연 기자  r13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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