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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호/교육] 9년간 궐위 상태였던 성대 총여학생회, 존폐 총투표에 부쳐져

정당한 절차 따랐으니 문제 없다는 입장과 불법적·비민주적 투표라는 입장 팽팽히 맞서 이현주 기자l승인2018.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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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오전 10시, 성균관대학교에서 총여학생회(이하 총여) 폐지 총투표가 시작됐다. 12일에 투표가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현재 15일로 하루 연장된 상황이다. 지난 8월, 2009년부터 입후보자가 없어 9년간 궐위 상태였던 성균관대 총여에 후보자가 등장했다. 그러나 총여 선거 진행에 관한 논의 중 글로벌리더학부와 경영대학 회장단이 ‘총여학생회 폐지 투표’를 제안했고 1/3 이상의 전체학생대표자회의 재적의원이 서명하여 총여 폐지 총투표가 발의됐다. 이번 총투표에 대해 학내에서 큰 의견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비민주적이고 세칙에 어긋나는 불법적인 투표임을 비난하는 측과 충분히 절차적 정당성을 지켰으며 투표를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듣는 것이 옳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총여학생회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성성어디가(성균관대 성평등 어디로 가나?)'는 이번 총투표에 보이콧으로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 성균관대 총여 폐지 총투표 실시해

지난 8월 15일, 10여 년간의 공백을 깨고 성균관대 총여에 입후보자가 등장했다. 그러나 총여 선거 논의 과정부터 쉽지 않았다. 성균관대 총여에는 회칙이 존재했고 이에 따라 선거 절차를 거쳐 총여를 설립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총여 회칙이 정당성이 없고 회칙에 오래된 문구가 많고 부합하지 않는 선거시행세칙이 있다며 지난 9월 17일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를 통해 총여 회칙 제개정 발의권을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에 위임하고 회칙 제개정과 공포 이후 선거를 실시하라는 결정이 내려졌다. 전학대회에서 국어국문학과 4학년 대표자가 “중운이 회칙재정을 하는 것은 독립기구 존중의 문제의식과 민주주의의 일반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는 법률 자문을 받았다”며 전체 회칙을 개정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에 필요한 부분만 제한하여 개정하자는 수정안을 발의하였으나 부결되었다. 중운위원인 글로벌리더학부 회장은 전학대회 진행 중 과학우들이 총여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했다며 총여 페지 학생총투표안을 위한 대의원들의 서명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전학대회 재적의원 중 1/3 이상이 서명하여 '성균관대학교 인문사회캠퍼스 총여학생회를 폐지한다'라는 안건으로 총투표가 발의되었다. 글로벌리더학부 회장은 '학우들의 물음에 답하지 않을 수 없었'고 '누군가 학생총투표에 총여 존폐 여부를 묻는 것을 남성의 의견도 반영된다는 이유로 반대한다면 그것이 바로 여성우월주의'라며 남녀가 평등한 학생사회를 위해 총투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총투표를 비판하는 의견은 더욱 거세져 갔다. '성성어디가'는 ▲어떤 학생대표자가 발의했는지 일반 학우들뿐 아니라 투관위(투표관리위원)에게조차 열람을 불허한 비민주적인 총투표에 참여하지 않겠다 ▲그동안 궐위 중이던 학생자치기구에 입후보 희망자가 나오자마자 해당 기구를 폐지하자는 비상식적인 총투표에 참여하지 않겠다 ▲어떠한 사유도 없이, 아무런 대안도 없이 “총여학생회의 필요성을 묻기 위해” 총여학생회 폐지 총투표안을 제안한 글로벌리더학부 학생회장단의 위선을 좌시할 수 없기에 총투표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밝히며 정당하지 않은 투표에는 참여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총투표 보이콧 참여를 독려했다. 또한 투관위에서 준용하겠다고 한 <총학생회 선거 시행세칙> 확인 결과, 별도의 <총투표 시행 세칙>을 제정, 공고하지 않았으며 학생 총투표에 이 세칙을 그대로 준용하여 시행하는 것은 불법적인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투관위는 총투표를 발의한 학생들의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는 의무는 없으며 총학생회 선거시행세칙을 준용하여 투표를 진행하겠다는 것을 처음 학생총투표를 공고할 때 명시했고 회칙에 학생총투표를 위해 별도의 투표시행세칙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이 없다며 총투표가 정당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졌으니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역대 총여, 총학 졸업생들은 입장문을 통해 “소위 '절차적 정당성'을 명분 삼아 역사성과 현재성을 띤 학내 자치기구를 폐지하려는 시도는 '민주적 절차'로 '민주주의를 폐지'하겠다는 것으로서 토론과 합의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동이라고 간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며 절차적 정당성이 곧 민주주의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총투표의 공정성, 합법성에 관한 의견이 팽팽히 대립하는 상황에서 지난 10월 10일 총여 폐지 총투표가 시작됐다. '성성어디가'는 총투표의 부당함을 이야기하는 카드뉴스와 성명서 등을 전시하면서 계속해서 보이콧을 통해 투표율 미달로 총여 폐지 논의를 무산시키자고 주장했고 선관위는 '하자, 투표'라는 문구를 달고 투표를 독려했다. 투표 셋째 날인 10월 12일 기준, 투표율은 44.80%이며 총투표 기간은 15일 6시 30분까지 연장됐다. 총투표는 정회원 과반수의 투표와 유효투표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한편 '성성어디가'는 총투표 후 행보에 대해 “총투표가 가결되든 부결되든 저희가 2학기 내내 해왔던 총여재건운동과 보이콧운동이 어떤 의미였는지 돌아보고 알리는 짧은 행사를 기획하고 있고, 앞으로도 학내 성평등을 위한 활동들을 도모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 총여 필요성에 대한 의문

이번 성균관대 총여 폐지 총투표는 총여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됐다. 총여가 필요하다는 측에서는 학내의 성평등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았고 학내 성폭력 피해자 등 소수자와 연대할 자치기구가 부재해 아직 학내에는 총여가 존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성성어디가'는 자보를 통해 이모 교수의 성폭력 사건 당시 ▲학교는 선출직이 아니라는 이유로 학생들의 미투운동을 막아섰고 ▲총학생회는 지지성명을 발표했지만, 학교와의 면담을 마친 학생대표자들은 학교와 피해 교수의 주장이 상충되어 더이상 함께하기 어렵겠다고 했고 ▲교무처의 인권센터 신고 학생 색출 혐의에 대해서도 ‘당시 미흡한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었다는 학교의 답변을 수긍하는 데 그쳤다며 학생들의 인권을 위해 총여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한편 총여가 폐지되어야 한다는 측은 현재 학내 성평등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으며 기존에 활동하고 있는 총학이나 성평등 기구가 총여의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음을 주장했다. 또한 남녀 모두가 낸 학생회비를 여성만이 회원인 총여에 사용하고 투표권 또한 여학생에게만 있는 것은 불평등하다는 의견을 내었다.

 

성균관대 총여 폐지 총투표는 기구의 특정 행위가 아닌, 그 기구 자체의 필요성에 의문을 던지고 존폐를 총투표에 내걸었다. 왜 오랜 궐위 상태에도 제기되지 않았던 총여 필요성에 관한 논의가 후보자가 등장하자 촉발되어 기구의 폐지까지 논해질까. '성성어디가'는 페미니즘 백래쉬라고 설명했다. “총학생회가 낸 총투표 공고문에는 대의원 3분의 1 이상의 서명 요건을 충족하였다는 말 이외에 사유는 찾아볼 수 없었다.”며 “후보자가 나오자마자 해당 기구를 폐지하자는 작금의 사태가 전형적인 페미니즘 백래쉬라고 생각한다. 총여학생회가 아니라 동아리연합회, 총졸업준비위원회였어도 폐지를 총투표로 물었을까? 이렇게 급하게 절차적으로 무리해가며 11월 총여학생회장 선거를 앞두고 말이다.”라고 밝혔다.

 

총여라는 기구의 목적은 평등을 향해있고 평등과 민주성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가치이다. 총투표 결과에 따라 성대 총여의 운명은 달라지겠지만 모두를 위한 평등은 반드시 지켜질 수 있는 방법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현주 기자  kyo61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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