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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호] ‘무상급식’찬반보다 중요한 것

편집장l승인2018.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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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6일은 광역단체장과 지역단체장의 공석을 메우는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는 날이다. 서울시장의 보궐선거도 포함된다. 지난 8월 26일자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시장직을 사퇴했다. 이는‘무상급식’주민투표에서의 실패에 따른 책임이었다. 주민투표용지에는‘소득 하위 50%의 학생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한다’와‘소득 구분없이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한다’는 내용의 두 개의 선택사안이 담겼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전면적인 무상급식이 나라가 망할 수 있는‘과잉복지’라며 전면시행을 극구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전면적인 무상급식은 망국적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강조했다. ‘포퓰리즘’은 정책이 오로지 대중의 인기에만 영합해 목적을 달성하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무상급식을 하면 예산이 부족해 학교도 더 이상 만들지 못하고, 영어교육도 제대로 못시키며 급식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광고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무상급식’주민투표는 최종투표율 25.7%로 유효투표율 33.3%가되지 못해 무효처리 되었고, 시장직을 내걸고 시행된 주민투표가 무산됨에 따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사표를 제출 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에는 총 4명이 출마했지만, 여러 곳에서 진행되는 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장은 한나라당의 나경원 후보와 무소속의 박원순 후보가 유력하다. 언론에서는 나경원 후보와 박원순 후보의 과거 행적과 현재 행보, 무엇보다 그들이 내세우고 있는 정책을 비교하여 보도하고 있다. 특히나 전 서울시장이‘무상급식’으로 인해 자리에서 물러났기에 두 후보의‘무상급식’정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나경원 후보의 경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바통을 이어 받아‘전면 무상급식 반대’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박원순 후보의 경우‘무상급식의 전면 시행’을 정책으로 내놓았다. 사회 곳곳에서도‘무상급식 전면시행’찬반논쟁이 한창이다. 대체로 보수진영은 반대를, 진보진영은 찬성을 표하고 있다. ‘무상급식 전면 시행’찬반 논쟁이 정치적 이슈로 떠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
는 두가지다. 복지사회에 대한 국민들의 사회적 요구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점과‘무상급식’은 결국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시행된다는 점이다.
‘무상급식’이 국민들의 세금을 들여 하는 사업이기에 더 민감하게 받아들여지고 그에 관한 논쟁이 활발하다‘. 무상급식 전면시행’찬성 측 입장은 보편적 복지의 논리를 앞세운다. 돈이 더 들더라도 아이들에게 무상으로 급식을 제공하는 것은 보편적 복지의 차원에서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보편적 복지는 우리나라 에서 잘살고 못살고에 관계없이 누구나 동등하게 혜택을 받고 있는 복지로, 의료보험이 보편적 복지의 대표적인 예다. ‘무상급식 전면시행’반대 측 입장에서는 예산부족의 문제를 앞세운다. 부자 아이들까지 세금을 들여 밥을 먹일
필요가 있냐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말처럼 이는 과잉 복지이며 예산이 많이 들고 시행시 증세를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무상급식의 시행을 놓고 찬성측과 반대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지만, 이 두 주장 이전에 우선적으로 유념 해야할 전제가 있다. ‘정부는 국민의 뜻에 맞게, 국민이 낸 세금을, 적재적소에 쓰이도록 해, 추구한 목표를 달성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무상급식’복지예산과 관련하여 찬성 측과 반대측의 각각의 주장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무상급식 전면시행’에 반대하는 사람들은‘복지예산 부족’문제를 근거로 든다. 이는 어불성설이다. 개발 사업에 무분별하게 나서며 예산을 탕진하고 있는 현 실태를 바라보면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공적 사회지출(복지지출)은 6.9%로 OCED국가 중 꼴찌이며 OECD국가 평균 공적 사회지출(20.6%)의 1/3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런 수준인데도 정부는 복지예산을 점점 줄이는 형국이다. 반면 토목개발산업에 드는 예산은 점점 늘고 있다. 복지에 비해 절박하지 않은데도 이전의 것을 불필요하게 허물고 새로 짓고 부수고를 반복하는 건축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는 한강 르네상스와 디자인 서울등의 구호를 외치며, 권력과 맞닿은 건축회사들을 배불리는 정책을 펼쳐왔다. 한강르네상스 사업에는 5400억원, 남산르네상스 사업에는 1800억원, 디자인서울거리 조성 사업에 870억원, 서울
디자인올림픽에 834억원의 예산이 쓰였다. 이 외에도 2010년 한 해의 홍보비용으로 500억원에 육박한 돈을 흥청망청 써버렸다. 이들과 비교해‘무상급식’예산은 상당히 적다. ‘무상급식’은 하루 점심 한끼를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것으
로, 2011년 서울시 예산의 약 0.35%에 불과한 700억 원이 든다. 이는 예산이 부족해‘무상급식’할 수가 없다던 이들에게‘쓸데없는데 쓰이는 비용을 줄여 복지예산에 쓸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다. 반면‘무상급식 전면시행’이 국민들의 뜻으로 모아져 시행될 때, 그에 따르는 세금이 제대로 쓰이지 못한다면 반
대 측 주장처럼 국가의‘무상급식’은 포퓰리즘 정책으로 전락할 소지가 다분하다. 현재 이미 저소득층 아동을 대상으로 국가에서는 급식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굳이‘무상급식’을 전면 시행하지 않아도 복지대상이 되는 아이는 복지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복지는 정말로 필요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경우에 그것을‘복지’라 말할 수 있다. 지원없이도 풍족하게 잘 사는 사람에게도‘복지’예산을 써‘복지’혜택을 주는 것은‘과잉복지’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에게 들어가는‘무상급식’예산은 다른‘복지’예산으로 편성되어야 함이 옳다. 잘 사는 사람에게는 혜택을주면 안된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는 도저히 자립이 불가능해서 사회에서 손을 내밀어 도움을 주어야만 하는‘절박한’사람에게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무상급식을 전면적으로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나중문제다. 무턱대고‘무상급식’논쟁을 해치우는 것보다, 우선 복지예산이 제대로 쓰일 수 있는 사회구조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 시급한 문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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