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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8호]교수의 서재-역사교육과 조한욱 교수

“대학 시절 풍부한 독서, 훌륭한 자산으로 돌아와요” 김지연 기자l승인2018.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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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에는 문학을 많이 읽었어요. 한국문학, 세계문학 가리지 않고 소설을 굉장히 많이 읽었는데, 가장 좋아하던 작가는 이청준이었어요. 그분의 거의 모든 작품을 몇 번씩 읽었지요. 여러분은 이청준의 작품 중 어떤 걸 알고 있나요? <당신들의 천국> 얘기를 많이 할 것 같은데, 저는 초창기 작품인 <소문의 벽>, <쓰여지지 않은 자서전>부터 모든 책을 섭렵했고 영향도 많이 받았어요. 저의 지적 형성기에 가장 큰 영향을 주신 분이에요. 오랫동안 팬이었는데, 나중에 이청준 선생님을 만날 기회가 생겼어요. 어떻게 이야기를 하게 되어서, 선생님이 ‘정말 엄청난 팬이 여기 있구나’ 이걸 알게 되시고 서로 돈독한 관계가 될 수 있었어요. 원래 그분이 외부 특강을 안 하시는 분인데도, 제가 초청해서 교원대에서 특강을 해주신 적도 있어요. 교원대신문에서 인터뷰를 한 적도 있고요. 물론 다른 소설도 많이 읽었죠. 세계문학 중에서는 특히 독일 소설을 좋아했어요. 독일 소설 하면 헤세를 주로 이야기하는데, 저도 물론 헤세를 좋아하지만 가장 큰 감명을 준 작가는 토마스 만이에요. 수업 시간에 그의 작품을 이용한 적도 있지요. 가장 좋아했던 작품은 <마의 산>이에요. 거의 24시간 동안 꼼짝도 하지 않고 그 책을 읽었고, 새벽 4~5시에 마지막 장을 읽고 며칠 동안이나 일종의 전율에 빠져 둥둥 떠다니는 느낌을 받았지요. 토마스 만의 단편 소설도 좋아했고요. <토니오 크뢰거>나 <트리스탄> 같은 작품들이요. 대학 시절에는 어떤 날에는 책을 하루에 두세 권씩도 읽었어요. 원칙이나 질서를 갖고 체계적으로 읽은 게 아니라, 그냥 손에 잡히는 대로 마구 읽었어요. 이 작품이 어느 시대의 작품이다, 이런 것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읽었는데 제 전공이 역사라서 그런지 나중에 다 도움이 되더라고요. 예컨대 서양의 어떤 사조 같은 것을 이해하려고 하면 예전에 읽었던 작품이 떠오르는 거예요. 처음에는 아무런 체계 없이 읽었지만 저절로 정리가 된 거죠.

제가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어떤 책을 꼭 읽어라, 가 아니라 그냥 많이 읽으라는 거예요. 흥미로 읽어도 좋고 한번 흠뻑 빠져서도 읽어보고, 그러다 보면 언젠가 그 책들이 자기도 모르는 새 훌륭한 자산이 되어 돌아오거든요. 그런데 요즘 학생들은 책 사는 법을 잘 몰라요. 수업 시간에 필요한 것만 억지로 사고. 그런 책은 오히려 안 사도 된다고 생각해요. 본인이 정말 몰입해서 읽을 수 있는 책을 샀으면 좋겠어요. 그래샤 작가들도 먹고 살지 않겠어요. 사람들이 책을 안 사면 작가의 저변이 적어지고, 그럴수록 그 나라의 문화 수준이 떨어지는 거예요. 일단 책을 사면 당장은 읽지 않더라도 언젠가 읽게 되고 그러면 큰 도움이 되거든요. 거창하게 얘기하자면 우리나라 문화에 기여한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고, 너무 비싼 책은 도서관에 신청하면 돼요. 읽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여러 방법이 있는 거죠.
특히 교사는 의무적으로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요즘은 TV, 인터넷 같은 매체에서 책을 소개하면 사람들이 우르르 가서 그 책만 사서 봐요. 그러니까 결국 방송PD나 기자 같은 사람들이 책을 추천하는 건데, 그 사람들이 그럴 만한 자격이 있냐는 거예요. 추천은 교사가 해야죠. 교사가 스스로 책을 많이 읽고, 좋은 책과 좋지 않은 책을 구별해 학생들에게 권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해요. 그래서 우리학교 학생들이 책을 더 많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김지연 기자  r13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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