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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8호/시론] 교원노조법, 개정이 필요하다

정필운 일반사회교육과 교수l승인2018.09.17l수정2018.10.05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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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3년 10월 고용노동부의 법외노조 통보에 따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은 법외노조가 되었다.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 (이하 ‘교원노조법’) 제2조가 해직 교원을 조합원으로 가입·활동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도 이들이 계속 활동하도록 두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정권이 바뀌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최근까지는 고용노동부가 이를 직권 취소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타당하냐를 두고 청와대와 노동계가 예리하게 대립하고 있다.

필자는 그와 같은 현안 해결도 중요하지만, 예비 교사인 우리 대학 학생들과 함께 현행 교원노조법 제2조의 타당성에 대하여 생각해 보고자 한다. 해직 교원, 계약기간이 종료된 기간제교원 등 일시적 실업상태에 있는 자로서 교원으로 취업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 사람, 교원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으면서 교원으로서의 취업을 준비하는 예비 교원을 교원노조에 가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우리 헌법 제33조는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제1항)”, “공무원인 근로자는 법률이 정하는 자에 한하여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제2항)”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근로자의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자주적인’ 이익단체의 성격을 지닌 노동조합(이하 ‘노조’)을 친목회 등과 같은 일반적인 결사와 다르게 특별히 규율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사용자와의 관계에서 사실상 열등한 지위에 놓인 근로자가 대등한 지위에서 노동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하여 실질적 자유와 평등을 보장해 주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국가는 노조의 결성 및 자주적·자율적인 활동에 개입하는 것을 자제하여야 하는 동시에, 노조가 사용자와 대등한 협상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보호하여야 한다. 한편, 헌법은 노동3권의 주체를 근로자로 표현하고 있지만 헌법학계와 대법원 판례는 (ⅰ)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현재 특정 사업이나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자뿐 아니라, (ⅱ) 현재 특정 사업이나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하고 있지는 않지만 근로의사를 가진 실업자, 해당 사업의 해고자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노동조합법의 목적은 근로자의 노동3권 보호의 필요성을 기준으로 집단적 노사관계를 규율하는 것이고, 노조에 가입할 수 있는 근로자인지는 당해 근로자가 단체협약제도를 이용해야 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때문이다. 따라서 개별적 근로계약이 없더라도 계속적으로 노무를 제공하고 있거나 제공할 가능성이 있는 근로자는 노조에 가입하고 단체교섭을 할 수 있게 허용할 필요가 있다. 이 점이 현실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자에 대하여 국가의 관리·감독에 의한 직접적인 보호 필요성을 기준으로 근로자인지를 판단하는 근로기준법과 다른 점이다.

이미 설명한 것처럼 교원노조법 제2조는 해고된 교원, 계약기간이 종료된 기간제교원 등 일시적 실업상태에 있는 자로서 교원으로 취업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 사람, 교원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으면서 교원으로서의 취업을 준비하는 예비 교원을 교원노조에 가입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같은 교원노조법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교원을 교원이 아닌 일반적인 근로자와 다르게 취급되어야 할 이유가 있어야 한다.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취급하여야 하므로”. 그런데 이에 관한 연구를 했던 필자는 그래야 할 설득력 있는 논거를 찾지 못하였다.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선진 외국에서 교원노조를 일반적인 노조와 다르게 규율하지 않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국제노동기구(ILO)의 헌장과 제87호 조약, 제98호 조약이 군대와 경찰의 단결권 인정 여부는 국내법령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교원(국·공립학교 및 사립학교 교원)은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제한없이 인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아직 교원으로 임용되지 않은 교사자격 소지자나 해직 교원도 단체교섭에 참여하도록 하여 이 과정에서 자신의 이익을 적극적으로 투영시킬 수 있도록 보장하여야 한다. 비록 지금은 이들이 임용 전이라 당해 단체교섭의 적용이 확정적이지 않지만, 이들이 임용되면 당해 단체교섭이 이들에게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교원노조법 제2조는 아직 임용되지 않은 교사자격취득자 또는 해직 교원의 개별적 단결권과 이들을 조합원으로 가입·유지하려는 교원노조의 집단적 단결권을 지나치게 제한한 것으로 위헌의 소지가 있다. 따라서 이 조항은 헌법학계와 대법원 판례, 현행 노동조합법에 충실하게 개정되어야 한다.

교원노조가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이라는 주된 목적을 추구하지 않는 사이비 노조가 되어서도, 자주성을 갖추지 못한 어용 노조가 되어서도 안 된다. 그렇다고 해서 근로자와 자본가 사이에서 중립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국가가 이를 지나치게 염려하여 과도한 개입을 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

 

* 이 글은 필자의 논문(정필운, 교원노조의 조합원 자격 제한 규정에 대한 헌법이론적 검토, 헌법재판연구 제2권 제2호, 헌법재판연구원, 2015.12., 45~82쪽)에 기반하여 쓴 것이니 자세한 것은 이 글을 참고해 주십시오.


정필운 일반사회교육과 교수  knue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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