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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호/독자의시선]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정예주(초등교육·17)l승인2018.10.01l수정2018.10.0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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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각자 나름대로 바쁘고 치열하게 오늘도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때론 힘들고 버겁지만 그럼에도 버틸 수 있는 것은 소소한 행복을 그 가운데에서도 느낄 수 있어서 일 것이다.

내가 느끼는 소소한 행복 중에서 한 가지는 ‘선물’을 받을 때이다. 타인에게서 받는 선물, 그리고 내가 내 자신에게 주는 선물. 살면서 감사하게도 참 많은 선물을 주고 받을 수 있었는데 매번 받을 때마다 특히나 잊지 못하는 선물은 나에게 ‘책’들 이었다.

나도 내가 정말 특별한 선물을 주고 싶을 때, 나에게 정말 특별한 사람이라는 것을 각인시키고 싶을 때 직접 서점을 가서 정말 오랜 시간을 공들여 그 사람을 생각하며 책을 고른다. 그리고 꼭 책 맨 앞 장에 책을 고르며 떠올린 그 사람과 나의 마음을 짧은 편지로 적어서 선물을 준다.

나에게 책을 선물하는 일은 다른 어떤 것을 선물할 때보다 훨씬 정성이 드는 일이다.

처음 내가 책을 선물한 것은 우리 엄마였는데, 정확히 5년 전 엄마 생신이었다. 엄마한테 줄 책을 고르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 일줄 몰랐는데 거의 하루를 서점에서 온통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그렇게 힘들게 고른 책의 제목이 공지영 작가의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였다. 그 때 중3의 나는 막 사춘기를 벗어나서 내가 좀 컸다고 착각을 하고 있었고 내 딴에는 엄마를 응원한다는 이 메시지가 참 마음에 들어서 고른 책이었다. 그런데 책을 넘겨보니 그 책은 엄마가 사랑하는 딸에게 편지를 쓰는 내용이었고, 책 제목은 엄마가 딸에게 하는 말이었다. 그 자리에서 책을 읽어본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책을 계산하고 집에 와서 나름 제일 예쁜 글씨로 엄마한테 편지를 써서 선물을 드렸다. 그런데 내가 대학생이 되어 기숙사 입사하기 전 날, 그 책이 내 책상에 놓여있었다. 엄마가 나보고 이제 이 책을 내가 기숙사에 가져가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리고 그 책은 지금까지 내 책상에 놓여 있는데, 때론 세상에 나 혼자인 것 같고 너무나도 힘든 일이 나한테만 생기는거 같을 때, 엄마가 너무 보고싶을 때 엄마가 써놓은 편지와 같이 힐링하며 꺼내보곤 한다. 난 그 뒤로 마음을 전하는 일에 ‘책’이 정말 좋은 선물이라고 생각하며 지내왔다.

이번 여름방학에 SNS를 하는데 내 눈에 번쩍 들어온 것이 있었는데 바로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책 프로젝트’였다. 우리는 서로를 모르지만 본인이 선물하고 싶은 책을 누군지는 모르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선물하고 선물 받는 프로젝트였다. 이런 아이디어를 낸 그 누군가가 존경스럽기까지 하면서 매우 설레고 기쁜 마음으로 나는 참여했다. 나도 책 선물을 하기 위해 직접 서울 코엑스의 별마당 도서관에 가서 하루종일 책을 골라 왔다. 거기서 골라온 책은 ‘소확행’이라는 책인데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바로 이 프로젝트에 가장 어울리는 말이자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책을 골라왔다. 그리고 나는 벌써 두 권의 책을 선물 받았는데, 내가 평소에 관심을 가지지 못했던 분야의 책이라서 좀 놀라고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그냥 책을 받았다는 것이 너무 기뻤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은 책이 있는데 바로 누구나 다 알고있는 ‘어린왕자’라는 책이다. 나에게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책이자 가장 많이 읽어본 책이다. 고등학교 때 내가 정말 존경하는 국어 선생님 생신 날 나는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이라는 책을 선물해 드렸다. 나는 그 때가 고1이었고 선생님께서 야자 감독 하실 때마다 그 책을 읽고 계신 것을 보면서 왜 저렇게 오래 읽으시나 궁금했었다. 고2가 되었을 때도 선생님은 또 그 책을 읽고 계셨고 내가 고3이 되고 졸업이 가까워 왔을 때도 선생님은 그 책을 읽고 계셨다. 그리고 졸업식 날 선생님의 편지와 함께 어린왕자 책이 내 책상위에 올려져 있었다. 원하는 대학에 합격한 것을 축하한다고, 정말 좋은 선생님이 될거라고 써주신 그 편지는 절대 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나는 매 해마다 어린왕자라는 책을 읽고 있다. 선생님이 그러셨듯이 내게 책을 선물해 준 사람을 생각하기 위해서, 또 그 책은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커가기 때문에 읽을 때마다 새로운 것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책을 보는 것을 지루해하고 싫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마음을 진실되게 전하고 느끼게 하는 것이 책이라는 걸 점점 알아가는 중이다.

오늘은 내가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던 날이다. 나만 수업 내용을 이해 못하고 상식도 부족한 것 같고, 이렇게 해서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그래서 나는 수업이 끝나자마자 짐을 싸서 집으로 왔다. 두 권의 책을 가지고. 그리고 지금 5년 전 엄마께 선물했던 그 책을 3번째 다시 읽는다.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정예주(초등교육·17)  knue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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