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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8호/기획] 교수 성범죄 사건, 끝나지 않은 이야기

글 : 김지연 기자/편집 : 정화정 기자l승인2018.09.17l수정2018.10.0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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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교수의 성범죄 폭로 사건으로 학내의 관심이 뜨겁다. 교수의 성범죄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3년 교육학과 이 교수 사건과 2006년 윤리교육과 H교수 사건을 시간에 따라 정리해보았다. 사건에 대한 조사와 학우들의 투쟁 모습, 그리고 징계 결과를 지난 신문과 함께 살펴보자. 

아래는 연표 옆 회색 상자 안에 있는 기사를 위 에서부터 차례로 써 놓은 것이다.

“이 자리에서 교수는 학생 측의 질문에 ‘취조하냐’며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고 자신의 심적 고통으로 항변하며 고압적 자세로 일관하였다. 또 비대위 측에서 사건의 전말을 열거하자 ‘개연성이 있다’고 수긍하였으나, 다시 기억나지 않는다며 책임에 대한 발언을 회피했다. 이 교수는 사과문 제출의 이유에 대해서는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어 가족과 지인들이 피해를 입는데 대한 죄송함’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교수는 면담과정에서 ‘그런 행위를 한 교수가 있다면 사퇴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3. 04. 14 한국교원대신문 222호 “퇴학 각오, 이 교수 퇴진 관철시킬 것” 유경주 기자)
“논란이 되는 부분은 위원회 인원에 학생 비율이 적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 학생처는 ‘위원회는 대변하는 자리가 아니라 심사를 위한 조직이기 때문에 비율은 적당하다’고 답했다. 다른 대학의 경우 학생을 3분의 1 정도의 비율로 참여시키고 위원회 성비도 명시하고 있다. 또 위원회 구성에 외부 전문가를 추가하여 심의의 공정성을 기하는 점이 우리와 다른 부분이다.” (2003. 04. 28 한국교원대신문 223호 “29일 대학 본부 앞 집회 예정-우리대학 자정력 반영하는 시험대 될 터” 유경주 기자)
“한편, 조속한 해결이 요구되는 가운데 진상조사 위원회는 피해자들의 거부로 조사가 중단된 상태다. 피해자들의 조사 거부 진상을 살피면, 지난 28일 진상조사위원회(이하 위원회)를 담당하는 교무처와의 만남에서 교무처는 위원회가 정리한 정황 자료가 맥락이 맞지 않자 피해자에게 진술서를 작성해 오라고 말했다. 피해자 측은 이날 위원회 측이 ‘언론에 알린 점을 언급하며 우리를 죄인 으로 몰아갔다’고 호소했다. 7일 피해자 측이 제출한 진술서를 두고 담당행정직원은 교수 양성 비용을 운운하며 ‘진술 내용이 거짓이 아니냐’고 추궁하고, 진술서 중 ‘평상시 행동 부분은 제외하고, 사건이 터진 양일간의 일만 적어라’고 말한 것 으로 전한다. 피해자 측은 ‘명예를 실추시키지 말 고 학사일정에 따르라’는 말을 들으면서 조사에 응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2003. 05. 19 한국교원대신문 224호 “본부 측, 이 교수 사건 학내 자체 처리 강조해” 유경주 기자)

아래는 연표 옆 노란 상자 안에 있는 기사를 위 에서부터 차례로 써 놓은 것이다. 

“지난 주, 윤리교육과는 공론화 작업의 일환으로 기숙사 식당 앞 선전 및 H교수 사퇴를 위한 서명운동을 벌였다. 실제로 청람광장 게시판은 이번 사태로 인해 올해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게 달구어지고 있어, 학우들 사이에서의 공론화 작업이 상당히 진척된 것으로 보인다. 윤리교육과는 이번 문제의 해결을 위해 투 쟁까지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윤리교육과의 한 대표자는 ‘현재 학내 투쟁의 일환으로 서명 운동을 진행 중이며, 이후 총학생회와의 연계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혀 H교수 사퇴 요구는 더욱 그 수위가 높아질 전망이다. 그 첫 단계로 이번 주에는 확대운영위원회의 이름으로 작성된 성명서가 발표되기도 했다. 이 학우에 따르면, 현재 H교수의 사퇴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에는 약 1,300명의 학우가 참여한 것으 로 알려졌다.” (2006. 04. 17 한국교원대신문 261호 “윤리과 H교수 사태 학내 ‘뜨거운 감자’” 박지한 기자)
“투쟁의 단위가 윤리교육과 비대위에서 총학 생회로 옮겨가면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던 투쟁. 하지만, 총학생회로 넘어갔던 투쟁은 다시 시작되지 않았다. 윤리교육과 비대위가 해소 되면서, 투쟁은 사실상 끝나버린 셈이다. 윤리 교육과 비대위가 해소된 5월부터 7월에 징계 위원회가 열리기까지 약 2달의 기간 동안, 총학생회는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았다. 지난 학기에 열린 11, 12차 확대운영위원회 에서 교수 성추행 관련 논의가 있었으나, 이조차도 구심점을 찾지 못한 채 무의미하게 마무리되었다.” (2006. 09. 11 한국교원대신문 265호 “H교수를 찾습니다” 박지한 기자)
“윤리교육과 학회장 고수경(윤리교육·06) 학우는 ‘졸업을 위해 어쩔 수 없이 H교수의 수업을 듣는 학우들에게 더 이상 피해를 줄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지금까지 벌인 가시적 활동들도 우리의 뜻을 알리는 데 충분한 역할을 했다고 본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윤리교육과는 보이지 않는 투쟁을 계속할 예정이다. 윤리교육과 교수들에게 성명서를 전달해 H교수 사건 의 정황뿐 아니라 이에 대한 교수들의 입장을 다짐하는 일이 계획돼 있다. 또 H교수를 학과장 임명에서 제외시키고 학과 활동에 있어 일정 부분 제약을 가하려는 활동도 진행한다.” (2008. 09. 08 한국교원대신문 291호 “H교수 투쟁 전환점 맞아” 윤지희 기자)

[학우들의 의견]

무죄추정의 원칙은 면죄부가 아니다 / 익명의 학우

죄추정의 원칙은 면죄부가 아니다 최근에 청람광장에서 L교수를 옹호하는 입장에 서 무죄 추정의 원칙이 많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물론 헌법에 의해 모든 형사피고인(피의자 포함)은 판결 확정 전까지는 무죄로 추정됩니다. 또한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형사법의 원칙은 지켜져야만 합니다. 다만, 청람광장에서의 담론을 보면서 2가지 차원에서 안타까운 점이 있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근대의 형사법 기조는 국가의 무분별한 형사작용으로부터 견제함으로서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함을 목적으로 했습니다. 하지만 현대의 형사법의 기조는 피고인(피의자)을 국가의 무분별한 형사작용으로 보호하는 것과 함께 회복적 정의의 차원에서 피해자에 대한 보호 또한 역시 강조하고 있습니다. 국가가 단순히 나쁜 사람을 벌주는 것만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며, 국가는 피해자의 회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무죄추정의 원칙을 들먹이면서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 것인가에 첫번째 의문을 가집니다. 법학적 측면으로 접근해도, 무죄 추정의 원칙은 일반 대중들이 눈감고 있으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법률적으로 추정의 의미에는 간주와 달리, 반례가 나오면 깨집니다. 간주는 확정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어떤 증거가 나와도 간주된 데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추정'이라는 것은 모든 형사피 고인은 무죄로 추정되지만 범죄혐의점 증거가 생긴다면 그 추정의 강도는 약해져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사실을 밝히는 것은 법원의 몫입니다. 피해자의 증언에 대한 증거능력을 판단하는 것도 법원의 몫입니다. 저희의 역할을 피해자를 응원하며 정의가 실현되기를 기대하는 것입니다. 

 

권력남용의 또 다른 이름 / 손형우(윤리교육·18)

대학에서 벌어지는 성폭력 폭로는 학위를 필요로 하는 대학원생과 학위를 통과시킬 수 있는 자격을 가지는 지도교수와의 관계가 많다. 학교에서 벌어진 모종의 사건도 만약 지금까지의 혐의가 사실일 경우 이러한 권력관계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볼 수 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이러한 권력형 성추행은 더욱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먼저 권력형 성폭력은 범행의 빈도가 많다. 교수, 비단 교수만이 아닌 우리사회의 갑을 관계에서 ‘갑’은 그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 피해자의 신고를 저지시킬 수 있다. 이 때문에 권력형 성폭력은 피해자에게 더 많은 육체적, 정신적 피해를 끼친다. 또한 권력을 이용해 장시간, 다회에 걸친 성폭력은 자신이 가지는 권력을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는데 활용한다는 점에서 더욱 큰 해악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성폭력, 성추행이라는 이름으로 바라보는 학내의 ‘이’ 사건은 사실 조금 멀리서 보면 권력을 가진 자와 권력을 가지지 못한 자 와의 착취의 현장이다. 성 관련 폭로를 보면 전체적으로 가진 자에 의해 가지지 못한 자가 착취당하는 것이 일반이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성’에만 초점을 맞춘 여성지원 정책으로는 별반 도움이 되지 못한다. ‘남성에 의해 범죄를 당한 여성’ 이라는 프레임도 결국은 혐오의 재생산의 불과하다. 우리는 문제의 원인을 발본색원 할 필요가 있다. 남성여성의 틀을 넘어 문제의 근본원인을 살펴 보아야한다. 앞선 논의를 보면 우리는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타인을 착취하는 행위를 막아야 함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나는 우리사회의 성폭력 문제는 확실히 줄어들고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다고 하여도 신속하게 처리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우리 사회의 권력을 어떻게 남용되지 않고 올바른 사용을 강제할 수 있을지 알지 못한다. 비판이란 비판은 실컷하고 뭔 소리냐고 한다면 죄송하다. 한 개인이 이 문제의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 오히려 불가능 하지 않을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1. 성폭력은 남성여성의 단순한 시각에서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 2. 권력남용을 방지하는 사회가 곧 反성폭력 사회이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자신의 성에 의해 피해받고 차별받지 않는 동등한 세상을 꿈꾼다. 그러한 사회가 되길 희망한다. 충분히 청람광장에서 까일만한 내용이다. 그렇지만 논리적인 비판이 아니고서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그만 글을 마친다.


글 : 김지연 기자/편집 : 정화정 기자  knue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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