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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호] 지리교육과 이민부 교수

김지연 기자l승인2018.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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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의 서재’ 코너는 우리학교 교수님들이 대학생 시절 감명 깊게 읽은 책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는 코너입니다. 이번 호에는 지리교육과 이민부 교수님과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대학 시절, 교양 수업을 들으면서 교수님들이 추천하는 책들을 많이 읽었습니다. 다윈의 ‘종의 기원’, 맬서스의 ‘인구론’ 같은 책이요. 읽기 쉬운 책은 아니지만 서양사에 길이 남을 훌륭한 책으로, 대학교 때부터 지금까지도 가지고 있습니다. 두 권 다 굉장히 깊은 학술 서적이지만 저의 전공인 지리와도 연관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진화를 다루고 하나는 인구를 다루는 전혀 다른 책이지만, 이 책들의 주제에는 지리적인 분포가 아주 중요한 영향을 끼칩니다. 예를 들어 다윈의 책은 동물의 모습이 지역에 따라 어떻고, 그 모습이 지역적인 특징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나에 초점이 맞춰서 쓰여 있는데 그게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맬서스는 인구를 다뤘는데, 식량이 많이 생산되는 지역은 어떤 지리적인 특징을 지녔는지, 그 점이 어떻게 많은 인구로 이어졌는지 등의 실제 사례가 아주 많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헤로도토스의 ‘역사’와 헤겔의 ‘역사철학’에도 지리적인 내용이 굉장히 많이 들어있습니다. 조금 의도적일지는 몰라도, 지리적인 내용이 있으면 더 재미있게 읽었고 나름대로 그 책을 정리했습니다. 제 나름대로의 다윈이나 맬서스나 헤로도토스, 헤겔이 되는 것이지요. 그러다 보니 얼핏얼핏 읽던 책들도 지리학과 연관된 내용이 있으면, 가능하면 지리학 쪽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저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같은 어떤 주제라도 기초적인 배경을 잘 알고 있다면, 자신이 추구하는 주제를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다윈은 생물학자인데, 생물을 조사하러 가면 진흙탕에 다니는 생물과 딱딱한 돌에 다니는 생물의 서로 다른 발바닥 형태가 보이겠죠. 또 헤겔은 철학자인데, 그의 책을 찾아보니 ‘역사는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질문에 지리적인 조건, 지질학적인 조건이 굉장히 강하게 작용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역사철학’을 읽을 때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헤겔은 특정 지역을 설명하면서 그 지역의 수준이 높은지 낮은지 지나치게 비교하는 부분이 조금 걸립니다. 그러나 그는 철학의 체계를 설정하는 데 있어서의 역사의 중요성, 그리고 그 역사에 있어서 주위 지역의 지리적, 문화적, 기후적 조건들이 전부 다 연결되어 있음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체육이나 음악을 전공한다 할지라도, 그 음악이나 스포츠가 나오기까지의 체계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위 배경을 아울러서 학습한다면 훨씬 풍요롭고 정밀하게 공부할 수 있다는 거지요. 그래서 요즘 융·복합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입니다. 자기의 전공과 주제를 중심으로 하되, 주위로부터 전공에 영향을 줄 다른 것들도 같이 가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지요.
문학작품 속에서도 지리적인 내용을 많이 찾을 수 있습니다.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에서는 러시아 혁명 당시 러시아 도시들이 어떻게 살아갔는지, 지형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었는지를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음이 복잡할 때, 이런 책을 통해서 편안함과 위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건 학생들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무 것도 확정되지 않은 미래가 불안할 때,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외로울 때 책에서 위안을 찾을 수가 있습니다.


김지연 기자  r13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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