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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4호/외부기고] 콩이랑 장이랑

임영선l승인2018.04.16l수정2018.04.16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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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릴 적 우리 집 부엌에서는 엄마가 아침마다 장독대의 된장을 한 주걱 퍼 와서 자작한 된장찌개를 끓이고 오목한 종지에 간장 한 그릇은 항상 밥상위에 올라오는 따뜻하고 구수한 기억이 남아있다. 고기가 흔하지 않던 시절 매일 먹는 장류로 인해 우리 식구들은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나라는 콩의 원산지답게 조상들의 지혜로 만든, 콩으로 만든 최고의 음식인 간장, 된장을 갖고 있고 우리 가정의 식탁과 학교급식에 거의 매일 올라온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먹고 있는 대부분의 간장은 조상 대대로 만들어진 간장이 아니다. 간장의 대부분은 수입된 GMO콩으로 대두박을 산 분해 방식으로 만든 공장식 간장이거나 대량생산을 위해 밀이나 콩에 황국균을 넣어 속성으로 발효시킨 양조간장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간장의 실체를 잘 모르는 가운데,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접근이 쉽다는 이유로, 맛이 있다는 이유로 양조간장을 선호하고, 이러한 가운데 공장식 간장이 우리 가정의 밥상을 넘어 급식, 외식에도 널리 사용되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한 자리 숫자로 줄어든 콩 자급률을 올리기 위해서는 수 만종에 이르렀던 우리 콩 종자를 복원하고 확대 재배하는 환경을 만들어 내는 일이 시급하다.
따라서 식생활교육부산네트워크에서는 옛날부터 오랜 시간 우리식탁을 지켜왔고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기다림의 미학으로 만든, 콩으로 만든 최고의 음식인 된장, 간장에 대한 올바른 교육이야말로 바른식생활교육의 시작이라고 생각하여 2016년부터 3년째 부산시내 초,중,고생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장학교를 3년째 진행해 오고 있고 올해부터 다른 지역 네트워크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장 학교는 일회성교육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론과 요리실습을 겸한 총 4차시로 진행하고 있다. 1차시: 콩과 장에 대해 알아보기(콩의 종류와 우수성, 콩 이름, 콩 속담 맞추기 등)
2차시: 된장(메주만들기, 된장, 청국장, 보리등겨장 맛보기, 청국장 까나페 만들기 등)
3차시: 간장(간장의 종류와 변신, 미각교육, 궁중떡볶이 만들기 등)
4차시: 고추장(고추장의 유래, 고추장 만들기, 떡꼬치 만들기, 4차시수업 평가)

◇ 왜 콩일까?
유엔은 2014년 소작농의 해, 2015년은 흙의 해, 2016년은 콩의 해로 정하면서 농부, 땅, 작물 콩을 순차적으로 다루었다. 그 많은 작물을 두고 콩을 정한 이유는 간단하다. 콩만큼 땅에서 순조롭게 잘 자라는 작물이 없기 때문이고 또 콩의 사용영역자체가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가 천연질소비료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땅을 건강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콩은 과거에도 오늘도 앞으로도 그 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작물이다. 현재 기후 변화와 농지 개발 등으로 식물자원은 날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콩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인류의 식품에서 콩이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콩의 보존은 인류의 미래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또 콩은 쌀과 함께 우리의 주식이며 콩에는 약 40%의 단백질이 함유되어 있다.  된장, 간장, 두부, 콩나물 등으로부터 넉넉하지 못한 고기 생선에서 부족한 단백질을 콩으로 대체했다.

◇ 된장의 역사
우리 민족은 까마득한 옛날부터 된장을 먹어왔던 것으로 추정된다. 왜나 하면 된장의 원료인 콩의 발상지가 남만주와 한반도를 연결하는 동북아시아 일대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언제부터 된장을 먹었는지 정확한 기록이 없어 확실한 것을 알 수 없지만, ‘삼국사기’를 보면 신라 신문왕이 왕비를 맞을 때 보낸 예물 가운데 장이 포함되어 있었고 고려 때에는 거란족의 침입으로 고통 받은 백성들에게 소금과 된장을 나누어 주었다는 기록이 있다.
중국의 위지동이전에 ‘고구려에서 장양을 잘 한다.’ 라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삼국시대 이전부터 이미 된장, 간장이 한데 섞인 걸쭉한 것을 담가 먹다가 삼국시대에 와서 된장, 간장을 분리하는 기술이 발달되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장양이란 술 빚기. 장 담그기 등 발효성 가공식품을 총칭한 것)
근래에는 11월에 불린 콩을 삶아서 메주를 만든 다음 따뜻한 곳에서 메주를 띄운 후 정월(2월쯤) 맑은 날을 택해 메주, 소금, 물을 이용해 장 담기를 한 다음 4월 진달래꽃이 필쯤 장 가르기를 하여 된장과 간장을 발효시킨다. 어찌 보면 장 담그기는 아주 간단하지만 적당한 햇빛, 바람, 시간과 그곳의 미생물이 장의 맛을 결정한다.
현대에 들어와 발효의 효능이 과학적으로 밝혀짐에 따라 발효 식품은 웰빙시대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식으로 새로이 조명 받고 있다.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 음식, 특히 한국에서 발효음식은 가장 토속적인 전통음식이며 앞으로 세계적인 음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찾아가는 장학교’를 진행하는 동안 처음에는 콩과 장에 대해서 별 관심 없어 하던 아이들도 삶은 콩으로 직접 메주를 만들어 보고 고춧가루와 천일염, 메주가루, 조청 등을 이용해서 내손으로 고추장을 담아서 엄마에게 갖다 드린다며 좋아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런 활동들이 좀 더 확산되어 내가 먹을 음식은 스스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기본적인 조리방법 등을 익힐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입시 위주의 교과목 편성이 우선시 되고 조리 등의 교육은 동아리시간이나 일부 관심 있는 선생님들의 학교에서만 진행되고 있고 또한 학교 사정상 조리실 등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은 학교는 신청과정에서부터 제외되는 경우가 있어 학교의 교육용 조리시설을 갖추는 것도 시급해 보인다.

 

 

 


임영선  식생활교육부산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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