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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4호/칼럼] 행복을 앗아간 서열

윤현지 기자l승인2018.04.16l수정2018.04.16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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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서열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존재이다. 줄 세우기는 아주 어렸을 적부터 살아있는 한 계속된다. 순위를 매기는 행동을 일상적으로 여기고 그러한 프로그램 또한 즐비한 게 현실이다. 한국이 그 어떤 나라보다 서열 과잉 상태에 놓여있고 그에 따른 폐해도 심각하다는 것은 잠깐 동안 중학생과 대화를 나눠보기만 해도 알 수 있다. “선생님 ‘K대학이 높아요. S대학이 높아요?” 교육봉사 중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진지하게 물어본다. 내가 물은 질문은 ’요즘 무엇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 꿈은 무엇인지‘였는데 이미 세상을 다 알아버린 것인지 우리 사회는 내면적인 생각에 관심이 없으며 그저 보이는 지표로 판단한다는 걸 영리하게 알아버렸다.
입사지원서를 검토하는 면접관은 지원자가 졸업한 대학을 가장 크게 본다는 사실을 스스럼없이 인정하며 “어느 대학을 들어갔는지 볼 수밖에 없지 않나요? 그게 학생 때 얼마만큼 노력하고 공부했는지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편리한 지표인데”하고 당당히 말한다. 그렇게 편리함은 고등학교 3학년 때 얼마만큼 죽을 듯이 공부했는지가 곧 일생을 대표한다는 듯이 치환해버린다. 대학에 와서, 또는 대학에 가지 않고도 뒤늦게 자신의 능력을 꽃피운 부분은 심사하거나 측정하기 어려우니 하지 않겠다는 배 째라는 식의 태도이다.
정말 ‘어쩔 수 없다’고 말하며 고3이 인생의 가장 큰 고비이며 수능이라는 관문만 넘으면 해방이라고 말한다. 생기를 잃은 고3 교실은 수만 가지의 불안감이 감돈다. 고3 시절 어느 시간에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성토하는 시간이 주어졌었다. 그러자 한 친구가 가장 힘든 건 지금이라며 “독서실에서 공부하다 갑자기 불안감과 분노와 같은 여러 감정에 휩싸여 뛰쳐나와 버렸다. 미친 사람처럼 배회할 때 그냥 지나가는 차에 치여 죽어버렸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차라리 이렇게 사는 것보다 그게 더 행복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차디차고 극단적인 생각에 주위의 친구들이 서로 공감된다는 듯이 충분히 있을법한 일이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 공간의 기억은 매서웠다. 그 정도의 불안감을 자신이 이겨내야 할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 고3의 책무라도 된다는 듯이 그저 순응해버리는 그들이 안쓰러웠다. 그러한 불안감까지 고등학생은 오롯이 견뎌야 했다.
그들이 오직 하나만 보고 힘겹게 달려온 대학수학능력평가 다음날 가장 먼저 뉴스에서 볼 수 있는 사실은 ‘수능에서 몇 개를 틀리면 서울대에 갈 수 있는지’, ‘만점자는 몇 명인지’이다. 왜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항상 서열이고 그중에서도 최상위권의 성적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인가.
교육을 통해 우리는 학생이 학문에 흥미를 갖고 마침내 성취해내기를, 스스로를 둘러싼 사회에 관심을 두고 그것을 깊게 성찰할 길을 열어주고자 한다. 그러나 지금 여기의 고3 교실은 그 길을 향해 가고 있는가. 지금 여기의 교육은 줄 세우기를 하는 사회 흐름에 올라타 더욱더 학생들을 채찍질하고 있을 뿐이다. 조금도 꿈쩍임이 없는 현실을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치부하고 그저 거기에 편승해버리면 우리는 학생을 불안에 몰아넣는 가해자가 된다. 사람은 하나의 수치로 재단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되새겨야 할 때다. 오랫동안 바닥 언저리를 맴도는 학생의 행복도를 인지하고 서열을 매기는 행동을 새로 고찰해볼 때다. 학생의 행복은 유예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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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지 기자  yhg6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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