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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호/사설] 까칠한 학생 만들기

한국교원대신문l승인2018.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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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초, 한국을 비롯한 세계의 언론에서 가장 뜨겁게 다루어졌던 사건은 ‘미투운동’(Me Too Movement)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과거에는 공공연히 묵인되었던 성범죄 피해 사실들을 공론화하여 공유하고자 하는 운동이다. 타임지에서도 지난해를 마감하며 ‘2017년의 인물’(Person of the Year)로 미투운동에 앞장섰던 다양한 분야의 여성들을 ‘침묵을 깬 사람들’(The Silence Breakers)이라는 이름으로 선정하였다. 그런데 여기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소개되는 인물들 속에는 부귀와 명성을 얻은 여성들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미투운동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바로 ‘불평등한 관계’에 대한 인식이다. 우리는 특히 직장 내에서의 권력구조, 학내에서의 권력구조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한국교원대학교는 유아, 초등, 중등, 고등학생을 가르칠 예비 선생님(pre-service teachers)과 현재 일선에 있는 현직 선생님(in-service teachers)을 가르치는 교육기관이다. 물론 함께 연구하는 기관이기도 하다. 이 때, 우리는 이중적인 권력 구조를 인식해야 한다. 교실에서의 왕이 ‘선생님’일 수 있고, 강의실 및 연구실에서의 왕은 ‘교수’일 수 있다는 얼토당토않은, 그러나 결코 없지는 않은 거품 같은 관계들 말이다. 교사와 교수의 입장에서는 심지어 매력적으로 보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과연 교육자와 학생의 관계가 수직선상에 있는 것일까? 우리에게는 낯선 개념일 수 있으나, 미국에서는 교육자와 학생 간의 분쟁이 ‘소비자 법정’(consumer forum)에서 다루어진다. 학생은 선생님이나 교수의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라도 정해진 기간 내에 취소할 수 있으며 심지어 환불을 요청할 수도 있는 것이다. 자퇴를 하면 등록금의 일부를 되돌려주는 것이 같은 맥락에서라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사제의 관계가 계약적인 관계로 변질되는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강의실 또는 연구실이라는 공간이, 교육자와 학습자의 관계가 강압적이거나 억압의 고리가 되어서는 안 되기에 미국의 경우와 비교해 보는 것이다. 대학원의 경우에는 교수와 학생의 관계가 비상식적일 수 있다는 것을 알지 않는가?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좋은 사제 관계를 만들 수 있을까?
브라질의 교육학자 프레이리(Paulo Freire, 1921-1997)는 억압된 민중의 대중교육에 평생을 바치며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의 중요성을 주장하였다. 프레이리에 따르면, 때로는 교육이 사회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을 깨우치게 할 수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억압된 자의 정신적인 자유로움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자신이 부당함을 당했다면 그 부당함을 인지하고 표면화시켜 자신의 의사와 감정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네 현 교육 환경이 프레이리의 교육철학을 얼마나 잘 실천하고 있는지는 자신하기 힘들다. 까칠하고 튀는 학생보다는 말 잘 듣고 고분고분한 학생을 선호하는 것이 우리 교수자의 편한 마음들이 아닐까 자문한다.
미투운동을 들여다보면 씁쓸하기 그지없다. 그토록 오랫동안 그 부당함을 참을 수 있다는 것이 경이롭기까지 하다. 그러나 마냥 남의 집 불구경일 수는 없는 것이, 그 많은 사람들이 옳지 못한 것을 겪으면서도 그 부당함을 인식하거나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지 못했던 것에는 교육의 책임이 분명 자리하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의 모토 중 하나는 ‘Teacher of Teachers’이다. 그냥 교사가 아니라, 교사 중에서도 교사, 즉 진정한 교사를 배출하자는 말이다. 진정한 교사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며, 그 진정한 교사를 배출하기 위한 교수는 또한 어떠해야 진정할 수 있는 것인가? 5분만이라도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하겠다. 그리고 우리의 5분의 고민들이 해결책의 시작이 되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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