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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호/사설] 새로운 시민교육의 정착이 시급하다

한국교원대신문l승인2018.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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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시민이 이끌어가는 시민사회다. 이 시민사회는 자유와 평등이라는 가치의 기반 위에서 시민 스스로 이끌어가는 자치를 지향한다. 따라서 우리 사회 구성원 누구라도 다른 사람에게 지배받지 않을 자유와 권리를 지니고 있고, 바로 그 지점에서 노블리스 오블리주 같은 말은 더 이상 통용될 수 없다. 노블리스에 해당하는 고귀한 신분 자체가 성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선비정신의 온전한 회복이나 노블리스 오블리주 같은 시대착오적인 명제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새로운 시민윤리의 대안으로 제시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작년과 올해에 걸쳐 전 국민적 관심사가 되었던 촛불집회와 대통령 탄핵은 우리 사회가 시민사회로 빠르게 정착해가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광복 이후 끈질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던 신민문화, 즉 대통령을 왕으로 착각하여 무조건적 충성과 복종을 정당화하는 문화를 극복하는데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쳤다. 전직 대통령의 딸이라는 이유로 ‘공주마마’라고 불러주는 사람들이 아직도 일부 남아 있지만, 그런 문화 또한 곧 역사적 유물로 분리되어 박물관에서나 찾아볼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아직까지 그런 굳건한 시민사회의 외형에 걸맞은 시민윤리가 정착되지 않고 있는 데서 생긴다. 원전 공론화 위원회 같은 숙의민주주의를 전제로 하는 시도가 있고 이전 정권에서 일상적으로 저질러온 적폐 청산을 위한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기는 하지만, 그런 노력들은 새로운 시민윤리 정립을 위한 배경적 요건일 뿐 곧바로 시민윤리 정립이라는 과제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시민윤리의 핵심은 이기심을 가진 개인으로서의 시민이 자신의 자유와 권리를 추구하면서도 공공선과도 이어지는 행동을 할 수 있는가에 맞춰진다. 대표적인 시민윤리 중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공리주의 윤리설에서도 이러한 이기심과 공공선의 조화 문제는 사회 정의 문제와 얽히면서 가장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어 있다. 그들은 대체로 두 가지 방법을 제안하고 있는데, 하나는 교육이고 다른 하나는 법과 같은 제도이다.
공리주의 윤리설을 대표하는 밀(J.S. Mill)은 교육을 통해 인간의 이기심 발휘가 자연스럽게 공공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낙관론을 가지고 있었다. 시민사회가 제대로 유지되기 위한 첫 번째 요건을 교육, 시민교육으로 설정한 것이고, 그가 낙관주의자로 분류될 수 있는 이유는 문명이 발달하면 할수록 사익과 공익의 조화가 좀 더 쉬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불행히도 21세기 초반 우리 한국의 경우를 성찰해보면, 시민사회의 외적 정립과 물질적 기반 확대가 오히려 개인의 이익과 공공선 사이의 거리를 넓히는 요인이 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이 거리를 좁히려는 노력을 꾸준하면서도 강력하게 해나가지 않으면, 이기심만으로 가득 찬 힘 있는 사람들은 마음껏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고, 약한 사람들은 계속 당하면서도 체념과 절망 속에서 살아야 하는 암흑 같은 미래가 다가올 수밖에 없다.
새로운 시민교육의 내용으로는 시민사회를 책임지는 사람이 자신이라는 확고한 주인의식과 함께 낯선 타자와의 다름에 대한 관용, 지구 전체의 위기로 부각되고 있는 환경과 평화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인식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그런 내용들을 중심으로 최소한의 의무교육 기간을 보내고 나면, 누구나 균형 잡힌 시민이 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이 내실 있게 자리 잡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요구되는 책임의 상당 부분은 바로 우리 한국교원대학교 구성원들에게 맡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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