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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호] 지표에 의한 평가,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는가?

한국교원대신문l승인2017.03.26l수정2018.04.02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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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외에서 언론사들에 의해 대학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기 시작한지는 꽤 오래되었다. 우리는 매년 언론을 통해 세계 대학들과 국내 대학들의 순위를 알게 되는 것에 익숙해졌다. 뿐만 아니라 교과부에 의해 이루어지는 교육역량강화사업 평가, 사범대학 평가, 교육대학원 평가, 대학 내의 자체 평가, 더 나아가 연구소 평가, 학과 평가, 교수 업적 평가 등 가히 대학은 평가의 홍수 시대 속에 살고 있다고 할 만 하다.
  이러한 평가들은 대부분 몇 가지 지표 값들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정량화된 지표 값들은 평가 대상들에 대해 순위를 매기는 것을 가능하게 하며, 이로 인해 평가는 종종 순위 매기기와 동일한 일로 취급되기도 한다. 그러나 평가의 결과로 순위를 매길 수는 있지만 평가 자체가 곧 순위 매기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평가는 학교 현장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잘 알다시피 대학생들에 대한 평가인 학점은 A부터 F까지 등급화 되어 있을 뿐, 여기에는 순위가 들어 있지는 않다. 현재 초등학교는 정성적인 평가의 비중이 더 크고 중학교나 고등학교에서도 평균 등수를 매겨 학생들을 일렬로 줄 세우지는 않는다. 이렇듯 등수를 매기지 않게 된 것은 평가 자체가 등수를 의미하지 않으며 등수 매기기 행위가 교육적으로 오히려 유해하다는 것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습게도 최고 교육의 전당, 지성의 전당이라고 하는 대학과 그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한 순위 매기기는 대학의 경쟁력 강화라는 미명아래 점점 더 그 위력을 더해가고 있다. 그러나 순위를 매기면 어떻게 대학의 경쟁력이 높아지게 되는가에 대한 답은 그 어느 누구에게서도 들어본 적이 없다. 혹시 경쟁을 하는 행위 자체를 높은 경쟁력과 동일시하는 것은 아닌가? 경쟁 행위와 경쟁력을 혼동하지는 말아야 한다.
  대학의 가장 근본적인 경쟁력은 무엇인가? 외국 학생이 많으면 그 대학의 경쟁력이 올라가는 것인가? 아직도 대학을 학문의 전당이라고 생각한다면 훌륭한 학문적 결과 도출이 대학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라는 점에 동의할 것이다. 그렇다면 훌륭한 학문적 결과들을 도출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그것은 자유이다. 자유로운 사고 없이 창의적인 연구 결과가 도출될 수는 없다.
  또한 어느 학문 분야에서도 그러한 결과물들에 대한 평가가 몇 가지 지표 값에 의해 이루어지는 경우는 없으며, 언제나 평가를 할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이 있는 집단에 의한 정성평가가 이루어질뿐이다. 또한 평가가 나쁘게 나온 경우에도 종종 그것은 단지 연구자와 평가자의 관점이나 견해 차이로 인한 것이라고 간주되기도 한다.
  현재 대학과 교수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많은 평가들은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데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단순한 지표 값들에 의한 평가는 활동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지표에 맞추어 활동을 강제하는 잘못된 상황을 연출하기에 이르렀다.
  이것은 더 이상 대학이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학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자유를 잃게 되는 상황에서 대학의 경쟁력이 높아질 수는 없는 것이다. 혹자는 대학 평가 이후 발표 논문 수가 증가한 것을 두고 경쟁력이 높아졌다고도 생각한다. 그러나 논문은 벽돌이 아니며 대학은 벽돌을 찍어내는 공장이 아니다. 설령 양적 증가가 기여하는 바가 있다 할지라도 이제는 더 이상 그러한 방식으로 원하는 경쟁력을 얻을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대내외적으로 가해지는 평가의 압력 속에서 우리 대학 당국도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정말 우리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고 싶다면, 대학 당국은 외적인 압력에 힘없이 굴복하기보다는 우리 대학에 맞는 철학을 바탕으로 구성원들의 바람막이가 되어야 하며, 내부적으로 쓸데없는 경쟁을 유발하여 힘을 낭비하기보다는 구성원들이 원하는 일에 자유로이 매진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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