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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3호/식객] 도토리 고을에 가다

방정은 기자l승인2012.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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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오가기 위해 가경터미널에 들를때면 가끔 든든하게 한 끼 먹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데 그렇다고 패스트푸드나 분식음식은 싫고 한국 사람의 힘인 밥 한 그릇을 먹고 싶을 때, 식상한 것이 아닌 조금 독특한 것을 먹고 싶을때가 있다. 그렇다면 가경터미널 근처에 위치한 도토리 고을에서 한 그릇 해결해보자.

도토리 고을은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하나병원 방향으로 걸어가는 길에 위치해있다. 나무에 간판이 가려져 그냥 지나칠 법한 도토리 고을에는 점심시간을 약간 넘어서 도착했음에도 제법 많은 사람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직장인 뿐 아니라 친구들끼리 온 경우도 많아서 분위기가 활발했다. 또한 종업원들이 유독 친절하여 밥 먹기도 전에 기분이 좋아졌다. 메뉴 역시 2~4인을 위한 스페셜 메뉴와 혼자 와서 해결하기 편한 식사메뉴가 합리적으로 정해져있어 고르기가 수월했다.

기자가 주문한 메뉴는‘도토리 2인세트’(18000원)로 2인을 위한 세트메뉴였다. 이 세트메뉴는 도토리 수제비와 묵, 도토리 전이 먼저 나오고 각자가 고른 식사 메뉴가 나온다. 도토리 수제비는 물수제비가 아니라 양념에 버무린 수제비였는데 쫄깃하면서 달달한 맛이 나는 별미였다. 도토리 전은 얇으면서도 쫀득하고 끝부분이 바삭하여 식감이 정말 좋았다. 전을 찍어 먹는 간장에서는 매실향과 조미료인지 육수인지 모를 향이 섞여서 독특한 맛을 냈다. 이렇게 든든하게 나온 전채를 먹고 나면 각자가 고른 식사메뉴가 나온다. ‘도토리 비빔냉면’(개별 6000원)은 면을 도토리로 만들었다고 하나 그 맛은 일반 비빔냉면과 큰 차이가 없었다. 도토리가 들어가 건강에는 좋을 것 같았다. ‘도토리 사골·밥’(개별 6000원)은‘전통 사골집’이라 자랑하는 가게답게 깊은 육수 맛을 냈다. 사골 육수에 묵으로 된 면을 먼저 말아 주고 그걸 다 먹으면 밥을 말아 먹는 것인데 그 양이 많아 웬만한 성인남자도 든든하게 먹을 수 있을 정도이다. 사골 육수 특유의 걸쭉하게 진하면서도 시원한 맛에 도토리 면의 특이한 식감이 더해지니 입과 속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었다. 또한 가득 뿌려주는 들깨의 고소함까지 더해져 건강해지는 느낌이 든다.

무더위도 지나고 가을이 되었지만 개강의 여파로 체력이 저하되는 9월이 왔다. 이렇게 말하면 늙었다고 타박받기 쉽지만 사실 우리는 무의식중에 힘들 때일수록 몸에 좋은 걸 찾게 된다. 지치고 힘들 때 가까운 거리에서 건강식을 파는 의외의 음식점에 들려 배가 터지도록 한 그릇 먹고 학교에 온다면 조금 더 든든한 일주일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방정은 기자  tory_pf@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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