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8.8.16 목 15:52

[412호/사설] 대학공동체의 의미

한국교원대신문l승인2018.03.19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바야흐로 봄의 기운이 충만하다. 유난히 추웠던 겨울이었지만 어김없이 싹이 돋고 잎이 난다. 매서운 겨울이 지난 후 맞이하는 따스한 봄만큼 자연의 순환에 감사하는 계절도 찾기 힘들다. 새 학기가 시작된 캠퍼스 역시 생의 기운으로 가득하다. 적막하던 교정과 비어있던 강의실이 젊은이들의 활력으로 충만하니 비로소 대학이라는 기관이 살아 숨 쉬는 공동체로 느껴진다. 살아 있는 공동체로 다가오는 대학은 제도적인 기관보다는 유기체적인 자연의 모습을 닮았다. 아름다운 순환의 형식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대학이 교육기관이지만, 모든 교육기관이 선순환하는 공동체는 아니다. 특히 현재 우리나라의 대학은 과도경쟁과 업적평가 위주의 시장논리가 지배하고 있는 사회 속에서, 유기체적인 공동체의 역할은 커녕 고등교육기관으로서의 기능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청년실업과 학령인구 감소에 단기적으로 대응하며 당장의 생존에 급급한 나머지, 고등교육기관에서 추진해야 할 기반학문이나 순수학문의 연구는 뒷전에 밀리기 일쑤고, 학생들의 대학생활 또한 삭막한 취업준비에 점령되어 인간적인 교류나 친목 활동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야말로 경쟁사회와 대학교육이 악순환의 고리를 이루고 있는 형국이다.
그렇다면 우리 대학은 어떤가? 고등교육기관으로서, 그리고 유기체적인 공동체로서, 한국교원대학교의 모습을 살펴보자. 교원양성기관으로서 우리 대학의 성적은 국내 최고의 수준을 자랑한다. 우리 대학은 2018년도 전국 교원 임용시험에서 총 486명(유아32명, 초등122명, 중등332명)이 최종 합격하는 큰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재학생 응시자 중 합격인원(률)은 유아 11명(68.8%), 중등 146명(39.8%)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전년 대비 선발인원이 대폭 감소한 초등교원 임용시험에서도 99명(87.6%)이 합격하는 높은 성적을 거두었다. 대학 구성원들 모두가 노력하여 얻은 소중한 성과다.
한편 국내에서 우리 대학만큼 공동체적 성격을 강하게 지닌 곳도 드물다. 일반적으로 공동체란 일정한 이상과 목표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유대감을 바탕으로 공통의 생활공간에서 상호작용하는 집단을 뜻한다. 오늘날에는 과도경쟁 사회의 피로감으로 인해 회사나 직장으로부터 독립된 다양한 형태의 공동체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고, 물리적인 거주공간을 공유하지 않는 온라인 커뮤니티도 활성화되어 있다. 그런 면에서 교육이라는 이념 아래 일정한 공간을 공유하며 함께 생활하는 우리 대학은 물리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매우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공동체이다.
하지만 국내 유일의 종합교원양성대학이라는 위상을 고려했을 때, 우리는 ‘대학’의 본질을 진지하게 숙고하며 고등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 유기체적인 공동체로서의 모습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대학의 본질과 소명에서 기관의 역할과 공동체의 의미를 다시 한번 숙고하며 재정립하자는 뜻이다.
무릇 대학은 ‘크고 넓게 배움(大學)’, ‘온전한 전체(university)’를 뜻하는 바, 크고 넓은 탐구와 전인적인 배움이 파편화된 지식이나 눈앞의 성과에 가려져 소홀해지지 않도록 살펴야 한다. 특히 인공지능의 영향력이 강해지는 미래세대를 이끌어갈 예비교사에게는 인문학적인 소양과 문화적인 포용력, 창의적인 상상력과 윤리적인 판단력 등 인간 고유의 사유능력과 비판능력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인간과 사회에 대한 크고 넓은 배움이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큰 배움과 온전한 전체를 뜻하는 대학은 우리에게 유기체적인 공동체로서의 생활 지침을 제공하기도 한다. 크고 넓은 배움과 전인적인 성숙을 도모하는 대학은 기업이나 회사와 같은 이익집단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정서적 유대와 상호 배려를 기반으로 한 유기적인 공동체일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한국교원대학교가 자랑스러운 기관을 넘어 따뜻한 공동체이기를 희망한다. 자연의 아름다운 순환이 인간의 공동체에서 실현될 때 그것은 막힘없는 소통과 선한 상호작용의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며,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바라는 공동체의 모습일 것이다. 큰 배움과 선한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대학 공동체를 위해 아주 작은 일이라도 매일 하나씩 실천해보면 어떨까.


한국교원대신문  knuepress@naver.com
<저작권자 © 한국교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처리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이전홈페이지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태성탑연로 250  |  대표전화: 043) 230-3340  |  Mail to: knuepress@naver.com
발행인: 류희찬  |  주간: 손정주  |  편집국장: 최원호  |  편집실장: 김지연/김주현/임찬경  |  청소년보호책임자: 최원호
Copyright © 2018 한국교원대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