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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호] 포항 지진, 우리학교는?

정확한 지진 대피 안내 없어 체계적 대응 못해 이현주l승인2017.11.27l수정2017.12.0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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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후 2시 29분경 경북 포항 북구 북쪽 9㎞ 지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역대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지진 중 작년에 발생한 규모 5.8 경주 지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지진이었다. 이번 지진으로 인한 최대진도를 살펴보면 경북지역은 진도 6, 강원·경남·대구·부산·울산·충북지역은 진도 4로 관측됐다. 진도 4일 때 실내에서 많은 사람이 지진을 느끼고, 일부가 잠에서 깨며, 그릇 창문 등이 흔들리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이번 지진의 여파는 우리학교까지 미쳤다. 많은 학생들이 수업 중 의자와 스크린이 흔들림을 느꼈고 기숙사에서는 옷장이 흔들거리고 물병이 떨어졌다는 학우도 있었으며 지진 경보 문자가 오자 교수와 학생들은 건물 밖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이에 한국교원대신문에서는 포항 지진 당시 우리학교의 자세한 상황과 내진설계 현황은 어떠한지에 대해 알아봤다.

◇ 안내 없어 혼란스러운 지진 대응
지진이 일어나기 2주 전 우리학교는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의 일환으로 ‘지진대피훈련’을 실시했다. 그러나 훈련 시간에 대피장소로 이동한 학교 구성원을 찾아보기 어려웠으며 훈련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학생들과 교수들이 훈련 사실조차 몰랐던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2주 후 포항 지진이 일어났다. 기상청으로부터 온 긴급 재난 문자 알림음이 우리학교 곳곳에서 울렸다. 수업 중인 몇몇 교수들은 본인의 판단 또는 학생들의 건의로 잠시 강의를 중단하고 학생들과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포항에서 일어난 지진의 여진으로 추정되는 규모 4.6의 지진이 발생했던 오후 4시 49분경 학생들과 교양학관 밖으로 대피한 한 교수는 “일단 수업 중에 경보음이 크게 울려서 깜짝 놀랐고, 학생들이 재난문자를 받고는 지진이라 알려주었다. 그때 어떤 학생이 건물 밖 넓은 공간으로 대피하는 거라고 알려줘서 일단 건물 밖으로 대피하자고 전달했던 것 같다. 건물 밖에서 얼마 동안 대피해 있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아서 과사무실에 전화로 문의를 했고, 20분 정도 아무 여진이 없으면 다시 들어가서 수업을 재개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학생들과 밖에서 잠시 대피해 있다가 다시 강의실로 들어와 수업을 했다. 나중에서야 지진 발생 시 대피요령을 인터넷으로 찾아본 후에, 흔들림이 있을 때는 밖으로 나가지 말고 책상 아래로 들어가 피신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행히 우리 수업 중에 발생한 진동은 짧게 지속되어 흔들림이 없을 때 대피하기는 했는데, 가방 등으로 머리를 보호하는 것, 위험하지 않게 건물에서 최대한 떨어져 있는 것 등은 미처 숙지하지 못했고, 학생들에게 알려주지도 못했다”라고 전했다. 지진대피훈련에 참여한 이우걸 교수는 “일단 매년 지진대피훈련에 참여 했기에 지진 상황에서는 건물에서 떨어진 공터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올해도 11월 초에 지진대피훈련을 했었기 때문에 그 생각이 강하게 남아있었다. 사실 1층에서 수업을 하고 서 있는 상태여서 진동을 잘 못 느꼈다. 그런데 동시에 학생들에게 문자가 오고 그걸 확인하면서 지진 상황임을 알게 되었다. 건물 앞 공터에 나가 있으면서 인터넷 등으로 상황을 확인한 후 다시 돌아와 수업을 했다.”고 말했다. 반면 당시 진행되고 있던 ‘교육고전 독서 발표대회’는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지진에 대한 안내나 대응 없이 그대로 발표와 공연을 진행했다.
 한편 기숙사의 경우 대피 방송이 나온 관도 있었으나 나오지 않은 관도 있었다. 청람관에 살고 있는 오성훈(컴퓨터교육·17) 학우는 “낮에 방에 누워있는데 갑자기 침대와 옷장이 흔들리고 물병도 떨어지고 난리였는데 갑자기 방송으로 대피하라고 해서 한 20분 정도 나가있었다.”고 했으나 사랑관에 살고 있는 한 학우는 “긴급 재난 문자가 오자마자 3초 정도 흔들려서 그냥 가만히 있었고 안내 방송은 나오지 않았다.”며 관마다 다른 대처 상황을 전했다. 지진이 발생했으나 학교 측에서 전달하는 대피방안이나 안내가 전혀 없어 각 관마다, 강의마다 다른 대처를 하게 된 것이다. 만약 우리학교에서 진도가 큰 지진이 발생하게 될 경우 이처럼 일괄적인 대피 매뉴얼이 정확히 전달되지 않는다면 더 큰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

◇ 우리학교 건물, 내진설계는?
우리학교 45개 건물 중 내진설계가된 건물은 ▲대학본부 ▲종합교육관 ▲교육연구관 ▲교육박물관 ▲융합과학관 ▲유아교육원 ▲함덕당 ▲함인당 ▲종합교육연수원문화관이며 내진보강이 이루어진 곳은 학생회관으로 작년과 동일하다. 지난 신문 394호에서 밝힌 2015년 말에 정해진 내진보강 투자계획안에 따르면 2017년에 1개 건물에 대해 내진성능평가를 하고, 2018년에 1개, 2019년에 1개, 2020년에 3개의 건물에 내진보강공사를 할 예정이었다. 그렇다면 2017년 현재 내진보강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알아보았다.
시설관리과 직원은 “우리학교는 올해 총 네 동의 내진성능평가를 실시했다. 부설초등학교, 부설고등학교 본관 건물 2개와 체육관과 미술관이 그 대상이다. 내진성능평가란 지진이 발생했을 경우를 시뮬레이션하여 건물이 어디에 취약점이 있는지 그 취약점을 어떻게 보강을 해야 하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성능평가 이후에는 내진 취약점을 중점으로 보강설계를 한 후 내진보강공사를 하는 것으로 진행된다. 올해 내진성능평가를 했고 현재 내진보강 설계를 하고 있으니 내년도에 본격적으로 보강이 될 것이다. 2018년도에는 미술관과 체육관 두 동을 대상으로 증축공사와 함께 내진보강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2019년도에는 교수회관 리모델링을 하면서 내진보강공사를 할 계획이다. 우리학교의 경우 교육부에서 예산을 받아서 공사를 하니 예산에 따라 계획이 변경될 수 있으나 이번에 포항에서 지진이 일어나기도 해서 내진 공사 관련 예산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내년이나 내후년도에는 내진보강공사를 더 확대해서 할 수가 있다. 우리학교도 내진 쪽에서는 취약한 점이 있으니까  신경을 굉장히 많이 쓰고 있는데 정부 예산이 뒷받침이 안 되니까 학교 측에서도 마음대로 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 한동대학교는 어떻게 대응했을까?
진앙에서 3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한동대학교는 유리창이 깨어져나가고 외벽이 무너져 내리는 등 포항 지진으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었다. 위험천만했던 상황을 보여주는 건물들의 모습에 비해 인명 피해는 4명이 경상을 입은 것으로 끝이 났다. 큰 인명 피해 없이 3,000여명의 학생들이 10분 만에 운동장으로 대피할 수 있었던 비결은 지진 대응 매뉴얼과 네 차례의 대피 훈련이었다. 지난해 9월 경주에서 지진이 발생한 이후 총학생회와 교직원이 함께 만든 14쪽의 안전 매뉴얼에는 ▲총학생회 집행부는 각 강의동 앞에서 학생들의 대피 도움 ▲대피 안내를 하는 총학생회 집행부 위치 24곳 ▲지원팀은 비상 물품 배부 ▲글로벌팀은 외국인 학생 통역 ▲교내팀은 학교 교직원에게 협조 사항을 요청 ▲강의동 별 대피 장소에 대해서 자세히 명시돼 있다. 한동대학교는 학부생 3,600명 중 약 3,000명이 기숙사에 입사한 학교로 약 2,000여명이 기숙사에 거주하고 있는 우리학교와 마찬가지로 기숙사생이 학교구성원의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김기찬 한동대 총학생회장은 "많은 학생이 단체 생활을 하고 있어 재난이 왔을 때 피해가 더 클 것으로 봤다"며 "올 초 학생들이 앞장서 매뉴얼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지진이 실제로 다가오자 학생들은 이전에 했던 대피훈련대로 빠르게 운동장으로 대피했으며 총학생회 학생들도 자신의 위치로 가 경광봉을 들고 학생들을 안내했다. 교직원들도 함께 운동장으로 대피해 재난 상황에 대한 회의를 진행했고 50여 분 만에 휴교를 결정했다. 휴교령이 내려진 후 학생들은 10명 씩 안전모를 쓰고 기숙사에 들어가 짐을 챙겼고 학생회가 대절한 대형 버스를 타고 포항역과 포항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했다. 적은 부상자와 빠른 대피는 자세한 매뉴얼과 실제적인 대피훈련, 그리고 학교와 학생들의 협력으로 만들어 낸 결과였다.


이현주  kyo61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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