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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호]포항 진도 5.4 지진, 일주일 연기된 수능

이재민 1,300여 명 발생, 연기된 수능은 이상없이 치러져 김지연l승인2017.12.01l수정2017.12.0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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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후 2시 29분,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km 지점에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2016년 9월 12일 경주 지진에 이어 대한민국 지진 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였던 이번 지진은 1,300여 명의 이재민과 77명의 부상자, 874억 원의 재산피해를 발생시켰으며, 한동대와 흥해공고 등 110개의 학교 건물 역시 피해를 입어 학생들이 대피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지진 발생 다음날인 16일 예정되어 있던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은 일주일 뒤인 23일로 연기되었다.

◇ 수능 전날 포항에서 진도 5.4 지진 발생
지진의 시작은 15일 2시 32분, 포항시 북구 북쪽 7km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2.2의 작은 전진(큰 지진에 앞서 일어나는 작은 지진)이었다. 12분 뒤 규모 2.6의 전진이 한 번 더 발생한 후, 29분 31초에 규모 5.4의 본진(어느 지역에서 잇따라 일어나는 지진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지진)이 포항을 강타했다. 진원으로부터 270여 킬로미터 떨어진 경기도 지역까지 느껴질 만큼 강한 진동으로 인해 건물 외벽이 무너지고 벽과 천장에 금이 가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고, 주민들은 인근 체육관, 교회 등으로 대피했다. 현재 12개 대피소에서 생활하는 이재민은 1,300여 명이다.
이번 포항 지진은 작년 경주 지진(진도 5.8)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였으나 진원의 위치 때문에 피해는 경주 지진보다 크게 나타났다. 기상청은 초기 분석에서 진원의 깊이를 9km라고 밝혔으나, 23일 3~7km로 수정했다. 이는 15km였던 경주 지진의 진원보다 훨씬 얕은 위치로, 경주 지진보다 규모가 작았음에도 진원이 지표면과 가까워 전달되는 진동이 더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 건물 외벽이 무너지는 등 피해 심각
본진에 이어 총 65차례의 여진이 이어지면서 총 77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이중 4명이 중상을 입었다. 피해액은 874억 9백만 원으로, 공공시설 피해가 532억 2,300만 원, 사유시설 피해가 341억 8,600만 원이다. 학교의 피해 또한 심각했다. 포항 전체 학교(유치원 포함) 240개교 중 45.8%에 달하는 110개교가 피해를 입었으며, 진원에서 가장 가까웠던 한동대학교는 외벽이 무너지고 벽돌이 쏟아져 학생들이 긴급 대피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포항해양과학고에서는 벽에 금이 가고 천장과 형광등이 떨어졌고, 흥해공고의 한 건물에는 큰 균열이 생기고 체육관과 급식소의 물탱크와 배관이 부서졌다. 포항여고의 과학실에서는 실험용 포르말린이 용기가 깨지면서 누출됐다. 지진 다음날 수능이 치러질 예정이었던 수험장 15곳 중 11곳이 피해를 입었다.
포항 지역 수험장과 수험생들의 피해, 그리고 여진의 위험성 등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16일 수능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여진 발생 시 ▲지진이 발생하면 감독관 지시에 따라 즉시 책상 밑으로 대피하며, 진동이 멈추면 감독관의 지시에 따라 시험을 재개함 ▲책상 밑 대피 등으로 인해 시험이 지연된 시간만큼 종료시간도 순연되며, 이에 따른 문답지 공개 시간도 조정됨 ▲지진이 경미하여 시험 속개가 가능한데도 외부로 이탈하는 수험생은 시험 포기로 간주함 ▲시험 중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다른 사람과의 대화 등 의사소통은 부정행위로 간주됨 등의 행동요령을 안내했으나 인터넷과 SNS에서는 “학생들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불안을 가지고 시험을 치르는 건 있어서는 안 되는 일”, “수험생은 전자기기도 소지 불가인 상황에서 아무런 정보도 없이 감독관에게 안전을 오롯이 맡기라는 것인가”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 일주일 연기된 수능, 중단 없이 무사히 치러져
그러나 교육부는 두 시간여 만에 결정을 번복하고 수능을 일주일 뒤인 23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15일 오후 8시 20분 긴급 브리핑에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형평성을 감안해 일주일 연기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에서는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수능 강행을 결정했지만, 행정안전부와 포항교육청이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수능 연기를 교육부에 건의해 청와대에서 결론을 철회하고 연기를 결정한 것이다. 1993년 수능이 도입된 이후 시험이 연기된 것은 2006년(APEC 정상회의)과 2010년(G20 정상회담) 이후 이번이 세 번째, 천재지변으로 인한 연기는 사상 최초이다. 수능 연기에 따라 전체 대입 일정도 줄줄이 미뤄질 예정이다. 우리학교의 신입생 입학전형 일정도 모두 일주일씩 연기되었다. 바깥출입과 외부 접촉이 금지된 채 합숙중인 700여 명의 수능출제·검토위원과 행정인력의 퇴소도 미뤄졌다.
교육부는 지진피해가 큰 수험장 4곳을 교체하고 여진에 대비해 영천, 경산 등 포항 인근 지역에 예비 시험장 12개교를 별도로 준비하였으나 23일 시험 도중 대피하는 일은 생기지 않았다. 규모 1.7 정도의 작은 여진이 네 차례 있었으나 미미한 정도의 진동이라 시험은 중단 없이 무사히 진행됐다. 대전에서 수능을 치른 구나현 학생은 “수능 연기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는 당황스러웠다. 정부가 이런 결정을 할 줄은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포항 지역의 시험장 상황을 보았을 때 수능을 연기하는 것이 옳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김지연  r13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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