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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8호] 진화하는 가상현실, 게임·의료·교육·군사훈련까지

대중화 위해서는 가격 조정과 콘텐츠 개발 등의 노력 필요 김지연l승인2017.10.30l수정2017.11.12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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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게임, 영화, 의료,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VR(Virtual Reality, 가상 현실) 기술이 폭넓게 이용되고 있다. VR 산업의 현황과 변화과정, 앞으로의 활용 모습에 대해 알아보았다.

◇ 기술 발달로 인해 100년만에 재조명받은 가상 현실
VR 기술은 사용자가 컴퓨터 그래픽 등을 통해 만든 가상의 세계에서 고글, 헤드셋, 특수복 등의 장비를 통해 현실과 같은 체험을 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을 말한다. 1938년 프랑스 극작가 앙토넹 아르토(Antonin Artaud)에 의해 처음 등장한 가상현실은 항공우주 분야의 모의훈련장치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었으나 부족한 기술, 크고 무거운 VR기기, 부담스러운 가격 때문에 대중화에는 실패해 왔다. 그러던 2012년, 화상 센서 대신 스마트폰을 이용해 사실성을 높이고 가격은 낮춘 가상현실 기기 ‘오큘러스 리프트’가 등장하면서 VR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고화질 디스플레이의 등장 ▲모션 및 위치정보 기술의 대중화 ▲컴퓨팅 및 네트워크 기술의 발전 ▲보급형 360도 카메라의 출시로 인한 대중화된 콘텐츠 제작의 확대 ▲그래픽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현실에 가까운 가상현실 창조 가능 등이 VR의 확산에 기여했다.

◇ 글로벌 기업의 투자와 함께 성장하는 VR 시장
이후 VR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2014년 페이스북은 20억 달러(한화 약 2조 2천억 원)에 오큘러스 리프트를 만든 회사 ‘오큘러스 VR’을 인수 합병했으며, 같은 해 구글 역시 가상현실 업체 ‘매직립’에 5억 달러(한화 약 5,6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다. 중저가 기기를 중심으로 한 기기 경쟁도 치열했다. 삼성은 지난해 오큘러스의 기술을 이용한 ‘기어VR’을 출시했으며, 오는 11월 초에는 PC용 VR 기기인 ‘삼성 HMD 오디세이’를 선보일 예정이다. LG는 ‘LG 360 VR’, ‘VR for G3’ 등의 제품을 내놓았으며, 지난 11일에는 페이스북이 ‘오큘러스 고’를 선보였다. 작년에 전 세계에서 판매된 VR기기는 총 630만대에 이른다. 콘텐츠 개발 경쟁도 활발하다. 유튜브는 2015년 초부터 VR기술을 이용한 360도 동영상을 업로드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유튜브에 360도 동영상을 검색했을 때 나오는 영상의 수는 8천만 개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VR시장의 규모가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트렌드포스와 IDC는 세계 VR 시장 규모가 2016년 67억 달러(한화 약 7조 5,000억 원)에서 2020년 700억 달러(한화 약 79조 1,700억 원)으로 10배 가까이 급증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시장 역시 2015년 9,636억 원에서 2020년 5조 7천억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 VR의 다양한 활용분야
현재 VR시장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건 게임 분야이다. 대형마트와 쇼핑몰에서 놀이기구 형태의 VR어트랙션을 쉽게 만날 수 있으며, PC방처럼 VR기기를 구비해두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VR방’도 전국 160여개 업체가 영업 중이다. 최근에는 게임을 넘어서 의료, 교육, 문화 등 VR의 활용 분야가 확대되고 있다. 의료 부문에서는 VR과 AR(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실제 세계를 기반으로 가상의 사물이나 정보를 합성해 보여주는 것. 게임 ‘포켓몬 고’가 대표적 예이다) 기술을 조합해 간단한 원격진료가 가능해지고, 보호자 환자의 병실로 직접 간 것 같은 형태를 만들 수도 있다. 또 페이스북의 CEO 마크 주커버그는 “가상현실(VR)은 차세대 소셜 플랫폼이 될 것이며, 가상현실을 통해 서로 다른 장소에 있어도 같은 광경과 경험을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며 VR이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역할도 할 수 있음을 주장했다.
교육 분야에서도 VR이 활용된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VR로 배우는 코딩교육’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체험이 중요한 안전교육에서도 VR의 쓰임새가 많다. 지난 24일 대한안전교육협회는 ‘VR을 활용한 안전문화 세미나’를 개최해 지진, 화재등의 재난·재해를 가상현실을 통해 체험하는 형식의 안전교육을 진행했다. 또한 문화·여가생활에도 VR이 폭넓게 사용된다. 2016년 미국 선댄스 영화제에는 총 31편의 ‘VR 영화’가 출품되었고, 인기 가수의 콘서트나 뮤지컬 공연 역시 VR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다. HMD(머리에 쓰는 장치)를 착용하고 롤러코스터를 타거나 스크린 낚시를 즐길 수도 있으며, 넓은 공간을 이용한 서바이벌 게임도 가능하다. 기타 VR의 활용 분야로는 ▲웨딩 영상 촬영 ▲자동차 시승 ▲스포츠 중계 ▲발표·면접 연습 ▲군사훈련 등이 있다.

◇ 콘텐츠 부족과 기술적 한계 등의 해결 과제 남아
그러나 VR산업의 미래가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시장조사업체 디지캐피털은 지난 1월 발간한 ‘가상·증강현실 보고서’에서 2021년 VR시장 규모가 250억 달러(약 28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15년 4월 보고서에서 제시한 300억 달러(약 33조 원)에서 50억 달러를 낮춰 잡은 것이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슈퍼데이터’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VR 시장 전망을 기존 대비 22% 낮췄다. 하향 조정의 원인으로는 ▲콘텐츠 부족 ▲기술적인 한계 ▲비싼 하드웨어 가격 등을 꼽았다.
세계 곳곳의 VR방 역시 성적이 좋지 않다. 슈퍼데이터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 전역의 VR방 3천여 곳 중 수익을 내는 곳은 약 30%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오큘러스가 미국 전역에 마련한 VR 헤드셋 ‘리프트 VR’의 체험공간 500여 곳 중 200곳도 최근 문을 닫았다.
이러한 상황에 VR산업도 과거 큰 기대를 모았다가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은 3D TV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존재한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강원도 부장은 작년 9월 ‘미디어리더스 포럼’에서 “VR이 풀어야 할 과제가 많긴 하지만 VR이 적용될 수 있는 분야가 무척 많다는 점에서 3D TV와 차이가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강 부장은 “앞으로 시야각을 넓히고 주사율을 높여 깜빡임을 줄이는 등 기술적인 향상이 더 이뤄질 것이다. VR헤드셋을 좀 더 작고 가볍게 개선해 궁극적으로 안경 형태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VR은 거의 대부분의 산업에 적용될 수 있기 때문에 콘텐츠 양이나 질적인 면에서 3D TV와 다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지연  r13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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