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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7호/맥짚어주는자] 이명박 정부의 블랙리스트

이현주l승인2017.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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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에 이어 이명박 정부에서도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사실이 지난 9월 국정원 적폐청산 TF에 의해 밝혀졌다. 총 82명의 문화·연예계 인사들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유는 그들이 ‘정부 비판 세력’이라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들을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는데 손발이 되어준 건 국정원이었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문성근과 김여진의 나체를 합성한 사진에 ‘공화국 인민배우 문성근 김여진 주연’이라는 문구를 실어 커뮤니티 사이트 ‘일간베스트’에 올리고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던 김미화에게 하차를 권유했다. 김제동에게도 직접 찾아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식에 참석하지 말라 하며 “VIP(대통령)가 신경쓰고 있다”라는 말을 전했다고 한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에 대해 비판의 글을 썼다가 10년간 방송생활을 못하고 악플에 시달려 온 배우 김규리는 “세금 안 밀리려고 은행에 빚을 내서라도 세금 냈는데 나를 죽이는 데 사용됐다”라며 공권력에 의한 폭력에 허탈함을 드러냈다. 국민의 손으로 뽑은 정부가 자신들에게 주어진 권력을 국민을, 국가를 위해 사용한 것이 아니라 오직 자신들의 이익과 명예를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여 국민들의 입을 막으려고 했던 것이다.
2008년 ‘자유와 진리를 향한 무명의 헌신’이라는 새 원훈을 새긴 국가정보원은 ‘대통령에 대한 명예의 실추’, ‘촛불시위 참여를 통해 젊은층 선동’, ‘左성향 영상물 제작과 불신감 주입’이라는 이유로 누군가의 인생을 악플로 도배하고 창작 활동을 방해하였다. 국정원의 자유와 진리는 국민을 향해있지 않았다. 오로지 이명박 전 대통령, ‘VIP'를 위하는 것이 그들의 참 진리였던 것처럼 보인다. 그들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사들에게 저지른 행위는 국정원의 직무 범위를 넘어서는 것으로 명백한 국정원 법 위반이며 나아가 헌법에도 위배되는 행위이다. 우리나라 헌법은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와 언론·출판의 자유, 그리고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지니며 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문화·연예계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국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빼앗고 자기검열을 하도록 만들어 비판적이고 날카로운 메시지를 전하지 못하게 통제했다. 뉴스한국에 따르면 김동현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은 “만약 9년 동안 탄압과 배제가 없었다면 독립영화예술이 더 크게 발전할 수 있었을 것이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9월 25일, 문성근, 김미화, 김규리 등 블랙리스트 사건의 피해자 5명은 국가정보원법 위반, 강요, 업무방해, 명예훼손 등 혐의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원세훈 국정원장 등을 검찰에 고소하였다. 피해자들의 증언과 올바른 검찰 수사를 통해 진실은 드러나고 관련자에 대한 처벌은 확실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한편 정부가 제작한 블랙리스트의 존재와 여러 선동과 비방이 국정원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알려진 지금도 블랙리스트에 따른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블랙리스트 문건 보도 이후) 엄마를 보러 성묘를 갔다. 그런데 사람들이 날 막 욕하더라. 공권력이 내게 해를 가했다는 게 문건으로 나왔는데 왜 내가 욕을 먹어야 하느냐”는 김규리의 말에서도 피해가 지속되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관련자 처벌과 더불어 이명박 정부의 블랙리스트가 문화·연예계에 더 이상 피해를 주지 않도록, 블랙리스트와 같은 국가적 탄압이 더 이상 이루어질 수 없도록 관련 조항과 처벌 방안 등을 확실히 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현주  kyo61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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