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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7호]당신의 온도는

편집장l승인2017.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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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참 쏜살같다. 추적추적 부슬비가 내린 뒤로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이제는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스산한 바람에 낙엽들은 우수수 떨어져 나뒹굴고, 그 위를 걸으면 나는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귀를 간질인다. 떨어진 낙엽을 쓸어 모으는 손들도 분주하다. 학교 밖 논두렁의 벼들도 노랗게 물들어 고개를 숙여간다.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긴 추석 연휴가 훌쩍 지나갔다. 든든한 집밥과 가족들과의 시간으로 넉넉해진 몸과 마음은 그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중간고사와 맞닥뜨렸다. 10일 동안 늘어진 몸을 회복할 새도 없이 쏟아지는 시험과 과제, 발표를 견뎌내야 했고, 비축해온 에너지는 어느새 바닥을 보여 간다. 이에 더해 학과 학술제나 동아리 정기공연을 위해 주말 없이 연습에 매진하는 학우들도 있다. 쉼 없는 할 일 더미에 찌들어 ‘종강 빨리 했으면’, ‘휴학하고 싶다’와 같은 말을 입에 달고 사는 동기들의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시험이 마무리된 이번 주부터 한 달여 간 3학년들의 교육실습이 시작된다. 새벽 일찍 일어나 출근하고 퇴근하고 돌아와서는 늦은 밤까지 지도안을 수정하다가 지쳐 쓰러지는 나날들이 반복될 것이다. 뿐만 아니다. 4학년들이 치르게 될 임용시험도 어느새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도서관 열람실은 공부에 열중인 학우들로 빽빽하고 학교 곳곳에서 스터디 모임중인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다. 조금은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각자가 바라는 결실을 위해 치열한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모두가 자신의 삶으로 바쁘다. 높아져 가는 하늘과 달리, 학교의 분위기는 가라앉는 듯하다. 날이 좋아 수업을 빼고 친구들과 놀고, 다함께 축제 공연을 즐겼던 인문과학관 앞 잔디는 언제 그랬냐는 듯 휑하다. 추워지는 날씨에 천천히 걸으며 학교의 공기를 느끼기보다는 발걸음을 재촉해 건물에 들어가기 일쑤다. 피부에 와닿는 추위에 마음에도 여유가 없어지는 것 같은 요즘이다. 초조함에 여유가 없어지기도, 바쁨에 지인들에게 소홀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곳곳에 따스함은 남아있다. 선물과 함께 응원의 말을 빼곡하게 적은 편지를 건네며 실습을 배웅하는 후배와 멋쩍게 웃으며 고마움의 말을 전하는 선배의 모습에서, 동기들과 삼삼오오 모여 시험기간 동안 못 다했던 이야기보따리를 푸는 모습에서, 학교 건물 청소 노동자분들께 먼저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한 학우의 모습에서 포근한 정(情)으로 불어넣는 온기를 느낄 수 있다. 그들의 인간다운 면모에 가슴 한 켠으로 따뜻함이 스며든다.
‘인간답다’는 말에서의 ‘인간’은 사람과 사람 사이(間)를 뜻한다. 하나의 개체를 칭하는 용어의 의미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으니 공동체 속에서 함께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내포하는 것은 꽤 인상적이다. 마치 관계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고, 사회 속에서 더불어 살아야 제대로 기능할 수 있는 우리의 속성을 꿰뚫는 것 같다.
그러니 힘든 하루하루겠지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 우울감에 사로잡힐 때도 있겠지만 서로의 따스함으로 다독이며 위로를 나누길 바란다. 지금, 여기, 당신의 옆에 있는 이의 소중함을 느끼고 감사한다면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을 것이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훈훈함으로 가득 찬 10월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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