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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6호/기획] 소년법 개정 혹은 폐지 논란

이현주·윤현지 기자l승인2017.09.25l수정2017.09.27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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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이후 부산, 강릉, 천안 등 전국 각지에서 연달아 심각한 청소년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잔혹한 범행에 19세 미만 ‘소년’들을 성인과 다른 처벌을 받도록 하는 ‘소년법’ 개정 또는 폐지 논란이 일었고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올라온 소년법을 폐지하자는 청원에는 27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찬성하였다. 이렇게 청소년 처벌을 강화하자는 의견이 있는 한편 청소년 범죄에 엄벌주의로만 대응하는 것은 옳지 않은 방향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에 한국교원대신문에서는 소년법 논란에 대한 참교육학부모 정책실장, 변호사, 우리학교 학우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소년법 폐지 국민청원, 27만여 명 동의
지난 3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 청원·제안 코너'에 올라온 '청소년보호법(소년법의 오기)을 폐지해달라'는 글은 지난 24일 기준 약 27만 명이 동의해 '베스트 청원글'로 뽑히는 등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청원자는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을 언급하며 "청소년보호법 취지와는 다르게 청소년들이 미성년자인 것을 악용해 성인보다 더 잔인무도한 행동을 일삼고 있다"며 "더 이상 청소년이 어리다는 이유로 보호해서는 안 된다. 청소년보호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정부, 소년법 개정안 연말까지 마련 예정
지난 22일 제2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소년법 개정 논의가 진행됐다. 전국적으로 심각한 청소년 폭력 사건이 일고 소년법 개정에 대한 논의가 심화되자 정부는 올해 말까지 법 개정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학교 안팎 청소년 폭력과 범죄를 줄이려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교화·교정이 우선이라는 주장이 양립하고 있다”면서 “소년법 개정은 청소년 처벌의 주된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현안”이라고 말했다.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는 “(처벌 수위와 관련된) 기준 연령 하향 조정이나 처벌을 강화하는 부분, 교정·교화하는 부분이 같이 가야 한다는 점에 대부분의 관계 부처가 공감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청소년 폭력 사건들이 SNS를 통해 퍼졌으며, 2차 피해도 발생한 점을 고려한 발언도 있었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학교폭력 피해자가 2차 피해를 당하는 일이 있다”면서 “이를 막기 위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통해 청소년 유해 정보를 차단하도록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대형 포털 사이트 등과 협의해 집단폭행 동영상이나 사진 등에 대한 조치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학교 안팎 청소년의 폭력사건을 예방하기 위해 정부는 ▲학교폭력 실태조사 방식 개선 ▲위기학생 상담기능 강화 ▲학교·경찰·보호관찰소 등 관련 기관 정보공유 활성화 등 다양한 제도 보완을 위한 ‘청소년 폭력 예방 범정부 종합대책’을 올해 말까지 수립할 계획이다.

◇ 소년범 재범률 갈수록 증가해
소년법 개정 주장에 힘을 싣는 것은 갈수록 증가하는 소년범 재범률이다. 인구 10만 명당 18세 이하 소년 범죄자 발생 비율은 10년 전보다 36.4% 늘었고, 재범률도 크게 증가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전체 소년범 중 초범 비율은 2006년 63.9%에서 2015년 50.2%로 13.7% 감소했다. 반면 4범 이상 재범률은 2006년 6.1%에서 2015년 15.2%까지 크게 증가했다. 이 때문에 청소년들이 범죄를 저질렀을 때 제대로 된 교화가 이루어지는가에 대해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 보호관찰제도의 부실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의 가해자들은 각각 공동폭행, 특수절도 혐의로 지난 4월과 5월부터 소년범 보호관찰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또다시 집단폭행을 저지른 점으로 보아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소년범들을 관리할 보호관찰제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문제점이 지적된다. 또한 보호관찰관의 인원 부족도 문제가 되고 있다. 매년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소년범은 만 명이 넘는 데 비해 전국의 보호관찰관은 1300여명에 불과하다. 지역에 따라 보호관찰관 1명이 소년범 130명 넘게 관리하기도 한다. 익명의 보호관찰관은 “소년범들 개개인에게 신경 쓰고 싶으나 인력 부족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 재범 막을 교화 시설 부족
전국 10곳 소년원의 매년 추가로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1250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소년원에 송치된 소년범은 2014년 2,363명, 2015년 2,288명, 지난해 2,096명 등이다. 특히 여성을 수용하는 소년원은 단 2곳에 그치고, 보호처분 10호(최장 2년 송치) 소년범을 수용할 소년원은 1곳뿐이다. 이처럼 수용인원이 정원을 크게 초과하면서 13.2㎡(약 4평)의 작은 방에 10여명이 함께 지내게 할 정도로 소년원들은 과밀 상태다. 또 수용인원이 많다 보니 관리는 소홀해질 수밖에 없고, 개별적인 교육을 받지 못한 소년범들은 제대로 된 교정교육을 받지 못한 채 시간만 보내다 소년원에서 나오게 되는 점으로 보아 재범을 막을 교화 시설이 턱없이 부족함을 알 수 있다.

◇ 피해자들을 위한 공론화는 어디에
청소년 폭력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엄벌주의와 그를 반대하는 온정주의의 대립이 심화될 때 피해자에 대한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가해학생 특별 교육기관은 482곳 인데 비해 피해학생 전담기관은 29곳에 그치는 등 피해 학생에 대한 보호와 치유를 위한 제도가 잘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이다. 시사인에 따르면 배인구 변호사는 "소년법을 엄하게 개정한다던가, 형벌을 높이는 것은 초단기적 대책은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효과를 자신할 수 없다. 가장 실효성 있는 법개정은 처벌보단 피해자보호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현주·윤현지 기자  knue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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