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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호] 총장님, 갈라파고스 제도를 아시나요?

김현종(일반사회교육전공·16)l승인2017.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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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님, 갈라파고스 제도를 아시나요? 갈라파고스 제도는 남아메리카 동태평양에 있는 에콰도르령 섬들입니다. 발견 당시 무인도로서 큰 거북이 많이 살았습니다. 거북을 에스파냐어로 갈라파고스라고 하는데, 이 제도의 명칭은 여기서 비롯되었습니다. 1835년 찰스 다윈이 비글호로 이 제도를 탐험한 이래 독특한 생물상이 널리 알려졌습니다. 다윈은 갈라파고스를 통해 진화론의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합니다. 갈라파고스는 대륙과 멀리 떨어져있었기 때문에 지구상의 어디에서도 보기 어려움 고유종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고립이 별종을 만든 셈이죠. 저는 작년에 교원대에 입학한 대학원생입니다. 30년 동안 서울에서만 살다가 강내면에 왔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여유롭고 한적한 분위기에 매료됐습니다. 하지만 교원대가 또 다른 이름의 갈라파고스가 아닌가하는 우려를 지울 수 없습니다. 
교원대는 전국 유일의 종합교원양성대학입니다. 저도 교사의 꿈을 품고 교원대에 진학했습니다. 많은 학부생들 역시 부푼 꿈을 안고 강내면에 왔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만나본 교원대 학부생들은 똑똑하고, 열정 가득한 친구들이었습니다. 모두가 훌륭한 교사로 자라나겠지요. 그런데 교원대는 우수 재원들을 우수 교사로 양성하는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먼저 통합의 시대에 과연 통합적 인재를 양성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사회 여기저기서 모두 통합을 외칩니다. 통합, 통섭, 융합 등 용어도 각양각색입니다. 무언가 합치려는 시도인 것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 통합의 시대에 통합적 교육을 위해서는 교사 역시 통합적 방식으로 양성해야 합니다. 하지만 교원대는 통합보다는 분할이 더 어울립니다. 전공 간 교류를 보지 못했습니다. 일반 종합대학과 달리 사범대만 있다 보니 사범대 이외의 다른 전공 친구들을 만날 기회가 없습니다. 사범대라는 우물 안에 갇혀있는 것이죠.
두 번째 문제는 퇴로가 없는 것입니다. 교원대는 교원양성을 위한 학교입니다. 교사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서 교사를 길러내는 곳이죠. 교사라는 직업 선택을 고등학교 때 합니다. 고3 막바지에 결정한 친구들도 있을 것입니다. 남들보다 빠른 선택으로 자기만의 길을 가는 모습이 대견합니다. 하지만 한 번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하는 현실은 가혹합니다. 다른 선택지도 충분히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죠. 총장님, 교원대에서 제일 불행한 아이들이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임고에서 떨어진 학생들일까요? 그 보다 불행한 학생은 교사가 되고 싶지 않은 학생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갈라파고스 제도의 고립을 해소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갈라파고스 제도를 없애버리거나, 다리를 놓는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교원대를 폐지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도 안 됩니다. 교원대의 고립을 타파하는 해결책으로 ‘의무교환학생제도’를 제안합니다. 총 8학기 중 1~2학기를 다른 종합대학에서 교환학생으로 지내는 제도입니다. 전국에 퍼져있는 국립종합대학교와 협의하면 충분히 시행할 수 있다고 봅니다. 종합대학으로 가서 다른 전공 학생들이 무엇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본다면 그만큼 시야가 넓어질 것입니다. 교사 이외에 어떤 직업이 있고, 또래 아이들은 어떤 꿈을 꾸는지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본다고 달라지겠냐’라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저도 달라진다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건 장담할 수 있습니다. 보지 않으면 절대 달라지지 않습니다. 
총장님, 다윈은 진화론을 쓰고 나서 무척 두려워했다고 합니다. 수천 년간 창조론이 진리였던 사회에서 진화론이라는 불경한 주장을 했다가는 매장당할 것이 분명했으니까요. 다윈이 소심하기도 했지만, 사회가 무척 경직되었던 것이죠. 제가 교원대의 고립성을 문제 삼았지만 저는 걱정하지 않습니다. 교원대는 어떤 주장도 합리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민주적 공론장이기 때문입니다. 교원대가 최고의 교원양성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방법을 함께 고민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


김현종(일반사회교육전공·16)  knue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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