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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호/시론] 로봇 교사와 인간 교사, 그리고 우리의 과제

강성주(화학교육) 교수l승인2017.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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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과 수업을 하면서 본인이 계속 해왔던 생각 중 하나는 「학생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내가 알고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이다. 수업하면서 학생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시하면, 학생들은 대화를 하거나 메모를 하면서 자신들의 생각을 표현하곤 한다. 이러한 학생들의 생각과 표현이 자동적으로 가시화되고, 이를 교사가 즉각 받아볼 수 있다면 수업의 효율성을 매우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또는 무슨 대화를 하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최근 학생들의 생각을 파악하고자 하는 바람이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어느 정도 실현가능해 지고 있다. 물론 학생들의 뇌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고 과정이나 감정, 동기 등을 온전히 읽어낼 수는 없지만, 학생들의 표현을 데이터화하고, 이를 분석하여 제공하는 기술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스마트폰의 개인 비서 서비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애플의 시리(Siri), 구글의 구글 나우(Google Now), 삼성의 빅스비(Bixby) 등이 있다. 인공지능비서는 풍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의 질문에 대해 즉시 최적의 답을 제시하여 사용자를 만족시키고 있다. 때로는 사용자의 농담에 능글맞은 대답을 내놓기도 하니 스마트폰 속에 정말 비서가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학교에서 일어날 교실을 상상해 보자. 교사가 인공지능비서인 에듀봇(Edubot)에게 「지금까지 학습한 밀도 개념에 대해 우리 반 학생들의 이해 정도를 정리해줘!」라고 말하면, 에듀봇은 「수지는 질량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공유는 질량과 부피에 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질량과 부피의 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교원이는 다음 학습 내용으로 넘어가도 돼!」라는 대답을 교사에게 제시해 줄 것이다. 그리고 교사는 이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수지, 공유, 교원에게 적합한 일대일 맞춤형 수업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즉, 현재 일부 학생들의 수준에 맞춰 진행되고 있는 교실 수업이 가까운 미래에는 인공지능비서의 도움으로 모든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개별 맞춤형 수업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비서가 교사에게 도움을 주는 과정에는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인 사물 인터넷(IoT), 빅 데이터(Big Data), 인공지능(AI)의 과학기술이 사용된다. 즉, 학생들의 학습 과정은 디지털 데이터로 전환되고, 이 디지털 데이터는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빅 데이터가 되며, 인공지능은 이와 같은 빅 데이터를 분석하여 학생들의 학습발달과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앞으로 학습과 동시에 평가가 자동적으로 이루어지고, 개별 수준에 따른 적시 피드백이 수월해 질 것이다. 또한 학생들의 학습발달과정에 대한 정보가 축적되면, 학생들의 특성이나 성격 등에 대한 파악이 가능해지므로, 이들 각자의 적성에 맞는 진로 교육도 가능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과학기술은 야누스의 두 얼굴처럼 우리에게 긍정적인 창조의 측면과 부정적인 파괴의 측면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속성을 동시에 드러내기 마련이다. 주인을 배반한 하인의 이야기처럼 그리고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긴 것처럼, 인공지능비서가 교사보다 우월한 능력을 나타내며 현실화 될 경우, 에듀봇이 인간 교사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18세기의 인본주의가 신을 몰아내고 그 자리에 인간을 밀어 넣었다면, 앞으로는 데이터가 그 인간을 밀어낼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따라서 교육 현장에서는 인공지능비서인 에듀봇에게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4차 산업혁명 과학기술을 교육에 도입하는 것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인재상을 정립하고 이를 교육에서 구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강구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에 대한 우리 대학의 선제 대응도 시급히 필요하다.


강성주(화학교육) 교수  knue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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