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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호] 환경, 관심만큼 좋아진다

오경석(충북청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l승인2017.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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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이 교체되고 어느 때보다 지방분권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어쩌면 지방이라는 말자체가 이미 불평등을 포함하고 있는 말일 수 있다. 언제부터인지 알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에는 서울과 지방 두 개의 지역만 있는 것 같다. 모든 물자가 서울로 집중되다 보니 모든 중심이 서울로 향해있다. 모든 뉴스의 중심도 서울이다. 우리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이 궁금해도 모든 미디어의 중심이 서울이라서 서울 소식만 들리고 우리 동네 뉴스를 접하기는 쉽지 않다. 매일 출근하면서 상관도 없는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가 막힌다는 소식을 라디오를 듣고, 본적도 없는 여의도를 기준으로 잡은 여의도 면적의 몇 배라는 생경한 수치를 몇 십 년째 듣고 있다. 
이는 환경 분야도 마찬가지이다. 우리 동네에서 일어나는 환경문제보다는 전국적으로 큰 이슈가 되거나 서울중심의 환경뉴스가 항상 먼저이다. 우리지역에도 미세먼지 문제가 매우 심각하고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데 서울 미세먼지의 심각성만 뉴스에 나오고 있어 우리지역은 공기는 괜찮고 서울의 공기만 나쁘다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 우리지역 사람들이 먹는 식수인 대청댐의 녹조가 큰 문제인데 뉴스에서는 낙동강의 녹조의 심각성을 많이 다루다 보니 대청댐보다 낙동강 녹조를 더 걱정한다. 설악산의 케이블카 문제에는 심각해 하면서 정작 우리지역 속리산에 케이블카를 만들기 위해 충북도와 보은군이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모른다. 
환경문제는 불행하게도 이슈를 만들지 않으면 해결하기 쉽지 않다. 이는 환경문제로 인한 피해가 지금 당장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미래에 닥칠 위협 때문에 현재의 편리성을 조금 줄이자” 라고 말해야 하는데 미래를 아무도 본적이 없기 때문에 공감이 덜 된다. 때문에 문제가 터져야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이 대부분이다. 환경단체에서 원자력발전소의 위험성을 그렇게 외쳐도 꿈쩍도 안하던 정부가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변화된 모습을 보이는 것처럼 이슈가 되지 않으면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지역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지역의 환경문제를 이슈화해야 하는데 언론의 관심은 언제나 지역과 동떨어진 곳에 있다.
지금 주변을 조금만 관심 있게 둘러보면 우리지역 환경문제가 보일 것 이다. 청주의 자랑이라고 여기고 전국적으로도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가로수길이 지금 얼마나 훼손되고 있는지도 보일 것이고, 청주지역난방공사의 연료가 다른 지역은 청천연료인(LNG)인데 우리 청주만 미세먼지 같은 오염물질이 많이 나오는 벙커C유라는 사실도 알 수 있다. 쓰레기 매립장 조성방식을 갑자기 지붕 형에서 노지 형으로 주민들과 상의 없이 변경 추진하려고 하는 청주시의 이상한 행정도 눈에 들어올 것이다. 우리가 먹는 식수인 대청댐에 매년 녹조가 발생하는데 이를 해결하기 보다는 주민들 숙원사업이라는 이유로 유람선을 띄우려고 호시탐탐 노리는 충북도의 행정도 눈에 보일 것이다.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결국 관심이다. 관심이 많아질수록 정책의 우선순위가 앞당겨진다. 지금까지 환경은 정책결정에 있어서 후순위이었다. 개발이라는 명목아래 환경보전은 뒤로 밀려났고 이명박 정부와 같은 토건정부가 들어서면서 설 자리를 잃었다. 이렇게 망가진 시스템 속에서 진행되었던 4대강 사업의 결과를 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다. 
전국에 16개의 보가 생겼고 생명이 흐르는 강이 거대한 호수가 되었다. 4대강 사업이 진행될 때 환경단체는 이포보에 올라가서 농성하는 등 많은 문제점을 지적 했다. 하지만 보만 들어오면 우리지역이 잘 살게 될 거라는 집단최면과 같은 망상을 이기지는 못했다. 그때 더 많은 사람들이 지역개발이라는 허울에 맞서 환경을 지키자고 말을 했다면 우리가 보고 있을 강의 모습은 적어도 지금의 강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환경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막상 우리지역 개발이라는 망상 앞에서는 목소리가 작아진다. 이런 일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속리산케이블카만 들어오면 주변 경기가 살아나고 유람선이 운행되면 해당 지역 모두가 부자가 될 거라고 말한다. 이처럼 허황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우리지역 환경문제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4대강에 보가 생기고 주변 경기가 살아나고 그 지역이 발전되었다는 이야기를 지금까지 들어본 적이 없다. 
오늘도 많은 환경문제들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고 우리지역과 밀접한 문제들도 많다. 당장 쓰레기 매립장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쓰레기 대란이 닥칠 수도 있고, 청주지역난방공사의 연료를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는 계속해서 나쁜 공기를 마셔야 한다. 대청호의 녹조를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는 불안한 맘으로 수돗물을 먹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누군가 알아서 해결해 주지 않는다. 우리가 관심을 갖지 않으면 아무도 해결해 주지 않는다. 지금 우리가 처한 환경은 지금 우리가 관심을 가지는 딱 그 만큼의 수준이다.    


오경석(충북청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knue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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