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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호/컬처노트] 자끄 앙리 라띠그 사진전 ‘라 벨 프랑스! La Belle France!’

김지연 기자l승인2017.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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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진을 찍는 유일한 이유는 그 순간 행복하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거장 사진작가로 불리는 자끄 앙리 라띠그(Jacque Henri Lartigue,1894~1986)가 남긴 말이다. 실제로 라띠그는 전문 사진작가가 아니었다. 프랑스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한평생 경제적 걱정 없이 살면서 ‘취미로’ 25만 장의 사진을 남겼다. 그 때문일까, 그의 사진에는 생계를 이어가야 한다는 부담감과 무거움이 없다. 92세로 사망할 때까지 활동을 계속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에는 시기와 상관없이 유년기의 다정함과 천진난만함이 묻어 있다. 가족과 친구들이 아무런 걱정 없이 가볍게 뛰어오르고, 우스꽝스럽게 넘어지고, 바닥을 구르며 웃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며 관람객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떠올리게 된다. 눈앞에서 흘러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반짝이는 순간들, 그 연약한 찰나를 붙잡고 싶은 간절함이 그가 사진을 찍게 하는 동력이었다. “요리사처럼 통조림을 만든다”는 말처럼, 그는 사소한 추억들을 은판 안에 영원히 저장하고 싶었던 것이다.

라띠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의 가족, 친구, 연인들이다. 사진 속의 인물들이 경직되지 않고 자연스러워 보이는 것은 그 때문이다. 라띠그는 사진 한 장 한 장의 제목에 그들의 이름을 붙이며 애정을 표현했다. ‘올레오 반 위어, 비쇼나드의 형제, 우리의 의자 뛰어넘기 챔피언’, ‘루이와 비쇼나드, 술래잡기를 할 때는 빠르게 뛸 줄 알아야 함’ 같은 제목에서는 라띠그의 숨죽인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의 사진을 따라가다 보면 코코, 비비, 사샤 같은 낯선 이름의 사람들이 어느새 친근하고 사랑스러워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카메라 뒤의 따뜻한 시선이 관람객에게도 전해진 것이다. ‘이본 프렝탕, 비비, 그리고 사샤 기트리. 사샤의 처음이자 마지막 물놀이’ 같은 제목에서 느껴지는 뜻 모를 슬픔 역시 이 때문이다.
4월 18일부터 8월 15일까지 KT&G 상상마당에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그의 사진을 선보인다. ‘시간의 흐름’, ‘현대적인 안목’, ‘사진에서의 속도’, ‘가벼움’, ‘아름다운 여인들’, ‘라띠그의 피카소(Pablo Picasso)’, ‘미지에 대한 탐구’, ‘오토크롬(autochrome)’, ‘빈티지 컬렉션(vintage collection)’의 구성으로 이루어진 전시에서 우아하고 명랑한 그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차를 마시는 연인, 자동차를 탄 아버지, 물놀이를 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애정 어린 눈으로 담은 사진들을 감상하다 보면 어느새 깨닫게 된다. 100년 전에도, 바다 건너 먼 나라에서도, 행복의 얼굴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김지연 기자  r13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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