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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호/교육현장엿보기] Change Maker로서의 교사

정한숙(오송고등학교 수석교사)l승인2017.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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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 호수에 푸르름이 짙어가고 있다. 옥천 대청호에 드리워진 신록과 함께 아이들의 밝은 얼굴들이 선명하게 스쳐간다. 아! 아이들이 그립다. 옥천의 푸르름은 내게 행복과 기쁨이었구나. 교사의 행복은 어디에 있을까? 교사의 행복은 곧 수업에 있다. 업무의 과중함보다 교사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수업에서 기쁨을 느끼지 못할 때라고 생각한다. 
최근 00중에서의 수업은 보람차고 행복한 수업이었다. 그런데 인문고등학교 3학년 수업은 또 다시 나를 고민에 빠트린다. 00중은 혁신학교로 대부분의 수업이 배움중심 수업으로 전환되어 있는 학교였다. 학교의 모든 수업을 모둠토의식 수업으로 시작한 학생들은 스스로 학습하고 토의하고 발표하는 것이 당연하고 자연스러웠다. 수업 시간에 학생들의 자유와 인권이 보장되고 학생들은 선생님의 교권과 인격을 인정해 주는 성숙한 수업 분위기에서 수업이 진행되었다.
그런데 인문고등학교의 수업은 대입을 위한 수학능력시험이라는 장벽을 뛰어넘기가 너무나 어렵다. 학생들은 <EBS 수능 특강>을 중심으로 수업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다, 수능시험과 관련이 없으면 배우려는 학습 동기마저 없어 보인다. 참고서를 중심으로 한 강의 수업에 길들여져 있어서 토의토론 수업이나 활동 수업에는 진지하지 못하고 불필요하다는 생각까지 하는 것 같다. 
그러면 인문고등학교의 수업은 변할 수 없는 걸까? 앞으로 4차 산업사회가 도래하고 우리 아이들은 그 시대를 살아갈 사람들이다. 역사적으로 인류가 가보지 못했던 100세 이상의 삶과 로봇과 함께 하는 삶을 살아야 하고, 지금의 직업이 70% 가량 달라지는 그런 사회에서 살아야 한다고 한다. 이렇게 세상은 변화하는데 학교의 수업은 30년 전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이제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지만 고등학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수능시험과 대입’이라는 거대한 장벽과 “유명대학에 몇 명의 학생을 보내는가?”로 학교를 평가하는 풍토에서 변화의 불씨는 쉽게 지펴지지 못하고 있다.  “수능시험이 있는 한 인문고에서의 교육변화는 불가하다.”라는 목소리도 변화 요구의 목소리만큼 크고 설득력이 있다. 또한 교사들의 다수는 ‘고등학교는 대학을 보내기 위한 전 단계’라는 매너리즘을 의심 없이 신봉하고 있는 실정이다. 영국의 교육학자 Ken Robinson은 “학교는 2차 산업사회의 산물이다. 학생들은 스스로 배우고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데 학교에서 오히려 망치고 있다.”고 역설하기도 한다. 이것은 학교 제도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오랜 제도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안주하고자 하는 우리 교사들의 탓은 아닐까? 모든 교육변화의 마지막 Key는 교사가 쥐고 있다. 교사가 변화되지 않으면 모든 교육정책은 탁상공론이 될 뿐이다.
앞서가는 몇몇 학교에서는 이런 어려움 속에서 변화를 시작하고 있고, 당연히 그 변화의 중심에는 열정적인 교사가 있다. 00여중에서 한 교사의 열정으로 학교가, 교사가, 학생이 얼마나 변화하는지 체험하면서 깨달은 바가 크다. 열정적인 한 교사가 두 명의 교사를 설득하고 두 명의 교사가 네 명의 교사를, 그렇게 자발적인 교사학습공동체를 만들어 학교를 바꾸어 가는 모습을 보았다. 
앞으로의 사회를 이끌어 나가는 사람은 바로 이러한 ‘Change Maker’이다. 학교에서도 Change Maker가 필요하다. 우리가 가르쳐야 할 학생들은 미래를 살아야 할 인재들이며 미래에 필요한 역량은 지금의 교육 방법으로는 어렵기 때문이다. 교사를 꿈꾸는 예비 교사들은 Change Maker가 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학교에서는 임용고시에 특화된 교사가 아니라, 새로운 수업 방법을 익히고 변화를 앞장서서 일으킬 수 있는, 동료교사와의 협업을 통해 성장해갈 수 있는 교사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 임용고시의 합격 이전에 어떠한 교사가 될 것인지 깊이 생각하길 바란다. 그 어려운 임용시험에 합격하여 몇몇 선배교사들의 매너리즘을 답습하는 직업인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직업인으로서 월급 받는 행복 외에 수업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교사가 되길 진심으로 희망해본다. 

 


정한숙(오송고등학교 수석교사)  knue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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