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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3호] 아동학대 논란 불거진 ‘안아키’ 카페 폐쇄 수순 밟아

‘수두파티’와 같이 도를 지나친 수준의 치료법 사용… 여러 단체에서 고발 준비 중 김승연 기자l승인2017.05.15l수정2017.05.17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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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아키' 카페 초기 화면.   출처/ 네이버 '안아키' 카페

2013년 개설된 카페 ‘안아키(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가 최근 불거진 아동학대 논란으로 이달 2일 폐쇄됐다. ‘자연주의로 아이들을 키운다’는 전제 아래 백신 접종과 병원 치료를 거부하고 면역력을 높여 아이를 기르자는 생각을 가진 부모들이 모여 운영되던 이 카페는 회원 수가 5만 8,000여 명으로 규모가 꽤 큰 곳이었다. 주로 아토피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이 회원이었는데, 이들은 자연적으로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페 운영자 김효진 씨는 자신을 지지하는 ‘안아키스트(안아키의 신념을 가지고 행동하는 부모들을 뜻하는 신조어)’들을 위해 지난해 <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 설사하는 아이에게 숯을 먹이고 간장으로 비강세척까지… 납득하기 어려운 안아키 치료법
한 아이의 부모가 안아키에서 권장하는 대로 아이를 치료했다가 피해를 입은 사실을 공개하면서 논란은 시작됐다. 이후 수많은 피해글이 우후죽순 올라왔고, 일반 상식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안아키의 치료법이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열이 39도까지 오른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죽과 매실액만 먹였는데, 알고 보니 아이는 가와사키병(소아에서 발생하는 원인 불명의 급성 열성 혈관염으로, 심장 관상 동맥 질환의 원인)에 걸린 것이었다는 글 외에도 중이염을 앓는 아이에게 간장을 희석한 물로 비강세척을 시키고, 아토피 증상이 있는 아이에게 로션과 약을 금하고 햇볕을 쬐게 했다는 예시도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가장 경악을 금치 못한 일은 일명 ‘수두파티’다. 홍역과 수두는 자연적으로 치유된다는 생각에 근거해 면역력을 키워주기 위해 수두에 걸린 아이와 함께 놀게 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설사하는 아이에게 숯을 먹이라 주장하고 아이가 죽기 직전까지 앓도록 놔두라고 조언하는 안아키 치료법은 사람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대한한의학회(The Society of Korean Medicine)에서는 “단순히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선을 넘어 의학상식에 근거한 일반적인 치료법까지 부정하고 있다”고 안아키 치료법을 강하게 반박했다.

◇ 예방접종을 거부하는 것도 큰 문제
공동생활을 할 수 밖에 없는 우리 사회에서 공중보건은 정말 중요한 일이다. 국가에서 예산을 들여 예방접종을 지원하는 것도 ‘집단 면역’ 때문이다. 한 명이 면역력이 생기면 다른 사람의 `발병을 막고 나아가 사회 전체의 면역력을 키우는 것인데, 안아키 회원은 여기에 무임승차하는 꼴이라는 비판이 있다. 안아키에서는 자신들이 백신을 반대하는 카페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게시된 글을 살펴보면 백신에 대한 위험성이나 부작용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예방접종 부작용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전체 접종자 10만 명 가운데 1명일 정도로 극히 드물다”며 “예방 접종을 하고 부작용이 발생하는 손해보다 병을 예방해서 얻는 이득이 더 높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예방 접종에 관한 전체 기록을 담당하는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에서도 “매년 1200만 건 이상의 예방 접종이 이뤄지는데 이상 반응 관련 신고는 2016년 300여건 미만, 2015년 217건이었고, 이상 반응 신고도 대부분 미열 등 약한 반응이었다”며 선을 그었다. 또한 질본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아이들이 예방 접종을 많이 받아 전염의 고리를 차단하기 때문에 일부 미접종 아이들이 나름의 예방 접종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미접종 인원이 증가할 경우 방어선이 뚫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 안아키 카페 운영자 김 씨, 한의학계에서 이단아 아니었다
‘마음살림닥터’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안아키 카페 운영자는 한의사 김효진 씨로 알려졌다.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과학중심의학연구원 강석하 원장의 말에 따르면, 김 씨는 한의계에서 이단아 취급받던 사람이 아니다. 2006년 피부과한의학과 회장을 맡았으며, 개원 한의사 대상으로 ‘해독생기요법 총론’을 주제로 강의와 실습을 진행하기도 했다. 2013년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조직위 직원들을 대상으로 전문가 초청 특강도 진행했다. 당시 조직위 관계자는 특강에 대해 “매우 유익한 강의였던 만큼 강연에서 제시한 내용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전시와 행사 프로그램을 풍성하게 만들 것”이라고 언론사에 밝혔었다.
또한 김 씨는 안예모(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한 모임)라는 백신접종거부단체가 발간하는 계간지에 지속적으로 칼럼을 기고하고, 해당 단체를 언론 인터뷰나 강연에서 소개하는 등 다방면으로 활동해왔다. 안예모는 백신 부작용을 줄이고 자연 육아법으로 아이를 기르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시민단체인데, 백신이 부작용은 크지만 효과는 적다고 접종을 거부하기도 해 오래전부터 논란이 되고 있다.

◇ 보건복지부와 대한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여러 단체에서 고발 준비 중
안아키 카페 내에서 행해진 무면허 의료행위도 치료법 못지않게 큰 논란을 빚고 있다. 안아키 치료내용을 잘 아는 주부 회원에게 ‘맘닥터’라는 지위를 부여해 의료인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의료상담을 가능케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 ‘맘닥터’는 ‘능소화’라는 한약을 만들어 판매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에서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을 앞두고 있다. 오성일 보건복지부 보건정책과 사무관은 “한의사(카페운영자)의 상담이 의료행위인지, 한의사 면허 범위 내에서 진행된 것인지 등을 조사 중이다”고 설명했다.
대한한의사협회에서도 안아키 치료법이 일반적 한의 치료법과는 별개라며 논란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안아키에 대해 “대부분 의학적 근거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설령 일부 근거가 있더라도 의료 기관에서 의료인에 의해 전문적으로 진찰되고 치료하지 않으면 아이의 건강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행위”라며 “해당 한의사의 비윤리적·불법적 행위가 이뤄진 부분이 확인되면 추가적으로 윤리위원회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아동학대방지시민모임 공혜정 대표는 “의사 자격도 없는 사람들이 함부로 아픈 아이의 증상을 판단하고 처방하는 것 자체가 아동학대”라며 엄정한 법적 조치를 요구했으며, 모임에서는 안아키에 대한 사례를 신고받고 있다.


김승연 기자  ksy868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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