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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2호] 샴푸 없이 머리를 감는다고? 노푸(No-poo)족이 나타났다!

심서현(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l승인2017.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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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성분이 들어있는 샴푸를 쓰지 않고 오로지 물로만 머리를 감는 ‘노푸족’ 열풍이 불고 있다. ‘노푸’는 샴푸를 쓰지 않는다는 의미로, No와 Shampoo가 합성된 신조어이다. 항간에 떠도는 소문에는 ‘노푸’를 실천하면 듬성듬성한 탈모 부위에 울창한 숲이 우거진다는 둥, 머릿결이 마치 아기들의 그것처럼 윤기가 좌르르 흐른다는 둥 귀를 쫑긋하게 하는 말들이 많아서 너도나도 한번쯤 ‘나도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샴푸를 쓰지 않는 것이 이제는 일상다반사가 된 ‘노푸족’ 5개월 차 경험자의 입장에서, 소문들의 진상이나 그 배경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한다.

◇ 왜 샴푸를 쓰지 않게 되었나?
다람쥐가 쳇바퀴를 굴리듯 여느 날과 똑같이 머리를 감고 샤워를 마친 어느 날, 얼굴에 로션을 바르면서 문득 강한 의문에 사로잡혔다. 왜 내 몸에서 나오는 천연수분과 유분을 화학제품으로 남김없이 씻어내고, 또 다시 다른 화학제품을 몸에 덧발라서 수분과 유분을 보충하는 건지, 그 반복되는 과정이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인지 궁금했다. 누군가는 자기 몸에서 생긴 코딱지가 천연백신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것을 먹는 것이 면역력에 좋다는 연구를 내 놓기도 했는데, 그러한 원리라면 자연적으로 생기는 내 몸의 기름들도 나를 보호해주는 좋은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 마침 도서관에서 발견한 것이 「물로만 머리감기 놀라운 기적」이라는 우츠기 류이치의 책이었다. 우츠기 류이치는 이미 일본에서 ‘노푸’ 열풍을 일으킨 장본인이자 일본 최초의 안티에이징 전문시설 센터장이었다. 책은 그가 7년간 직접 샴푸를 끊고 나서 겪은 경험과 그의 의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쓰여 졌다. 머리카락이 굵어지면서 머리숱이 늘어나고, 두피가 이전보다 건강해졌다는 등 샴푸를 쓰지 않은 후 자신이 겪은 긍정적인 변화를 서술함과 동시에 샴푸에 들어있는 온갖 화학첨가물과 합성계면활성제의 유해성, 그리고 물로만 머리를 감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제시한다. (우츠기 류이치, 물로만 머리감기 놀라운 기적, 홍주영 옮김, 끌레마, 2014년)

◇ 샴푸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시중에서 파는 일반샴푸는 물, 계면활성제, 각종 기능성첨가제, 방부제, 색소, 향료 등으로 이루어져있는데, 구성성분 중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세정작용을 하는 계면활성제이다. 계면활성제는 친수성부분과 친유성부분이 함께 있는 양친매성구조로, 물과 기름을 섞이게 하는 유화제역할을 하는데, 물과 기름에 동시에 흡착하는 성질을 이용해 기름때를 씻어내는 세정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계면활성제는 액체와 기체간의 표면장력을 줄여 거품이 잘 생길 수 있게 하거나 거품을 안정적으로 유지시킬 수 있는 기포제의 기능도 있다. 때문에 세정력이 높거나 거품이 많이 나는 것은 그만큼 계면활성제의 비율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계면활성제역할을 하는 천연성분들은 거품이 유지되는 맥주, 생크림, 그리고 기포가 많은 형태인 카스텔라에서도 찾을 수 있다. 엄밀히 말해 우리의 우려는 석유추출물로 만들어진 ‘합성계면활성제’가 우리 몸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한 것이다. 계면활성제는 분자량이 작기 때문에 피부 속으로 침투하기 쉬운데, 이렇게 쌓인 이물질은 배출되지 못하고 암이나 피부병을 유발한다. 석유추출물로 만들어진 합성계면활성제는 인체에 해로울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이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2014년 8월호, <어떤 비누 쓰세요?> 특집 글)
인체에 유해하다고 알려진 화장품, 치약, 세제의 화학성분인 파라벤, 포름알데히드, 합성착향료, 인공색소 등이 샴푸에 들어있는 경우도 많은데, 이 화학물질들은 피부염, 비듬, 탈모의 원인이 될 수 있어서 샴푸를 쓰지 않는 것을 고민해 볼 이유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샴푸를 쓰지 않겠다는 다짐의 가장 큰 이유는 내 몸이 인공적인 화학물질에 길들여져 간다는 사실이었다. 한번 쓰기 시작하면 계속 써야하는 샴푸, 로션 등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은 전혀 자연스럽지 못하다고 느껴졌다. 샴푸로 머리를 감으면 두피에 필요한 피지까지 모두 세척이 되는데, 이는 역으로 피지의 분비가 더 촉진되고 피지샘을 더 발달시키는 현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많은 피지가 분비되기 때문에 샴푸로 머리를 자주 감아야하는 결과를 낳는다. 머리카락으로 가야할 영양분이 피지샘으로 흡수되니 머리카락은 영양부족상태가 되어 가늘어지고 약해진다. (우츠기 류이치, 물로만 머리감기 놀라운 기적, 홍주영 옮김, 끌레마, 2014년)
 샴푸로 머리를 감으면 깨끗해지는 줄 알았더니 과도한 청결은 오히려 독이 된다는 것의 증거가 되고 말았다.

◇ 노푸(No-poo), 어떻게 하는 것일까?
 샴푸를 쓰지 않고 머리를 감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말 그대로 머리를 감을 때 샴푸를 쓰지 않으면 된다. 대신 샴푸의 거품이 했던 일들을 손가락과 빗으로 대신 해줘야 한다. 머리카락에 묻은 먼지들을 빗으로 빗어서 제거해주고 두피 구석구석을 문질러줘야 하는데, 손톱을 사용하면 두피에 상처가 날 수 있으니 손가락 끝으로만 살살 문지른다. 미온수로 감는 것이 가장 좋지만 고기집이나 튀김집에 다녀온 후에 기름때가 많이 묻은 날이나 땀을 많이 흘린 날에는 조금 따뜻한 물로 감아주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아직 두피가 샴푸를 쓰던 때에 익숙해져 있어서 단순히 물로만 씻으면 피지가 많이 분비될 것이다. 그래서 매일 머리를 감아주거나, 가끔씩 샴푸를 소량 써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샴푸를 아예 끊고 싶다면 베이킹소다를 물에 조금 풀어 헹궈주는 것도 기름때제거에 효과가 있다. 식초를 몇 방울 떨어뜨려서 헹궈내면  마치 린스를 사용한 것처럼 머리카락이 부드러워진다. 머리카락을 말릴 때에는 드라이기가 너무 뜨겁지 않게, 너무 가깝지 않게 두피 쪽 위주로 말려주고, 머리카락 아랫부분은 조금 촉촉할 정도로 물기를 다 말리지 말고 두어야 머릿결이 상하지 않는다. 머리가 가렵고 머리카락이 뭉친다면 빗질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빗질을 하는 것만으로도 머리카락의 먼지제거에 큰 효과가 있어서 빗질만 잘해줘도 충분히 가려움이나 찝찝함이 해결된다. 단, 두피를 너무 자극하는 빗질은 좋지 않다. 샴푸의 향기가 그립다면 천연향수 같은 것을 머리끝부분에 살짝 묻혀주는 것도 좋다.
처음 ‘노푸’를 시작한지 두 달 정도까지는 두피에 기름도 많이 생기고 정수리에 냄새도 강렬했다. 머리를 감을 때에는 기름이 다 씻기지 않아서 비누로 손을 씻어가며 머리를 감았는데, 꼼꼼히 씻느라 2~30분씩 머리를 감았다. 그러다가 식초로 머리를 감기 시작해서 지금은 이틀에 한번 따뜻한 물에 식초를 몇 방울 떨어뜨려 5~10분정도 안에 머리를 감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매스컴이나 책에 나오는 드라마틱한 효과는 없었다. 그렇다고 샴푸를 쓸 때와 비교해서 더 나쁜 것도 없다. 땋을 수 있을 정도로 긴 머리카락의 소유자이지만 불편한 점은 없다. 좋아진 것이 있다면 모발이 굵어져서 강해졌고, 겨울에 머리카락이 정전기 때문에 붕 뜨는 일을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샴푸를 쓰거나 쓰지 않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지만 그 선택이 나의, 환경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고민해보는 시간은 필요할 것이다.


심서현(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knue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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