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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1호] 교원대 2017년 봄

김서영 기자l승인2017.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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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봄이 왔다. 꽃이 피고 사람들의 옷차림은 가벼워졌지만 일교차가 커 감기에 걸리기 일쑤고, 나날이 심해지는 미세먼지 탓에 외출 시엔 방진 마스크가 필수다. 이 외에도 사람들을 지치게 하는 것들은 여전하다. 하지만 지난 겨울 내내 꺼지지 않았던 촛불은 마침내 부정한 대통령을 자리에서 끌어내린 동시에 세월호를 수면 위로 올렸고,  그래서 이 계절은 피부에 와닿는 따뜻함 그 이상의 상징적인 온기를 우리 생활에 전해주고 있다.
우리학교의 봄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나. 먼저 교육부의 엉뚱한 인사에 대항해 고단하지만 서로를 북돋우며 매일 밤낮으로 사퇴촉구위원회의 주도에 따라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김종우 교수가 촛불집회 당시 전했듯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싸움이 이미 이겨놓은 싸움이라는 확신에 부푼 분위기 속에서 17이란 낯선 숫자가 수놓인 학교 점퍼를 입은 학우들이 자유발언대에 서는 모습은 매우 고무적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집결하는 자리의 중심에 서야 했을 총학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번 해에도 총학이 또 다시 무산됐기 때문이다. 사실 총학의 부재는 비단 우리학교 만의 문제가 아니라 서울 주요 대학들을 포함한 전국 대학가에서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우리 사회에서 자신의 자리를 만들고 지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절감한 학생들은 더이상 대학 사회를 살피고 제 한 몸 바쳐 봉사할 여유를 가지지 못한다. 높은 경쟁률의 임용고시를 치뤄야 하는 교직 희망자들은 물론이요 다른 진로를 탐색하고 있는 교원대 학우들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 학교의 총학이 공석으로 남아있는 데에 작년 총학의 뼈아픈 사퇴가 미친 영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댓가 없이, 학교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일념으로 꾸려졌을 총학은 학생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미숙한 일처리로 신임을 잃고, 결국 학우들의 항의와 책망이 빗발치는 학생총회 현장에서 학생회장이 사퇴의사를 표명하며 해산했다. 공금을 투명하게 운용하지 못해 학생 자치에 혼란을 준 점은 학생 대표로서 질책 받아야 마땅한 부분이다. 하지만 아무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일을 맡아 직무에 대한 물질적 보상없이 학교를 위해 봉사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구성원들이 총학을 보다 관용적으로 지원하고 힘을 보탰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불행 중 다행으로 7명의 학우가 비대위원에 지원해 축제 같은 학교의 주요 행사는 별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학우들을 결집하고 온전한 공론의 장으로서 기능할 수 있는 총학을 궁극적으로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한 노력을 멈춰서는 안될 것이다. 또한 학복위원장, 각 학과의 학회장들,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사퇴촉구위원회 등 우리학교를 위해 나선 학우들이 있음을 잊지 않고 이들에 대한 응원과 격려, 그리고 활발한 참여를 구성원의 몫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 학교로 불어온 이 온기를 어떻게 지켜나가야 할지, 각자가 맡을 봄의 지분에 대해서 생각해야 하는 시점이다. 


김서영 기자  knue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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