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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1호] 교육부는 모욕적 인사를 철회하라

한국교원대신문l승인2017.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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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7일, 교육부는 전 역사교육정상화 추진단 부단장을 역임한 인물을 우리대학 사무국장에 임명하였다. 금요일에 임명하고 월요일부터 출근하도록 하는 일사천리의 신속한 인사로 우리대학은 그 인물에 대해서 검증할 수 있는 여유조차 없었다. 언론을 통해서 확인한 그의 과거 발언은 놀라울 따름이다. 검정교과서는 좌편향된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집필하고 있고, 교사는 학생들을 설렁설렁 가르치고, 학생들은 군중심리에 휩쓸려 촛불집회에나 우르르 몰려다닌다고 발언한 인물이 우리대학의 사무국장으로 임명된 것이다. 또한, 그러한 발언으로 국회위원들로부터 중징계를 요구받았으나, 제 식구 감싸기 식의 솜방망이 처벌로 주의 조치를 받은 인물이었다.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을 품고 교과서를 집필하는 교수, 열과 성으로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 나라를 걱정하는 진심으로 촛불 집회에 참여한 학생이 모두 함께 있는 우리대학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모욕적 인사였다. 
모욕적인 인사에도 우리대학이 할 수 있는 공식적인 조치는 없었다. 대학의 대표인 총장조차 사무국장에 대한 인사권은 고사하고 인사에 대한 거부권조차 없다. 진심을 다해 싫더라도 교육부가 함께 일하라면 함께 일해야 하고 함께 지내라면 지내야 하는 무력함이 우리대학을 비롯한 국립대학이 처한 현실이다. 더 나아가, 교육부 장관은 소규모 대학으로의 인사 조치는 일종의 징계라는 말도 안 되는 해명으로 우리대학 구성원들의 마음에 또 다시 상처를 주었다. 
교육부의 모욕적이고 치졸한 인사가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상습성이 의심된다. 지난 2015년 9월에는 뇌물수수라는 중대한 비리로 구속 직전인 교육부 대변인을 우리대학 사무국장으로 발령하였다. 발령 직후 구속되어 우리대학에 발을 들이지는 못하였지만, 일부 언론에 교원대 사무국장이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보도되어 학교의 명예가 실추되었다. 애초에 교육부는 자신에게 쏟아질 비난의 화살을 교원대로 돌리기 위해서 고의적으로 치졸한 작전을 밀어붙인 것으로 의심되며 불행하게도 그 작전은 일부 성공하였다. 한국 교육의 중심임을 자부하는 우리대학은 물의를 일으킨 교육부 직원의 피난처 혹은 여론의 총알받이로 전락하였다.
우리에게는 인사권도 거부권도 없고 장관마저 작은 대학이라고 무시하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뿐이다.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싫은 것은 싫다고, 부당한 것은 부당하다고 표현할 뿐이다. 이는 헌법에 보장된 시민의 권리이고, 우리는 그 권리를 최대한 행사해야 한다. 인사 철회에 대한 서명 운동에 70%가 넘는 교수가 참여하였다. 교외 업무와 연구년 등으로 서명할 수 없는 교수를 제외하면, 절대다수의 교수들이 동참한 셈이다. 또한, 1400명의 학생과 동문이 서명에 동참하여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교내에서는 아침, 점심으로 다양한 형태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고, 저녁에는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다양한 생각을 존중하는 대학에서 구성원의 의견이 이렇게 압도적으로 하나로 모아지는 것은 참으로 흔치 않은 일이다. 급기야 4월 7일에는 150여명의 교수와 학생이 교육부 앞에 모여 항의 집회를 하였다. 이 집회에는 국공립대학교 교수회 연합회와 교원양성대학교 교수협의회의 교수들이 대거 참여하여 연대의 뜻을 밝혔다. 언론에서도 이 사건의 중요성을 알고 연일 기사화하고 있다.
교육부 장관이 말한 소규모 대학에서 벌어진 일에 전국의 교수들과 언론이 크게 호응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첫째, 민주정신을 비하하는 의식을 가진 사람에게 공적인 업무를 맡길 수 없다는 시대정신과 사명의식이 전국의 국립대학과 대중의 공감을 얻은 것이다. 우리는 지난 겨울 민주주의와 정의로운 나라에 대한 갈망을 수 천만 개의 촛불로 광장을 밝힘으로써 표출하였고, 진정한 시민의식이 무엇인지를 직접 보여주었다. 둘째, 교육부가 재정지원을 미끼로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억압한 과오에 대한 저항의식이 이 사건을 통해서 표출된 것이다. 교육부는 미래적 지식과 장기적 가치를 창출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대학에 경쟁적 지표를 들이대며 단기적 성과만을 요구하여 대학을 이윤 추구 집단 혹은 사기업으로 전락시켜왔다. 민주정신에 대한 비하에는 촛불의 심판이, 부당한 억압에는 시민의 저항이 기다리고 있다.
교육부에 묻고 싶다. “교육부 직원들은 극우세력이고, 관료주의와 매너리즘에 빠져 설렁설렁 일하고, 점심시간에 우르르 몰려다니며 맛집이나 찾는다”고 비하 발언을 한 인물이 어느 날 갑자기 당신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당신의 관리자로 온다면, 당신들은 그를 아무 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가? 한 인물이 어떤 단체의 높은 자리에 있기 위해서는 능력, 성실, 집념 등 많은 덕목이 필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구성원에 대한 애정과 믿음이다. 국민을 사랑하지 않는 대통령, 부하직원을 업신여기는 시장, 민원인을 천대하는 공무원은 모두 공적인 업무를 맡기에는 부적절하다. 많은 사람들이 이상하다고 할 때, 많은 사람들이 문제가 있다고 할 때는 분명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교육부는 한국교원대의 탄식과 함성에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 교육부의 안일함, 무능함, 업신여김이 우리대학을 비롯한 모든 국립대학에 얼마나 큰 상처와 고통을 안기고 있는지 정확히 인식하기 바란다. 교육부는 치졸하고 모욕적인 인사를 철회하라! 교육부는 우리대학에 끼친 피해와 상처에 대해 즉각 사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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