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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1호/시론] 수오지심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

김진근(윤리교육과) 교수l승인2017.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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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는 그랬다. “수오지심(羞惡之心)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라고. ‘수오지심’이란 자신의 잘못된 행위에 대해 부끄러워하고, 아울러 타인의 의롭지 아니한 행위에 대해 미워하는 마음이다. 맹자는, 사람에게는 태어날 때부터 이것이 우리들의 마음속에 갖추어져 있다고 하였다. 물론 이밖에도 우리들의 마음은 측은지심(惻隱之心), 사양지심(辭讓之心), 시비지심(是非之心) 등으로 발현(發現)할 수도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들 네 가지 마음이 각기 인(仁)ㆍ의(義)ㆍ예(禮)ㆍ지(智)라는 덕을 이루는 실마리가 된다고 하였다. 맹자는 이들 마음을 근거로 하여 사람의 마음이 착하다는 주장을 하였다. 그리고 이러함이 짐승과 구별되는 사람다움을 드러낸다는 측면에서 이를 사람의 ‘성(性)’이라 하였다.
그런데 사람의 본성이 이렇게 착하다고 하여, 사람이면 모두 다 착한 행위를 하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실제 사람들이 하는 짓거리를 보면, 오히려 착하지 않은 행동을 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맹자가 이러한 사실을 모르거나 애써 외면하고서 사람의 본성이 착하다는 주장을 했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
맹자는, 사람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또 하나의 요소인 몸이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 몸은 마음과 달리 욕구를 그 본능으로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이 욕구도 우리들의 생존을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이 욕구가 없으면 인간이 근본적으로 생명 현상을 해 나아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예컨대 식욕이 없으면 먹으려 들지 않을 것이고, 색욕이 없으면 종족의 보존 자체가 불가능해지고 말 것이다. 그런데 이 욕구는 철저하게 자기 자신만의 생존을 지양한다. 이 욕구는 남의 생존이나 남을 위한 배려 따위에는 근본적으로 관심이 없다. 이것이 바로 인간 행위의 불선(不善)의 근원인 것이다.
그 미치는 외연(外延)의 측면에서 보면, 몸의 욕구는 겨우 자기 자신이라는 한 사람에게만 국한됨에 비해, 마음의 사단은 사람세상 전체의 존립과 그 원활한 운용을 지향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측면에서 맹자는 몸을 ‘소체(小體)’라 하였고, 마음을 ‘대체(大體)’라 하였다. 그리고는 ‘소체’만을 위하는 인간을 ‘소인(小人)’, ‘대체’를 살리는 인간을 ‘대인’이라 하였다.
이러한 논거에서 보면, ‘소체’, 즉 몸이 지닌 욕구의 측면에서 보면, 사람과 짐승이 구별되지 않는다. 따라서 ‘소인’을 사람이라 할 수 없다. 사람다움으로서의 ‘성(性)’을 실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저 허울만 사람일 뿐, 정체성(正體性)의 측면에서 사람답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맹자는 이러한 자는 짐승과 다를 바 없다고 하였다. 그래서 맹자는 이 네 가지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라고 하는 무서운 언명(言明)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맹자는 이 네 가지 덕이 있어야 ‘더불어 삶’을 이룰 수 있다고 하였다. 말하자면 이 네 가지 덕이 사람세상을 이루고 운용해 갈 수 있게 하는 근본 체제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들 덕을 발휘할 수 있어야만 우리들도 사람세상에 그 일원으로 참여하며 더불어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세상에서 더불어 살아갈 때, 사람은 홀로 살아가는 것보다 자신의 생존을 훨씬 더 용이하게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대학도 사람세상의 하나다. 그리고 여기에서 우리는 앞으로 사람세상에 나아갈 사람들을 길러내고 있으며, 그것도 앞으로 학교 현장에 나아가 다시 사람세상에 나아갈 사람들을 길러낼 사람들을 길러내는 막중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우리 대학에서 지금 사람세상으로서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과거 언행에 비추어볼 때, 맹자가 말한 네 가지 덕 중에서도 특히 수오지심을 결한 자를 교육부가 ‘사무국장’이라는 막중한 지위에 임명하였기 때문이다. 이 자가 우리 대학에 부임하고 처음 교무회의에 참석하여서는,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러한 언행을 하였다.”는 식으로 변명을 늘어놓았고 한다. 필자는 이것 자체가 스스로 자신의 과거 언행이 수오지심을 결한 것이었음을 자인(自認)한 것이라고 본다. 전문(傳聞)에 의할진대, 이 자의 과거 언행이 그리하였다면, 이 자는 소인에 다름 아니고, 수오지심이 없는 자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필자의 움직일 수 없는 생각이다.
이 자리는 우리 대학 직원들을 통할하는 막중한 자리다. 그런데 이러한 자리에, 맹자의 정의에 따르면 결코 사람이라 할 수 없는 자를 임명하여 어쩌자는 것인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우리 대학은 교육기관이자 사람세상으로서의 다움과 존엄성을 완전히 상실하고 만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까닭에 우리 대학에서는 지금 구성원들이 이를 바로잡기 위한 몸부림을 하고 있다. 특히 교수와 학생들은 연구와 학업에 할애해야 할 소중한 시간들을 이 바로잡음에 투여하느라 허비하고 있다. 이 소모적 투쟁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 소모적인 투쟁을 하루라도 빨리 끝내는 길은, 이 자가 스스로 수오지심을 회복하여 인간의 길, 대인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다. 그러자면 우리 대학의 사무국장 직으로부터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그 시작이라고 본다. 그리고 과거 자신의 언행을 되돌아보며 깊이 반성해야 할 일이다. 이것이 안 될 때는 교육부가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차원에서 하루 빨리 이 자를 해임하고 알맞은 인물을 우리 대학의 사무국장으로 다시 발령 내는 것이다. 국가의 백년지계를 담당하고 있는 중앙부서로서 교육부가 그 존립 의의를 찾는 길이 바로 이것이다.


김진근(윤리교육과) 교수  knue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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