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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1호] 족구왕

이현주 기자l승인2017.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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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족구왕
감독: 우문기

족구하면 무슨 생각이 드는가? “더럽잖아요. 복학생들 막 나시 입고 겨털 다 보이는데 그대로 수업 들어온다니깐요. 땀내 쩔어가지고.” 학교 퀸카 안나의 반응은 이러하다. 꽤 격한 반응에도 족구하는 복학생 만섭이는 굴하지 않고 한마디 한다. “남들이 싫어한다고 자기가 좋아하는 걸 숨기고 사는 것도 바보 같다고 생각해요”
족구하는 복학생. 어쩌면 촌스러워 보일수도 찌질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를 보다보면 주인공 만섭이의 눈치 보지 않는 순수한 열정은 너무나 매력적이다. 고용 절벽에 시달리고 있는 청춘들 사이에서 만섭이는 흔치않은 청춘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족구를 위해 총장과의 대화에서 족구장 설립을 건의하고 서명 운동을 하고 ‘저런 애가 저런 애를 만나주겠냐?’라는 남들의 시선에 아랑곳 하지 않고 용감하게 수제 명함을 내밀며 퀸카 안나에게 영어 연극파트너가 되어 달라 부탁한다. 그런 만섭을 보고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룸메이트 선배가 한 마디 한다. “넌 뭘 믿고 그렇게 낭만이 흥건하냐?” 사실 만섭의 상황은 다른 사람들이 보았을 때 그리 믿을 만하지는 않다. 토익은 본 적도 없고 학점은 평점 2.1이다. 그걸 보고 룸메이트 선배가 또 한마디 한다.
 “너희 집 잘살아? 식품영양학과 나와서 뭐할 거야? 요즘은 공무원이 최고야. 공무원 시험 준비해.”
마치 타오르던 낭만의 청춘에게 찬물을 확 끼얹는 것 같은 한마디다. 현실적이어서 더 아픈 한마디다. 그러나 우리의 주인공 홍만섭의 꿈과 희망은 생각보다 더 단단하다. 선배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만섭은 안나에게 온 전화를 받으러 나간다. 그런 만섭의 푸른 봄과 같은 청춘은 대학교 여기저기에 퍼져나갔다. 학교엔 한바탕 족구 열풍이 불어 족구 대회까지 열리고 총장과 이사장도 족구가 면학 분위기를 해친다는 말에 “족구 좀 하면 어때?”라 반응한다. 맞다. 족구 좀 하면 어떻고, 찌질하면 어떻고, 고민은 잠시 내려놓고 놀면 좀 어떻나. 영화 속에 등장하는 윤준경 시인의 시 중 한 구절이다. ‘다시 젊음으로 돌아가면 머리엔 장미를 꽂고 가슴엔 방울을 달고 사랑을 하리’ 다행이도 우린 아직 젊음이고 청춘이다. 우린 아직 푸르른 봄이다.


이현주 기자  knue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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