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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호] 서울대 시흥캠퍼스, 대학 공공성 훼손 논란

본부 점거 학생들 폭력적으로 진압, 비민주적인 학교 행태에 학생들 크게 반발해 한건호 기자l승인2017.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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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1일 대학 직원들이 서울대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폐지를 위해 서울대 본부 건물을 점거 중이던 학생들을 강제 진압하는 일이 발생했다. 소화기 분말이 분사되고, 소방호스로 사람에게 물대포를 쏘는 등 과격한 상황이 이어졌고, 일부 학생들은 직원들과의 몸싸움 도중 혼절하여 응급실로 실려 가는 일까지 벌어졌다. 마지막까지 4층 총장실을 두고 직원들과 대치중이던 학생들을 보호하고자 학생회가 자진 해산을 선언하며 상황은 일단락 됐지만, 서울대 학생회는 이번 폭력사태를 규탄하고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폐지를 위한 추후 대응 방안을 실행 중에 있다.

◇ 서울대 시흥캠퍼스 논란이 되는 이유는
서울대내에서 시흥캠퍼스 조성 계획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진 시기는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는 시흥캠퍼스가 의무형기숙대학(Residential College) 형태로 운영될 것이란 계획이 문제가 됐다. RC는 현재 연세대학교 송도국제캠퍼스와 같이 모든 학생들이 학교 기숙사에 머무는 학교 형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학생들은 새로운 캠퍼스로 인한 신입생들과의 단절과 각 단과 대학 간의 교류의 어려움을 들어 이를 반대했다. 학생들의 반발에 학교 측은 RC운영 계획을 철회하고, ‘시흥캠퍼스 추진 기구’에 학생 참여를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하며 상황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대학 측의 약속과 달리 이후 대학 측은 시흥캠퍼스 추진과 관련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고 2016년에 이르러 문제는 다시 본격화 됐다.
2016년 5월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선 ‘서울대의 공공성을 위한 학생모임’이 발의한 ‘시흥캠 설립 반대’ 안이 결정됐다. 결정의 주된 이유로는 시흥캠퍼스 설립 결정과정에서의 비민주성, 대학의 공공성 훼손, 현실적인 비용 부족 문제 등이 거론됐다. 특히 공공성 훼손 문제의 경우 시흥캠퍼스가 시흥시에 세워지는 배곧신도시와 결합하여 수익을 창출하고자 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것을 비판한다. 시흥시로부터 20만평 규모의 토지를 무상 제공받고 배곧신도시에 아파트를 세운 ‘한라 건설’로부터 신도시 아파트 수익금 일부를 지원받기로 약속한 상황, 신도시 홍보에 ‘서울대 캠퍼스’ 문구가 자주 사용된 점 등을 미루어 보아 대학의 본래 기능보다 ‘신도시의 성공’이라는 상업적인 이유에서 캠퍼스의 설립이 추진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 153일 간의 투쟁
2016년 8월경에는 대학 본부가 시흥캠퍼스 설립에 법적인 실효성을 가지는 실시협약을 체결하며 갈등이 심화됐다. 당시 학교는 실시협약 3분전에 학생회에 일방적으로 문자 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울대 학생회는 교내 최고 의결기구인 이사회에 찾아가 시위를 했지만 별다른 답변을 듣지 못했고, 이에 학생회는 10월 10일 전체 총회를 열어 대학 본부 점거를 결정했다. 서울대학교 전체 총회의 경우 정족수가 전교 학생 수 10%에 해당하는 2000여명이며 다수의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만큼 의미가 크다. 이날 학생들은 대학 본부 앞에서 진행된 전체 총회 직후 바로 대학 본부를 점거했다.
본부 내에 상주하는 인원은 주로 학생회 일원들과 일반 학생들이었다. 본부 내에서 직접 숙식을 해결하며 생활했고 총 153일간 본부를 지켜왔다. 본부 점거 중에는 사무실 내에 있는 시흥캠퍼스 관련 중요 문서를 발견하기도 했다. 사업적 성격이 짙은 시흥캠퍼스 내 실버타운과 키즈타운, 서울대 병원 등의 설립 계획을 담은 문서가 발견됐고, 2013년 당시 철회하기로 한 RC 계획이 2016년까지 논의되었다는 증거를 확인하기도 했다. 한편 시흥캠퍼스 설립 반대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을 사찰한 문건도 발견되며 학교의 행태에 분노한 학생들이 서울대 성낙인 총장에게 책임을 물었지만 성낙인 총장은 오히려 “시흥캠퍼스 사안에 대해서 열심히 참여하는 학생이 궁금해서 찾아봤다” 답하며 이해하기 힘든 변명과 함께 문제를 외면했다.

◇ 폭력으로 얼룩진 지성의 요람
학교 측은 3월 11일 본부 진입에 대해 당시 공사 중이던 대학 본부 건물의 공사가 완료되어 학생들이 주로 상주하는 본부 4층(총장실)을 제외한 곳으로 다시 짐을 옮기려 했던 것이지 학생들을 진압하기 위해 본부로 진입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11일 새벽부터 대학 직원들에게 총동원령이 내려져 수백 명에 이르는 직원들이 대학 본부 앞에 운집했고, 사다리차를 동원해 건물 옥상 등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서울대 학생은 “직원들은 정말 학생들의 팔 다리를 들어 강제로 건물 밖으로 끌어냈다”며 “곳곳에서 비명과 고함이 난무하는 마치 전쟁터 같은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긴 시간의 대치 끝에 결국 학생들이 주로 머물던 4층 총장실을 제외하고는 학생들이 모두 쫓겨나게 되자 밖에 있던 학생들이 4층에 머무는 학생들에게 먹을 것과 의약품 등을 전달하게 해달라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대학 측은 이를 지속적으로 거부했고, 결국 학생회는 4층에 머물고 있는 학생들을 보호하고자 자진해산을 선언했다. 이후 학생회는 폭력 사태를 규탄하는 집회를 여는 등 학교 측에 강하게 반발했고, 4월 4일 전체 학생 총회를 열어 추후의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건호 기자  hgh7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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