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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호] 도시농업의 시작

최영미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활동가l승인2017.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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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 이후 전 세계 인구는 계속 증가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농업도 대량생산이 필요했고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이 많은 수확을 할 수 있는 품종과 고투입 농업기술을 기반으로 한 녹색혁명이었다. 녹색혁명으로 식량생산은 크게 늘었지만 이에 따른 환경오염은 또 다른 문제로 부각되었다. 농지를 늘리기 위해 산림이 파괴되었고, 많은 생산을 위해 동일한 유전자를 지닌 품목이 대량 보급되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유전자를 조작한 농산물은 어떠한 검증도 거치지 않은 채 시장에 보급했다. GMO농산물은 그 생물의 유전자 중 대량생산에 있어 유용한 유전자만 취하고 불리한 유전자는 억제한 변형유전자로, 제초제에 강하게 만들어졌거나, 해충이나 바이러스에 해를 입지 않도록 만들어졌다.
처음 얼마간은 모든 것이 과학에 의존하면 다 잘될 것 같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에 따른 부작용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동일 유전자를 가진 농작물은 병충해에 취약해 속수무책으로 한꺼번에 병들어갔고, 이를 막기 위해 농약을 만들어 뿌리게 되었다. 농약은 해충을 죽게도 했지만 더 강하게도 해, 결국에는 더 독한 농약을 만들어 뿌리는 악순환을 만들었다. 그러면 해충만 죽었을까?
아니다. 천적인 뭇 생명들조차 무차별적으로 사라지게 만들었다. 대부분의 농작물이 바람이나 곤충이 수정을 해 열매를 맺는데 이제는 더 이상 곤충이 그 역할을 할 수 없게 되었다. 곤충의 개체수가 갈수록 줄어들어 이제는 생태계의 먹이사슬마저 걱정해야하는 실정이 되었다. 또한 농사에 있어 토양은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그런데 그런 토양이 화학비료와 농약으로 산성화되어갔다. 토양의 산성화는 땅에 이로운 유효미생물을 줄어들게 했고 그런 땅에서 자란 농작물은 양에 비해 질이 현저히 떨어지게 되었다. 
생태계가 이러한데 이런 농산물을 먹은 사람은 괜찮을까? 산업혁명 후부터 시작된 여러 가지 환경문제와 먹거리로 차츰 사람의 몸에도 이상 징후와 질병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다양한 암에서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증후군까지... 하지만 뚜렷하게 ‘네 잘못이니 생산을 중단하라’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 이 모든 결과물을 과학이 만들었지만 과학은 그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게 참 아이러니했다.
그래도 고무적인 건 GMO 작물이 사람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둘러싼 몬산토와 전 세계 시민사회 진영과의 싸움이 2015년 3월 이후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의 국제암연구소(IARC)가 2015년 3월 몬산토가 개발하여 광범위하게 사용한 제초제 글리포세이트를 ‘발암추정물질’로 평가하여 분류했기 때문이다. 그간 뜨거운 논쟁의 중심에 있던 글리포세이트가 공신력 있는 국제 학술기구로부터 ‘2급 발암물질’로 인정되었다. GMO 작물이 재배된지 20여년만의 일이다. 
그러면 뭘 먹고 살아야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을까? 최근 도심에 작은 바람이 불고 있다. 바로 도시농업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도 소규모 도시텃밭을 비롯해 옥상텃밭, 상자텃밭, 베란다텃밭 심지어 실내에서 기를 수 있는 아쿠아포닉 등 다양한 형태의 '도시농업(City Farm)'이 등장하고 있다. 몬트리올에는 8,200여개의 텃밭이 있으며, 뉴욕에는 옥상 텃밭을 둔 빌딩이 600여 개에 달한다고 한다.
또한 2011년 자료에 전 세계 '도시농부'의 수가 8억 명에 육박한다고 했으니 지금은 더 많이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 농부를 하고 싶은 이유도 다양하다. 

1. 농약, 화학비료, GMO농작물 등 사먹는 채소가 믿을 수 없어서
2. 내손으로 직접 농작물을 키우며 보람을 느끼고 싶어서
3. 아이들에게 흙의 소중함과 농사짓는 농부의 수고로움을 체험하게 하고 싶어서
4. 바쁜 도시생활 속에서 잠시의 여유를 찾고 싶어서 등 

다양한 이유로 도시농업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지방자치단체와 민간단체에서는 텃밭을 보급하는 등 도시농업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서울 등 46개 지자체가 주말농장, 스쿨 팜 등 보급 지원에 나섰고, 부산 등 16개 지자체에서는 관련 조례를 제정하거나 준비 중에 있다고 한다. 
지난해 청주충북환경연합에서도 옛 연초제조창 앞 광장에 도시텃밭을 만들었다. 쓰레기 날리던 공간에 흙을 붓고 고랑을 만들었다. 빗물을 모아 농업용수로 사용하고, 화학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고 농사를 지었다. 농사가 처음인 도시농부들은 열심히 스마트폰을 검색해 농사 방법을 찾아보았다. 하지만 농사짓는 일은 어떤 꼼수도 부릴 수 없었다. 농작물은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이야기가 있듯, 자주 왔다 갔다 하는 밭은 확실히 농작물이 더 잘 자라났다. 
일 년 농사가 끝나고 도시농부들의 소감을 들어보았다. 더 많은 텃밭이 만들어지기 바란다고 했다. 그 조그마한 생명들이 자라는 게 너무 신기하고 좋아 마냥 쳐다보았다고 한다. 사 먹는 것 보다 돈은 더 들어갔지만 소중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자꾸만 더워지는 날씨에 나도 뭔가 보람 있는 일은 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했다. 내 손으로 밭 갈고, 씨 뿌리고, 잡초 뽑아 겨우 수확한 농작물이 볼품없었지만 너무 맛있고 좋았다고 했다. 
아직은 미미하지만 작은 시작이고 작은 변화였다. 


최영미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활동가  knue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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