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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호] 로건이 훌륭한 영화인 이유

현정우(컴퓨터교육·17)l승인2017.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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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건>은 훌륭한 영화다. 동시에 끝과 시작이 분명한 일관적인 영화다. 영화는 누군가의 죽음에서 시작하여 로건의 죽음으로 끝을 맺으며 줄곧 카메라의 톤을 바꾸지 않음으로써 인물을 조금이라도 인위적으로 도드라져 보이게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카메라는 인물이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인물은 원래부터 존재했고 카메라가 인물을 찍기 위해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게 되면서 인물을 가장 현실적이고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관객에게 전달해주게 된다. 관객은 이런 과정을 통해 로건을 마치 옆에서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되며, 영화가 끝날 때 실제 로건과 헤어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로건>은 기본적으로 관객이 몰입할 수 있는 최고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영화다.
 <로건>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영화는 카메라로 찍는 예술이라는 점을 먼저 짚어두고 싶다. 작가는 자신의 의도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책이나 회화, 조각같은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게 된다. 그리고 그 매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특정한 도구가 항상 필요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작가는 매체를 활용하기에 앞서 그 도구에 대해 성찰하고 연구해야 한다. 영화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영화를 찍을 때 작가의 위치에 있는 사람은 영화감독이다. 영화를 찍을 때 영화에 특수성을 부여하는 것은 카메라이다. 영화는 카메라로 찍는 것이며 -영화 속의 화면은 결국 카메라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화감독은 작가의 위치에서 영화를 찍을 때 화면을 다채롭게 만들기 위한 조명, 배우의 움직임, 동선을 한가운데 조화롭게 담을 수 있도록 카메라를 연구하고 항상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물론 극영화를 만들 때는 각본도 중요할 것이고, 기록영화를 만들 때는 무엇을 찍느냐도 중요하겠지만, 본인이 선택한 것을 어떻게 화면 안에 담느냐가 감독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자 임무여야만 한다.
 그런 점에서 <로건>은 영화 속 내용을 아주 적절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화면에 옮기는 영화다. <로건>의 카메라는 다른 할리우드 감독들의 카메라와는 많은 부분이 다르다. 가장 가까운 예시로,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 나이트>에서 영화는 마치 한 장면만을 위해 달려가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본래 이 영화는 조커와 배트맨은 물론 모든 인물을 동등하게 다루어 영화 전체를 통일시켜야 하지만, 정작 카메라는 다른 숏들은 평범하고 아무렇지 않게 찍으면서 마지막 숏은 조명을 싣고 멋있게 찍어주어 이 영화가 배트맨을 위한 영화인 것처럼 만들어버린다. 이렇게 되면 화면을 받아들이는 데에 있어서 권력관계가 생겨버리고 관객은 영화가 끝났을 때 영화 전체가 아닌 잘 찍힌 하나의 장면, 숏만 기억하게 된다. <로건>은 이 점에서 차별적인 영화이다. <로건>의 감독인 제임스 맨골드는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일정한 톤으로 카메라를 유지시킨다. 위태롭게 흔들리면서도 사람과 자연을 담으려고 노력하는 카메라는 멕시코 국경부터 노스다코타까지의 그들의 여정을 인물과 풍경 그대로 담으며, 빛을 극단적으로 이용하면서 고통스럽고 처절한 현실을 극대화시킨다. 그렇게 함으로써 영화는 관객이 모든 장면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어 장면 사이의 위계 관계를 없애버리게 되고 관객이 장면이 아닌 영화 전체에 주목할 수 있게 해준다.
 일관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카메라 속에서, <로건>은 주체적인 영화다. 이야기만으로도 그렇지만, 그 안에서 움직이는 인물들의 행동만으로도 <로건>은 목적지가 뚜렷하고, 인간적이며, 어느 누구도 소모적으로 낭비되지 않는 영화다. 동시에 인물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으며 그것으로 이야기를 구성하는 영화다. 로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더 이상 죽음을 만들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의 시작처럼 현실은 로건이 필연적으로 누군가를 죽여 버릴 수밖에 없게 만든다. 이런 상황에서 로건은 로라를 만난다. 로라의 가장 중요한 목적지는 현실의 손아귀가 닿지 않는 에덴으로 떠나는 것이다. 죽음을 피하기만 해왔던 로건은 자기와 같은 현실을 느끼고 나아가려는 로라를 구하면서, 자신의 신념과 현실에 대한 극복 사이에서 상처입고 고뇌하게 된다. 영화는 그 과정에서 로건이 반드시 로라를 도와주어야만 한다는, 마치 영화 속 일들이 설명할 수 없는 운명에 의해 일어난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그 대신 이렇게 영화 속 인물들의 목적지, 인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끊임없이 보여 주고 그로 인한 갈등과 고통, 인물의 선택에 집중함으로써 영화 속에서 인물들이 주체적으로 이야기를 구성한다는 느낌이 들게 해준다.
 또한 <로건>은 이야기를 통해 실제로 존재하는 것과 존재하지 않는 것 사이의 차이를 이해하고 조화롭게 다루는 영화다. 또는 다르다고 여겨지는 존재가 세상에 살게 될 때 벌어질 상황을 비로소 현실적으로 바라본 영화이기도 하다. 다른 영화들이 고통스러운 현실을 단순한 이야기로 대충 무마시키면서 멋있는 히어로 수트나 특수효과에 더 신경쓸 때, <로건>은 총과 클로와 찢어진 상처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 관객에게 심도있고 사실적인 감정을 전해주게 된다. 감독의 말처럼 이 영화는 만화, 코믹스가 아닌 진짜 현실처럼 관객에게 다가올 수 있는 것이다.
  나는 그래서 <로건>이 훌륭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로건>은 우리가 흔히 영화, 특히 히어로무비를 볼 때 주목해온 부분에서 멀어져서 우리가 사실적인 현재를 깨닫고 마주칠 수 있게 해주는 영화다. 여태까지 걸작이라 취급되어온 히어로 영화들은 화면을 멋있게 만들거나 특수효과, 코스튬에만 집중하고 관객을 몰입시키려 한 나머지 영화가 관객에게 무얼 느끼게 해 줄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슈퍼히어로의 ‘다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성찰하기보다는 일어나는 사건과 액션에만 힘을 싣고 압도적인 화면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만 했다. 그러나 <로건>은 우리가 찾지 않았던, 히어로들이 현실적으로 마주쳐야 하는 고통에 대해서 영화적으로, 사실적으로 묘사한 영화다. <로건>은 다른 히어로 영화에선 살아온 역사 없이 단순히 소모되었던 인물들에게 생명을 부여하고, 그 인물들로 이야기를 구성한다. 더 나아가 슈퍼히어로가 남들과 ‘다르다’는 특성 자체를 인식하고 이를 영화에 적용함으로써 히어로가 느끼는 고뇌와 갈등과 고통을 일관적인 카메라를 통해 심화하여 히어로무비의 가능성을 열어주기까지 한다. <로건>은 삶에 대한 가능성, 히어로무비에 대한 가능성을 포함한 수많은 가능성을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현실에 직면함으로써 관객이 영화를 최대한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게 만든, 사실적인 비현실 영화다. 이것이 <로건>이 훌륭한 영화인 이유라고 생각한다.


현정우(컴퓨터교육·17)  knue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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