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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호] 우리는 비혼 시대에 살고 있다

인식의 변화와 경제력 때문에 비혼 인구 증가, 특히 여성들에게 증가폭 더 커 황인수 기자l승인2017.03.27l수정2017.03.27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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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총혼인건수 및 조혼인율이 발표됐다. 출처/통계청

최근 예능 ‘미운우리새끼’나 ‘나 혼자 산다’ 등의 프로가 인기를 끌고 있다. ‘미운우리새끼’는 혼기가 지난 남성 연예인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나 혼자 산다’는 혼자 사는 연예인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비혼 가구가 많아진 현대 사회에서 시청자들이 공감토록 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비혼 가구는 끊임없이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의 ‘2016년 혼인·이혼 통계’ 자료에 따르면 작년 혼인은 28만 1600건으로 작년보다 7% 감소했다. 여성 독신율은 1990년 0.5%, 2000년 1.3%, 2005년 1.9%, 2010년 2.5%로 증가 추세로, 2020년 7.1%, 2025년 10.5%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 비혼이란? & 비혼이 증가하는 이유는?
비혼(非婚)은 결혼하지 않은 사람을 뜻하는 말로 흔히 ‘독신’이라 불린다. 비혼은 보통 자발적으로 연애를 하지 않고 혼자 사는 사람을 떠오르게 하지만, ▲연애는 하되 결혼을 하지 않는 사람 ▲동거를 하되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 ▲결혼 의사가 있음에도 경제적·사회적 이유로 그러지 못하는 사람들까지를 포함한다. 한편 비혼은 동성애자들이 커밍아웃을 하지 않으면서 이성과의 위장결혼을 거부하기 위해 선택한다.
유교 문화로 인해 결혼을 필수로 받아들였던 과거 한국에서도 비혼인 사람들이 있었다. 70년대에도 비혼자들은 독신에게 부여되는 세금으로 인해 못살겠다며 경향신문에 불만을 호소하는 글을 기고했다. 또한, 80년대 말~90년대 초 농어촌 지역 여성들의 이촌향도 현상으로 농어촌 지역 남자들의 비혼 비율이 증가하기도 했다.
21세기에 이르러는 비혼 가구 수는 더욱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인식의 변화와 경제력 등을 주된 원인으로 꼽는다. 인식의 변화는 특히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고 있다. 잡코리아에서 2016년에 20, 30대 비혼,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결혼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는 응답은 61.5%에 달했으며, 그 중 여성(38.8%)이 남성(22.5%)보다 16% 높았다. 여성들은 ‘맞벌이/외벌이 상관없이 가사는 여성의 몫이라 여기는 가사문화(73.1%)’, ‘육아를 엄마 몫으로 여기는 여성 중심의 육아환경(69.6%)’, ‘본가가 우선시되는 시가 중심의 가족문화(46.5%)’을 비혼을 선택한 이유로 밝혔다. 
경제력 역시 비혼의 주요 원인으로 뽑히며, 특히 남성들에게 많이 드러난다. 한국마케팅저널에 따르면 최근 2년간 결혼 비용은 2억 3,798만 원으로 이 중 남자 64%, 여자 36% 비율로 부담한다고 밝혔다. 또, 잡코리아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제력’을 기준으로 결혼 상대를 삼는 응답은 남성은 16.2%, 여성은 54.3%로 여성이 더 많았다. 더하여 남성들 역시 ‘남성이 가정의 생계를 모두 책임져야 한다는 책임감(61.1%)’, ‘신혼집 마련 등 남성에게 더 많은 부담을 지우는 결혼비용(57.0%)’, ‘남자는 경제력, 여자는 외모가 가장 중요한 것처럼 평가 받는 배우자의 조건(44.0%)’로 비혼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비혼율은 특히 여성에게 높게 나타나는데 이는 페미니즘의 확산과 결혼 이후의 부당한 대우 때문이다. 일부 여성 운동가들은 자발적 비혼이 결혼을 강요하는 기성 세대와 기득권층에 맞서 주체적 여성성을 지키기 위한 방법이라 주장했으며, 특히 68운동(1968년 프랑스에서 일어난 반체제, 반문화 운동)과 히피 문화의 등장 이후 확대되었다. 손희정 연세대 젠더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페미니즘이나 젠더 감수성을 가졌는지 여부로 여성들이 결혼할 남성을 평가하거나, 거부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부당한 결혼 문화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기혼남녀 들 중 여성의 91.1%, 남성의 73.3%가 ‘결혼문화는 양성이 불평등하다’고 답했다. JTBC에 따르면 “집안일을 공동으로 한다는 비율은 10%도 안 되었으며, 한국 남성의 30대 가사 비율은 한국 평균치와 크게 다르지 않았고, 일부는 50대, 60대 이상보다도 낮게 나왔다”고 밝혔다. 또, 한겨레에 따르면 “기혼 여성 중 22.4%가 직장을 포기했으며, 이유는 결혼(41.6%)이 가장 높았다”고 밝혔을 정도로 양성평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 비혼 가구 증가로 생긴 변화들
비혼 가구가 증가하면서 그에 따른 시장의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MBN에 따르면 싱글 슈머라 불리는 비혼 가구 시장이 2010년 기준으로 약 60조원이었으며, 2030년에는 약 2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혼밥이나 개인 멀티미디어, 반려동물 수 증가 등이 보여주는 예시라고 전달했다. 
MBN은 ‘싱글 슈머’라 불리는 비혼 가구 시장의 규모가 2010년 기준으로 약 60조원이었으며, 2030년에는 약 2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밝혔다. 또한 이는 혼밥이나 개인 멀티미디어, 반려 동물 수 증가 등이 보여주는 예시라고 덧붙였다.
개인 멀티미디어 시장도 활성화되고 있다. MBN에 따르면 혼자 영화를 보는 관객은 2015년 14%를 차지했으며, 증가 추세에 있다. 또한 IP TV 시장이 발전하면서 혼자 영화를 보는 사람들에게 호황을 누리고 있다. IP TV 관계자는 “20, 30, 40대가 주축이 되어 극장에서 보던 영화를 이제 IP TV를 통해 집에서 보고 있다. 극장에 혼자 가기 귀찮은 사람들에게 더없이 좋은 미디어가 된 것이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반려동물의 경우 1인 가구의 증가와 더불어 2010년도에는 2000년의 2배를 달성하거나, 결혼을 하지 않아도 혼자 웨딩드레스나 턱시도를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싱글 웨딩’이 등장하는 등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 비혼주의자들의 생각
자영업을 하는 신현수 씨(충남·36세)는 “경제적 이유로 비혼주의자로 살게 됐지만, 요즈음은 비혼주의자로 사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비혼으로 산다는 것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이 어떤지를 묻자 “젊은 사람들은 그러려니 하는데, 중장년층 분들은 결혼을 하라고 자꾸 얘기하셔 부담스럽기도 하다. 그래도 과거보다는 조금 시선이 좋아진 것을 느낀다”고 답했다. 
독신 클럽 회원 A씨는 비혼으로 산다는 것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에 대해 “반 정도는 부러워하고 반 정도는 싫어하는 것 같다”면서 “실제로 결혼한 친구들과 얘기해보면 ‘결혼해도 외로운 건 마찬가지더라. 차라리 혼자 사는 게 좋다’는 친구도 있었고, ‘결혼하고 집에 갔을 때 불이 들어와 있는 게 얼마나 좋은지 넌 모를거다’라는 친구도 있었다”고 답했다.


황인수 기자  his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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