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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호] 교사 양성 과정에 대한 단상

신지윤(교육학·15)l승인2017.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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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교육학과’에 진학한 것은 순전히 교육에 대한 관심에서였다. 교육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는 아직도 섣불리 답할 수 없지만 개인의 변화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교육은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개인의 변화를 기대하고, 조력하는 교육을 통해 개인은 스스로의 삶의 주체가 될 수 있으며, 그런 개인은 사회와 상호작용하며 살아가기에 교육은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연한 생각이지만 그 자체로도 교육에 대해 배울 가치가 있다고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그렇게 진학한 교육학과에서 나는  “교육학과 학생으로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하나 간과한 것이 있다면, 여기가 “한국교원대학교” 라는 것이었다. 교사 양성을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특수대인만큼 교육학과를 제외한 모든 학과는 ‘교사가 되는 것’ 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진로에 대한 고민을 마무리 짓지 못한 나지만 교원대에 진학한 이상 예비교사라는 이름으로 불리울 때가 많았고 학교의 각종 강의나 프로그램들도 ‘교사가 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졸업을 위한 요건인 교육봉사 60시간, 실습 8주, 교직과목 이수, 사도교육과정 등은 나의 삶에도 밀접한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복수전공을 시작한 이후에는 교과 내용학, 교과교육학 등의 과목도 수강하게 되었다. 이미 교사양성과정의 한 중간에 있는 사람으로서 느끼는 현 교사양성과정의 아쉬운 점에 대해서 간략히 써보고자 한다.
첫째는 교육의 내용이 실제 교사가 되었을 때 필요로 하는 것과 동떨어진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복수전공을 하고 있는 초등교육과 같은 경우에는 거의 모든 과목에 대한 교육론을 배운 이후, 방법론 강의를 수강하게 된다. 교육론은 교과 내용학에 대한 비중이 큰 편이며 덧붙여서 교수법, 교육과정 등에 대해서 배운다. 방법론의 경우는 이를 바탕으로 실제로 교수법을 실연해보고 모의 수업을 하는 것이 주를 이룬다. 물론 아무리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것이라도 해당 교과에 대한 지식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부정할 생각은 없지만 때때로 그 내용학의 깊이가 당황스러울 정도일 때가 있다.
예컨대, 영어 교육론에서 원서로 ‘영어학’을 다루는 것을 들 수 있겠다. 영어에 대한 구조적인 접근, 기능적인 접근 각종 음운론, 통사론 등 한글로 들어도 모를 내용들을 영어로 읽고 있다 보면 내가 영어교육과인지, 영어영문학과인지 수업을 듣다가 뛰쳐나가고 싶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아는 것들이 교실 현장에서 어떻게 쓰일 수 있으며, 이것을 초등 영어 교육에 어떻게 활용해야하는지를 알려준다면 이정도로 답답하지는 않을텐데 우선적으로 “알아라! 외워라! 임고에 나온다!” 에 강의의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부분이 아쉬웠다.
국어 교육론도 별반 다르지 않았는데 소설의 작법들을 배운 뒤 실제로 소설을 써보는 과제로 장장 170쪽에 달하는 소설을 썼던 것은 역대급의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 음악교육론을 배우면서 고대 종교음악에서 20세기의 음악까지의 기법의 변화와 주요 작곡가를 외웠던 것이 떠오르면 아직도 뒷목이 뻐근하다.
초등교육은 모두가 받는 기초 단계의 교육이기 때문에 무엇을 가르치고,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 교육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다. 그렇게 시작한 복수전공 속에서 가끔은 길을 잃은 듯한 기분이 든다. 실제로 배우는 내용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어떻게 아이들과 상호작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들이 더욱 필요하지 않을까. 실제와 동떨어진 형태의 이론으로 배우는 교수법으로 아이들 앞에 설 수나 있을지 고민이 된다. 
임용고사에 집중하는 수업의 방식도 아쉽기는 매한가지이다. 교원양성기관은 단순히 “교사” 자격증을 받을 수 있는 임용고사 합격자를 찍어내는 곳은 아닐 것이다. 적어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교원양성기관이라면 몇 명의 교사를 만들 수 있는 지보다 좋은 교사를 만들어야 내는 것에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가끔은 내가 임고 학원이나 고3교실에 있는 것 같다. 작년에 출제된 내용이니 이 부분은 올해 출제 안 된다, 그러니까 넘어가자.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교수자 자체도 본인이 하는 강의가 임용고사 인강인지, 교사를 양성하는 과정인지 잊고 있는 듯하다. 특히 초등의 경우 99.9%가 임용고사를 응시하니 수업의 초점이 임용고사에 쏠려 있는 것이 더욱 심하다. 언제부터 임용고사에 출제되는지, 안되는지 여부가 수업에서 각 내용들의 비중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었는지는 모를 일이다.
교직과목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교직소양의 ‘특수교육학개론’ 수업을 생각해본다면 내가 기대한 것은 특수교육이 필요한 학생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하는 수업이었다, 교실 현장 또는 수업 도중에 그런 학생들과 어떻게 상호작용해야하는지를 고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실제는 내가 생각한 것과는 어마어마한 간극이 있었는데, 각종 장애를 유형별로 분류하고 그 장애에 대한 원인, 증상에 대한 기술이 절반 이상이었다.학생이 학습에서 겪을 수 있는 어려움에 대해서 살피는 것은 피상적인 수준에 그쳤고 오히려 의학이나 생물학을 공부하는 기분이었다. 수업이 끝난 지금도 토가 나오도록 외운 끝에 발작의 9가지 종류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지만 막상 수업 중에 학생이 발작을 일으키면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부끄러운 일이다.
교사 양성 단계를 보완해나가는 것은 교육학도인 우리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문제라 생각한다. 어떤 교사가 좋은 교사인지, 그리고 그런 자질을 어떻게 양성단계에서 길러낼 수 있을지에 대한 깊은 성찰과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단계에서는 나 스스로 수업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시작이라 생각한다. 배우는 다양한 내용들에 질문을 던지고 현장과 연결지어보고, 미래에 만날 학생들을 생각해보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 아닐까. 이러한 고민을 이어가서 교원양성기관에서 교육의 변화를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신지윤(교육학·15)  knue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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