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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8호] 네이버는 원본을 보여주지 않는다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IT 생태계 만들어 가야해 김택 기자l승인2012.11.19l수정2017.03.2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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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31일 포털 사이트 파란은 서비스가 종료되었고 이어 야후도 부진을 면하지 못한 채 국내시장에서 철수했다. 현재 국내 대표 포털 사이트의 검색점유율은 네이버가 70%, 다음이 20%로 집계된다. 그러나 네이버의 압도적으로 높은 검색점유율 이면에는 황폐해진 한국의 IT 생태계가 감춰져있었다. 이번 한국교원대신문은 네이버가 이룩한 높은 검색점유율의 진실을 폭로한 IT 칼럼니스트 김인성 교수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김인성 한양대 교수는 만화 ‘내리와 인성의 IT 이야기’를 그려 네이버를 중심으로 한 국내 IT 업계를 비판했다. 그가 처음부터 만화를 그린 것은 아니었다. 만화를 그리기까지 그는 나름의 굴곡을 겪은 듯 했다. “언론을 통해 네이버를 비판하는 기사를 썼는데 네이버가 항의를 하면서 기사가 나오지 않더라구요. 기사의 반 이상이 잘려 나가기도 하고 실리지 않기도 하고……. 외부의 제약을 피하면서도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고 더 많이 읽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보니 딸의 도움을 받아 만화를 그려 블로그에 올리게 됐습니다”
  ‘네이버는 원본을 보여주지 않는다’ 오랜 시간동안 네이버를 쓰면서 의식하지 못했던 만큼 만화를 보면서 충격을 받았던 부분이었다. 그는 “네이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원본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라며 “네이버는 원본 대신 자기 포털에 속한 사용자가 블로그나 카페로 복사해온 복제품을 우선적으로 보여줍니다”라고 말했다. 즉 네이버가 외부사이트의 원본 창작물보다 그것을 복제해온 네이버 포털 내부의 복제품을 먼저 보여준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만화를 통해 네이버가 원본을 보여주지 않음을 수차례에 걸쳐 증명해보였다.
  네이버가 원본을 보여주지 않는 이유는 인터넷 사이트의 수익 구조에서 연유한다. 인터넷 사이트는 쇼핑몰이나 일부 게임 업체 등 유료서비스를 제외하면 수익의 대부분을 광고료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이트가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고 광고료를 통해 흑자를 창출하는 수익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개별 사이트는 최대한 많은 사용자가 자사 사이트에 오랫동안 머무르도록 해야 한다. 이에 대해 그는 “네이버가 원본이 아니라 네이버 내부의 복제물을 먼저 보여주는 이유는 최대한 많은 사용자를 오랫동안 네이버에 가둬 광고수익을 얻기 위해서다”라며 “원본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다.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이 사이트를 만들고 그 사이트가 인기가 있어지면 사용자가 몰려온다. 인기있는 사이트가 포털에 검색되고 이를 통해 포털사이트에 사용자를 넘겨 주면서 사이트가 광고를 통해 수익을 얻는건데 포털이 사용자를 넘겨주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네이버는 포털 안에 많은 사용자를 유치시키기 위해 각 사이트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자기 시스템 내에 편입시켰다. 현재 네이버는 메인화면에 뉴스캐스트, 오픈캐스트, 뜨는이슈, 웹툰 등으로 가득 차있다. 현재 네이버 메인화면이 구글과 같은 단조로운 형태가 아니라 잡지와 같은 형태를 띠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는 포털이 각 사이트로 통하는 관문의 역할에서 자신의 수익성을 위해 변형된 것이다. 사용자들의 이목을 끌어 오랫동안 네이버 내에 유치시키기 위해 메뉴의 제목을 자극적이고 선정적으로 제시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러한 네이버의 시스템은 외부의 콘텐츠를 접하기 위해 포털에 접속한 사용자들이 포털외부로 빠져 나가지 못하게하는 폐쇄적인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안에서 사용자들은 콘텐츠를 검색하러 네이버에 접속하지만 곧 무엇을 검색하는지 잊어버리고 네이버가 제시한 내부자료를 따라 이리저리 헤매게 된다. 김인성 교수는 “네이버 안에 복제품을 비롯하여 모든 것이 있으니 사용자들이 네이버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또한 네이버 안에 복제품을 쌓기만하면 사람들이 몰려오니 사용자들은 블로그·카페 방문자수를 늘리기 위해 더욱 복제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네이버 포탈의 광고수익은 극대화시키는 반면 개별 사이트의 광고 수익은 저해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곧 과거에 사용자들의 이목을 끌었던 다양한 사이트들이 없어지고 지금도 소규모의 전문성있는 사이트들이 사라지고 있는 이유다. 이에 대해 김인성 교수는 “네이버 때문에 요즘 20대들은 자신만의 사이트를 만들지 않는다. 그냥 페이스북 , 트위터나 하지 자기사이트를 만들어서 방문자를 모아 수익을 얻어 운영한다는 개념이 사라졌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하나의 포털 안에 웹툰, 뉴스, 쇼핑몰 등 모든 서비스와 정보가 담겨 있다면 사용자로서는 편리하지 않을까. 굳이 다른 사이트를 들락날락할 필요 없이 네이버 포털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김인성 교수는 “그렇다면 한국교원대신문은 없어져야 합니다. 사람들이 많이 보는 조·중·동, 한겨레, 경향신문 정도만 있으면 되고 나머지는 없어져도 상관이 없겠네요”라고 거침없이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네이버의 범용화된 서비스는 전문화·특화된 서비스를 갖춘 사이트를 다 죽이고 있습니다. 상생하지 않고 혼자 살겠다는 거에요”라고 말했다. 그는 웹툰을 예로 들며 설명을 했다. “현재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웹툰은 네이버 방문자수를 늘려 광고 수익을 얻기 위해서지 웹툰계와 그곳에 종사하는 만화가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만화를 보여주기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요. 웹툰이 인기가 있으면 캐릭터를 상품화시키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웹툰계와 웹툰작가들이 수익을 얻도록 해야죠. 하지만 네이버에는 이러한 정책을 기획하는 사람은 없고 웹툰을 올리는 사람 밖에 없습니다. 네이버는 공생하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IT 사회는 네이버와 같이 효율성과 이익을 위해 모든 것을 독점하지 않고 다양성 속에서 모두가 살 수 있도록 하는 체제였다. 이러한 구조는 구글에서 실제로 구현되고 있었다. 김인성 교수는 “구글은 네이버와 달리 검색 광고를 위해 사용자를 가두는 게 아니라 모든 소스를 개방하고 있어요. 구글은 원본을 보여주고 세계 각국의 언어 번역,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업그레이드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구글은 이를 통해 세계 최대의 검색 포털이 됐을뿐만 아니라 콘텐츠를 제작하는 창작자와 상생하는 생태계를 만들어 냈어요”라고 말했다. 실제로 구글은 개방형 검색엔진을 구축하여 많은 사용자를 끌어 들임으로써 검색 광고료를 취해 연 50여 억 원의 수익을 달성했고 이를 콘텐츠를 제작한 개별 사이트와 나눠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김인성 교수는 우리나라 인터넷 구조를 개선시키기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광고제한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검색에서 콘텐츠를 제일 먼저 보여주고 광고는 나중에 보여주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 원본이 가장 먼저 제시될 것이고 개별 사이트가 광고를 통해 흑자를 유지할 만한 수익을 얻어 서로 상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용자에게는 “네이버에 얽매여 살지 마세요. 네이버에는 갈 이유가 크게 없습니다. 좋은 콘텐츠가 마련된 개별 사이트를 즐겨찾기를 활용해 방문하는 것이 사용자 개인에게도 좋습니다. 네이버 안에서 선정적인 콘텐츠를 보느라 시간 낭비할 필요가 없거든요” 그가 채 덧붙이지 않은 것은 그것이 바로 모두가 상생하는 길이라는 점일 것이다. 구체적인 현실의 삶이든 가상의 IT 세계든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 우리는 함께 살아야 한다.


김택 기자  dublly@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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