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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9호] 계산화학의 세계

송기형(화학교육) 교수l승인2017.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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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과에서 내용학은 크게 다섯 분야로 나뉜다. 유기화학은 주로 벤젠이나 에탄올 등 탄소화학을 다루고, 분석화학은 수질 분석처럼 무엇이 얼마나 들어있는지를 밝혀낸다. 생화학은 효소 반응과 같은 생명체 내의 반응을 연구하고, 무기화학은 금속을 포함한 주기율표 전반의 화학을 다룬다. 필자가 전공한 물리화학은 물리학의 이론과 실험을 이용하여 화학적 현상을 설명하는 것이다. 중고등학교 때 화학을 공부한 사람은 상전이와 같이 교과서에 이유가 설명돼 있는 것들이 모두 물리화학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물리화학에도 많은 세부분야가 있다. 실험에도 펨토(10-15)초, 또는 최근의 아토(10-18)초 레이저 펄스를 이용한 실험도 있고, 질량분석기나 분자살(molecular beam)을 이용한 반응 속도 측정도 있다. 그 외에도 라만과 같은 분광기를 이용한 실험 등 다양한 테크닉을 사용해서 실험으로 물리화학을 연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실험적인 방법도 있지만 컴퓨터를 이용하는 계산화학도 있다. 양자역학을 이용하여 분자의 구조와 반응 경로를 계산하는 양자화학이 아마도 가장 가장 많이 사용되는 계산화학의 분야일 것이다. 많은 수의 분자나 바이러스와 같은 아주 큰 분자의 원자들의 운동을 시뮬레이션 하는 분자 동역학(molecular dynamics)과 같은 분야도 있다. 필자는 그 중에서도 두 분자간의 충돌에 대해 고전역학으로 원자의 운동을 해석하는 고전역학적 궤적법(classical trajectory method)을 이용하여 화학 반응을 시뮬레이션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즉, 뉴턴 방정식 F = ma를 화학 반응에 존재하는 모든 원자들에 대해 풀면 시간에 따른 원자핵들의 위치 변화를 추적할 수 있고, 만약 두 원자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지면 결합이 형성된 것이고, 결합했던 두 원자의 거리가 멀어지면 결합이 끊어진 것으로 생각한다. 한 예로 미국 미시간 대학교의 John R. Barker 교수와 함께 연구했던 대기 중의 NO3(질산에서 수소원자가 없는) 래디칼과 에틸렌의 반응에서 세 가지 생성물을 찾기 위해 했던 시뮬레이션 결과로 얻어진 동영상을 캡쳐해 놓은 것이 옆의 그림으로 주어져 있다.
연구의 초기(90년대)에는 텍사스 공대에 있는 William L. Hase 교수와 함께 이런 작업을 할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연구를 많이 진행했다. 지금은 계산 방법이 많이 안정화되고 컴퓨터의 발달로 양자화학 프로그램으로 계산하는 것이 빨라져서 원자에 작용하는 힘의 계산을 매순간 계산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복잡한 사전 작업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그래서 현재는 정해진 방식대로 계산할 화학반응만 선택하면 화학교육과 일반대학원생 뿐 아니라 교육대학원생들도 물리화학 연구실에 있는 워크스테이션에 원격으로 접속하여 계산을 수행할 수 있어서  필자의 연구실에서는 주로 내용학 논문이 나오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은 파리 국립 연구소의 Ricarrdo Spezia 박사와 함께 다양한 물질의 질량분석 스펙트럼에 대한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요소와 같은 간단한 분자로부터 펩타이드나 테스토스테론 같은 복잡한 생분자들의 질량분석 스펙트럼을 계산으로 구하여 각 이온 조각들의 구조와 형성 과정을 알아내는 연구이다. 이 분야는 최근 학계의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켜서, 개척적 연구(pioneering work)나 첨단(cutting edge)이라는 평을 받기도 하고, 다수의 학회에서 초청 연사로 초빙을 받고 있다.
그러면 본인이 하고 있는 연구는 어느 분야에 속할까? 화학 반응을 연구하니까 화학이긴 하지만 고전역학을 이용하니 물리이기도 하고, 생체분자를 연구하니 생물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수학적 유도도 했으니 수학도 들어있고, 컴퓨터를 이용하니 컴퓨터 분야이기도 하고, 작년에는 Spezia 박사와 우주공간에서 포름아마이드(NH2COH)가 형성되는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를 천체물리학 저널(Astrophysical Journal)에 발표하기도 했고, 앞서 언급한 그림에 있는 반응은 대기화학이기도 하니 지구과학도 될 듯 하고, 결국 연구를 오랫동안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융합을 하게 되나보다.

 


송기형(화학교육) 교수  knue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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